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 큰 이야기 속에 격리돼 있던 작은 마음들에 관한 이야기
도하타 가이토 지음, 윤지나 옮김 / 니들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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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에는 전쟁이 숨어 있다. 마음속 전쟁은 상처를 받으면 발발한다. 소송을 해야겠다는 공상을 하던 나나, 환경 오염을 신랄하게 비난하던 소년처럼 타인을 공격하는 나쁜 생각이 멈추지 않거나 타인으로부터 공격받는 나쁜 상상이 꼬리에 꼬리르 문다. (-73-)

잡담도 뒷담화도 밀담도 모두 복도에서 이뤄졌다. 사건은 회의실이나 현장에서도 일어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사건은 대체로 복도에서 일어났다. (-76-)

집에는 그녀의 나약함이 있을 곳이 없었다. 이는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신이 엄마의 짐이 되고 있다고 자책했고 그게 괴로워 계속 손목을 그었다. (-113-)

요컨대 질문은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지만 시기는 이를 부인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잘생긴 사람을 시기하면 너무 부러운 나머지 못생겼다고 깎아내리게 된다. 좋은 것이 자신의 외부에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어서 '좋다' 고 생각하는 마음 자체를 파괴해 버리는 것이다. (-165-)

시험결과는 최악일 수밖에 없었고 나는 자기혐오에 빠졌다. 그러자 점점 더 수업을 들어도 머릿 속에 들어가지 않는 악순환에 빠져 버렸고, 결과적으로 나는 지지리도 공부를 못했다. 당시 내가 읽고 싶었던 건 나와 같은 중학생을 리얼하게 담은 소설이었다. (-224-)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자신의 경험과 프로이트에게 찾아온 고객의 경험을 취합하여, 하나의 정신분석학으로 정립하였다는데 위대함을 읽을 수 있다. 그가 썻던 책은 지극히 자신의 내밀한 것들을 꺼내 객관화하였기 때문이며,나를 알고 , 나에 대해서 디테일한 것까지 파고들 때, 그 책은 위대한 도서로 남을 수 있는 조건을 부여받게 된다.

1983년생, 임상심리사 도하타 가이토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마음에 대해 말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심리에 대해 객관화하면서, 스스로 관찰의 주연으로 놓고 있었다. 우리 안의 마음, 소중한 순간은 작은 이야기 속에 있었다. 여기서 작은 이야기란, 복도가 있고, 골목이라는 공간 안에 존재하는 스토리다. 직장 내에서 복도는 일상에서의 매너리즘을 견딜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 된다. 골목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들에게는 골목이 우범지대로 생각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웃에게 말할 수 있는 내밀하고도 위로가 될 수 있는 안전지대이다. 골목과 복도는 삶의 외로움과 고독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의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저자는 나의 마음과 복도를 서로 엮어 나가고 있었다. 사라진 복도를 다시 복원 시키는 것, 낡아빠진 골목을 회복시키는 것, 인간적인 삶의 소소한 실천이기도 하다. 나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작은 여유, 틈새가 필요하며, 서로의 삶에 대해서,개입할 수 있는 오지랖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삶과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 가지지 않으려는 현대인의 삶은,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적인 빈곤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조차 잃어버릴 까 두려워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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