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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ㅊㅊ 2 ㅣ 별ㅊㅊ 2
별ㅊㅊ 지음 / 이분의일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목차
목차는 없어요.
그런 거 없이 살아요
마음 가는대로 펴보고
넘겨도 보고
인생이 꼭 계획대로인가요
가끔은
종이에 손 베이고
손가락 부여잡고선
아무말도 못 하는
그런 날도 있는 거겠죠. (-1-)
내가 앉았던 바위엔 결국 누군가가 앉겠죠.
아껴둔 향수를 뿌리고 나왔어요
손이 앞뒤로 흔들리며 걸을 때
마음도 동요하기 바라면서요
손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등산부터 가자고 말해서
그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깜박하고 물을 안 챙겨 왔네요
후회 없어요
정상까지 뒤도 안 볼 거예요
올라갈 때는 같이 땀 흘려 놓고는
꼭대기 올라가서는 혼자 춥다고 하니깐
괜히 심술이 나네요
나는 차가워지기 싫었어요.
누구보다 먼저 올라와서
누구보다 오래 남아 있는
아이스크림 아버씨보다 더
차가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들어요.
붉은 껍질을 토해낵던
사과 깎던 과도가 눈에 들어와
나도 모르게 아찔했어요
다시 내려가야 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내가 앉았던 바위는
내가 떠난 후에도
누군가에게 자리를 내주겠죠.
굴참나무 밑동이 굵은 걸 보니
한 자리에 오래 있었나 봐요.
토도독타다닥
도토리 두개 하산시키네요. (-7-)
가난한 햇살
우풍이 심한 방
기생충처럼 추위는 목덜미에서 자랐다.
그래서 따뜻한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마주한 날
내 시선은 직사광선과 같이
당신에게 달라붙었지
짙어지는 그늘의 존재는 모른 채
각도에 따라
짧아지거나 길어지거나
강도에 따라
손바닥으로 두 눈을 가리기고
추위를 먹고 자랐지 나는
올 겨울, 문풍지를 덧대도
우풍이 달라붙은 밤이다. (-54-)
모닥불
모닥불 피우면
하나둘 씩 모인다
모두 손바닥 보이며
함께 불 쐰다
움켜쥔 마음 없이 (-60-)
사생활에 존댓말을 해주세요
수영을 좋아하고요
책 읽는 것을 좋아해요.
손 잡는 것도 좋아하지만
지금은 잡히고 싶지 않아요
책 피고 줄 간격 사이로
수영하고 싶은 날이에요
시를 좋아하고요
멍 때리는 거를 좋아해요
가끔은 드럼 스틱 소리에
청각 의지를 빼앗기기도 하지만
오늘 밤, 이 어둠은
달에게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 (-103-)
생각, 의지, 사유가 나를 만들고 있었다. 어릴 적 부모님의 보호 아래 , 순수했던 동심과 순수했던 감정과 느낌들이 서서히 소멸되어졌으며, 누군가 나를 가까이하면서, 나를 존중해주길 바라게 된다. 삶을 통해서, 나의 배척되어짐에 대해서, 불안을 느끼고, 두려움과 공포감을 몸소 체득하게 될 때, 어린 나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삶에 있어서, 나의 그릇릏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나의 삶의 발자국 하나하나 남기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삶의 계획이며, 삶의 목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삶은 완벽함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저 앞에 보여지는 먼 거리에 있었던 등대 하나가, 나의 생각과 멀어지고 있었고, 서서히 나의 그림자를 조금씩 조금씩 잠식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의 삶에 개입하고 , 반말을 서슴없이, 권리인양 내밷어 버릴 때가 있었다. 그래서,나에게 필요한 것은 나를 존중하는 것이며, 계획하게 계획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면, 내 삶을 스스로 배려할 수 있다. 스스로 살아가되, 최고가 되지 않는 삶, 나에게 ,나를 위로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꼽씹어 볼 수 있게 된다. 삶의 발자국 하나하나, 나의 감정의 동선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시를 줍줍하게 되었다. 감정과 느낌, 나의 현재의 상황이 시와 연결되어질 때,나는 위로와 치유받는 기분을 받을 수 있었다. 삶에 대해서, 타인과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나에게 이로운 삶에 대해서, 나에 대한 삶의 발자국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내 삶에 대한 사랑과 믿음,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살아감에 대해서, 삶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나의 사생활에 대해서, 스스로 존중하고, 존댓말을 해준다면, 타인에 대한 존중과 존댓말을 스스로 경험하게 되고, 느낄 수 있다. 나를 스스로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타인을 배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