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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6, 529 -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노동자의 죽음
노동건강연대 기획, 이현 정리 / 온다프레스 / 2022년 1월
평점 :
한국에서 노동자 산재사망을 다루는 지배적 프레임은 산재사망을 노동자 개인의 부주의와 불운, 기업 활동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수적 피해로 봅니다."노동자의 잘못이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이 프레임 내에서 산재사망 문제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보다는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안전 문제, 기업과 유족간 손해배상 문제로 취급됩니다. (-7-)
14시 10분경 부산 선박건조 사업장 내 선체 외판 절국작업 중 선체 외판에 결속된 클램프가 탈락되면서 머리를 맞아 사망 . (-45-)
울산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컨테이너 청소작업을 하던 이 회사 소속 40대와 30대 근로자 2명이 쓰러졌다. 두 사람 모두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재처리 공정관련 컨테이너를 청소하던 중 유독 가스를 흡입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81-)
남양주시 전기공사 현쟁 내에서 재해자가 기계식 곤돌라 모터 및 작동기 수지작업 중 탑승한 곤돌라와 함께 약 2.5M 아래로 추락 사망. (-115-)
2021년 9월 27일 그리고 28일
인천 소재 외부 유리창 청소 현장에서 옥상에서 외줄걸이한 상태에서 외부 유리창 청소작업을 하던 중이던 재해자가 1층 바닥으로 추락 사망.
광양 소재 항만시설에서 작업 중이던 재해자가 세차장으로 진입 중인 트레일러에 깔려 사망.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레미콘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60대 남성이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객의 집에서 세탁기를 수리하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가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43-)
2021년 12월 31일
인천의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자에서 60대 일용직 근로자가 콘크리트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86-)
며칠 전 지인이 사고로 사망하였다. 퀵 배달을 하던 지인은 오토바이로 일을 하던 가운데, 신호를 지키던 반대편 자동차와 추돌하였고,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다. 퀵이라는 플랫폼 노동자의 삶은 불안정하며, 빠름과 신속성, 적재적소에 사람이 원하는 것을 갇다 줘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한탕을 더 뛰기 위해, 신호위반응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인생을 송두리채 잃어버리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우리는 이상황을 개인의 부주의와 불운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어떤 한 지역에서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그들의 삶을 대한민국 사회가 보호해 주지 않는다. 산업, 경제를 우선하고, 돈과 자본, 산업이 결탁된 대한민국 사회의 부조리가 플랫폼 노동자, 산업 노동자를 하나의 부속품으로 쓰고 있었다.
책에는 이러한 우리의 숨어있는 노동자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었다. 2021년 1월 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자에서 일어난 노동자의 죽음은 2021년 12월 31일 인천의 한 물류센터 신축공장에서 60대 일용직 근로자의 죽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2021년 한해 동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익명의 노동자의 죽음이 21456명에 다다르게 된다. 무거운 것에 눌리거나 ,전기에 감전되거나, 추락하거나, 혹은 무거운 것이 내 몸에 밀착되거나, 때로는 밀폐된 곳에서 질식하거나, 어떤 밀폐된 곳에 들어가거나, 혹은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빠졌을 때 생기는 죽음에 이르는 참사는 그 순간에 일어난 것으로 생각할 뿐 노동자의 죽음 이후 ,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아무렇지 않은 듯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가 있었다. 1990년대 중반 우리의 기억 속에 상흔으로 남아있는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노동자는 기업의 안전 미비 시설과 보호조치 미흡에 방치되어 있으며, 죽음에 내몰라고 있다. 국가의 보호, 기업의 보호가 사라지고, 산업현장에서 절차와 원칙이 무너진 상황에서 발생하는 노동자의 죽음을 외면하고,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남의 일처럼 보았던 그들의 죽음이 바로 나의 일처럼 내 눈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