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서
정용대 지음 / 델피노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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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싱샵 밖으로 나온 세진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방금 나온 왁싱샵 건물의 간판을 보고 다시 시선을 떨군 채 천천히 걸었다. 오늘은 결혼하기로 약속한 남자친구가 죽은 지 3개월 째 되는 날이다. 세진의 남자 친구는 왁싱샵에서 살해당했다. (-18-)

 

 

세진은 청첩장 제작 업체에서 실수로 빈 청첩장을 보낸 것으로 판단하려 할 즈음, 빈 청첩장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는 문장을 확인했다.

 

'나는 당신 약혼자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40-)

 

 

재섭의 차의 시도을 걸었다. 이메일을 확인하라니 그게 무슨말인지 공곰히 돌이켜 보던 그느 회사 계정의 이메일을 확인했다. 첫 페이지부터 현재 페이지까지 살펴보았지만, 전 코치로부터 받은 메일은 없었다. (-93-)

 

깔끔한 왁싱 솜씨를 발휘하는 세진의 실력에 다른 사람들도 그녀에게 왁싱을 부탁했다. 서로에게 나블 게 없었다. 세진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친구들은 돈을 아낄 수 있었다. (-114-)

 

 

함유준은 세진의 이마에 총을 대고 발포할 기세였다. 세진은 이대로 죽을 수 없었다. 재섭에 대해서 밝혀내야 할 진실이 아직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죽음과 가까워져 있었다. (-194-)

 

 

왁싱을 끝낸 뒤에, 남은 건 오혜연의 몫이었다. 채동수는 다시 누웠다. 의자 위로 올라간 오혜연은 카메라를 위로 들고 채동수의 얼굴, 상반신 , 하반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들은 세계 반도핑기구에 보내질 것이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하루 전에 선수와 사진을 비교할 것이다. 사진을 제출한 시점부터 왁싱은 금지되어 있으니까. (-239-)

 

 

왁스를 살피면서 송희는 이번 일에 대해서 막중한 부담감을 느꼈다. 짧은 기간 안에 왁싱을 해야 한다면 어떤 왁스를 써야 하는 걸까.진열장의 왁스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진성품을 꼼꼼하게 살폈다. (-269-)

 

 

여기서 뒤로 물러나면 곤란하다는 걸 알고 있는 세진은 최대한 모와 밀착시켜 왁스를 채동수의 몸에 발랐다. 왁스가 굳으면 떼어내고 , 잔털까지 완벽하게 끝냈다. (-349-)

 

 

왁스는 현대인들의 삶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도구읻다. 내 몸의 잔털까지 제모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 일을 잘 할 수 있는 기본으로 삼고 있다. 여성이 제모 분만 아니라 남서의 제모, 털관리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대한민국 왁싱산업은 확장되고 있다.

 

 

소설 <왁서>의 주제는 털 제모이다. 인간의 털을 제모하는 것은 단순히 털을 밀어내는 것을 넘어서서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질 때가 있다. 주인공 김세진은 자신의 약혼남 스포츠 기자 재섭이 있으며. 스포츠 기자가 왁싱샵에서 죽은 뒤, 그 배후에 대해 살펴 보던 와중에 , 약혼남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송희를 만나게 된다. 왁싱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세진은 왁싱을 직접 배워 나가면서, 왜 약혼남이 죽어야 했고, 범인은 누구이며, 살인 동기까지 접근해 나가고 싶어한다. 진실을 묻으려는 자와 진실을 찾으려는 자 사이의 접점이 일어나는 곳에 살인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죽어야 하는 사람, 살려 두어야 하는 그 사람 사이에 밀고 당기는 제스처, 100미터 올림픽 출전 메달 유망주 채동수, 채동수 주변 인물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세진과 송희는 외부자에서 내부자로 파고들게 된다. 이 소설은 권력과 자본이 인간의 본성과 엮일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간파하고 있었다. 진실을 묻게 되면, 자본과 권력,명예를 얻게 된다. 반면 진실이 들춰지는 그 순간 권력과 자본은 사라진다. 세진의 약혼남은 진실이라는 그 경계선에 서 있는 남자이며, 스스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로 세진이 약혼남이 있었던 그 자리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위치에 서 있기로 하였다. 왁싱 기술을 습득한다면,그 자리에 서 있을 수 있고, 진실을 묻으려는 자,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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