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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면 - 달리기가 좋고, 절실하고, 괴로운 사람들의 이야기
김승 외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5월
평점 :
나름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인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로 전 세계가 달리는 대구를 주목할 때도 '왜 힘들게 뛰는걸까' 라는 스포츠 기자답지 않은 삐딱한 시선을 가졌다. (-17-)
나는 실시간으로 김 위원장의 발언 하나하나를 회사에 보고했고, 1 면 톱기사를 장식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니 미처 안에 들어오지 못한 기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이후로 김 위원장은 사무실 안에 그 누구도 들이지 않았다.
국회 기자실로 복귀하자 모든 선배가 박수를 쳐 줬다."오늘 신문은 네가 다 만들었다." 수습 생활을 끝내고 배치받은 첫 부서에서의 첫 칭찬이었다.
결국, 달리기가 만들어 낸 특종이었다. 사무실로 가기로 결심한 뒤 택시를 잡기 위해 힘껏 내달린 순간,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기로 선택한 그 찰나의 순간이 빚어낸 결과였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한 '줄을 선 기자' 가 됐을 거다. 8년 차 기자가 된 지금, 후배들에게 농담 삼아 이야기한다.
"달리다 보면 특종이 잡힌다." (-57-)
취미였던 달리기는 내 사회생활의 첫 커리어부터 시작하여 그 후 서너번의 이직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현재 러닝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일반인들의 코치로도 일하며 더 깊은 지식을 쌓고자 한국체대 대학원에 진학해 운동건강관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110-)
달리다 보면, 빙빙 도는 트랙 안에 점철되어 있는 무수한 달리기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학창 시절, 쉬는 시간 종이 올리자마자 괴롭힘을 피해 도서관으로 향했던 달리기, 시험 등수가 게시판에 붙을 때면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복도로 향했던 달리기,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이 황망해 쓰러지기까지 멈추지 않았던 달리기, 반복되는 일상 가운데 번민하여 다 털어 내기 위해 했던 달리기.그 밖에도 어제와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달려온 매일의 수많은 내가,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달리고 있음을 본다. 그러면 나느 차마 그들이 홀로 달리도록 둦빌 못한다. 함께 달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 순간에 빠져든다. (-161-)
스포츠 경기 중 ,축구와 농구는 경기장 안에서 거친 몸싸움을 하고, 테클을 걸거나 상대보다 더 빠름과 거침을 자랑하곤 한다. 농구를 즐기고, 축구를 즐기는 , 복싱을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는 이유는 몸을 쓰는 거친 운동이기 때문이다. 복싱도, 두 사람이 하는 경기지만, 거친 운동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마라톤, 달리기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혼자서 하는 운동이지만, 같이 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42.195 km 를 달리는 동안 그 힘듦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사소한 것에 대해 넘기게 되고, 서로 보이지 않는경쟁을 하게 된다. 서로가 같은 주로에 달릴 때, 숨소리 하나, 보폭 하나만으로 서로의 실력을 평가하고자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여섯 사람의 이야기는 저자의 달리기 인생이면서나의 달리기 인생이기도 하다.
책에 나오는 스토리는 나의 경험들도 있다.대다수 높은 건물에 ,계단이 보이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처럼, 다리기가 취미인 사람은 일부러라도, 체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뛰어서 계단을 올라간다. 소위 엘리베이터보다 빠르게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신기를 보이는 건 그래서다.엘리베이터보다 빠르게 계단을 올라감으로서, 마지막 순간 느끼느 그 성취감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책 속의 자가가 직업이 기자이고, 누구보다 빨리 특종을 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계단을 뛰어올라가면서,두 발로 얻어낸 특종이다. 숨이 가쁜 가운데, 정직한 몸으로 얻어낸 특종은 그 어떤 것보다 값지다.
400미터 트랙 위에서, 나는 직접 100바퀴를 달려보았다. 뺑뺑이를 도는 운동, 중간에 물과 간식을 늘어놓고, 달리게 되면, 무념무상의 상태가 될 수 있다. 때로는 나와 같이 달릴 때도 있고, 함께 달림으로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할 수도 있다. 달리기를 하면 체력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인내력과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 지치지 않게 된다. 트렉위에서 두시간 이상 달릴 때,느끼는 무료함을 함께 달리는 사람을 통해서 얻고자 한다. 그래서 트렉 위에서 달리게 되면,나와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처음 보는 사이라 하더라도, 반갑게 맞이하게 되고, 같이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그래서다. 서로가 서로에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큼 고마운 건 없다. 이제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달리기들이 가고 싶은 조선일보 춘천 마라톤과 서울중앙마라톤 대회가 여릴 것이다. 그동앉 코로나 19로 인해 멈췄던 대회들이 다시 재개된다면,우리는 서로 주로에서 달리며, 서로호홉 하는 행복과 기쁨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