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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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적 효율성에 저항한다는 장애인운동을 하면서도 나날이 내 몸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두렵다. 남의 약함은 차별하면 안 된다고 큰소리 뻥뻥 치면서도 내 약함은 아무에게도 안 들키려고 오늘도 분투한다. 도저히 그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6-)

페미니스트인 수전 팔루디는 마초였다가 일흔여섯 살에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자가 됐다는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600쪽이 넘는 벽돌책 『다크룸 』을 썼다. 헝가리 유대인 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탈출했으면서도 헝가리를 향한 애국심에 불타는 이 사람, 폭력을 불사하며 가족 위에 군림하던 '남자'였다가 '숙녀'에 들러붙는 온갖 클리셰를 온몸으로 구현하는 '여자'가 된 이 사람은 누군가? 죽어가는 아버지이자 어머니인 그를 바라보며 팔루디는 이렇게 썼다.

"이 우주에는 단 하나의 구분, 단 하나의 진정한 이분법이 있구나. 삶과 죽음.다른 모든 것들은 그저 녹아 없어질 수 있는 것들이었다." (-51-)

설탕을 녹인 '달고나'를 좋아했던 소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 전형적인 입소 방식은 사람의 개별성을 삭제하고 몸의 자율성을 박탈하는 과정이다. 착취하는 자들은 이렇게 '너는 네가 아니고, 네 몸은 네 것이 아니다' 라는 메시지응 머릿 속에 새겨 넣는다. (-134-)

김현빈은 말한다."저한테 선생님은 햇빛 같은 사람이에요." 이들은 타인의 스텝을 읽고 내 몸을 맞추는 법, 나를 믿어주는 너를 위해 춤추는 법을 배웠다. 학 창 시절 내내 문제 하나 더 맞히겠다고, 너부다 저 잘난 내가 되겠다고 발버둥쳤던 나는 40년 넘게 허방 짚었다. 새해 소망이 있다면,이제라도 늦지 않았다면 나도 '땐뽀' 할 수 있기를. (-263-)

책에는 '몸' 그리고 '관계' 그리고'사랑'을 말한다. 인간에게 사랑이란 나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 있고, 타인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 있다. 몸에 대해서, 어디까지 맞춰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하나 하나 본다면,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에서 어디까지였는지 알 수 있다. 가난한 몸, 병든 몸.,장애가 있는 몸, 몸에 대해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고, 인종이라는 개념을 숙지하게 되었던 건, 21세기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도래하면서, 근대화 과정에서 하나하나 만들어지게 된다. 나를 그대로 응시하였던 우리의 자연스러운 삶이 근대화 자본주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서, 우리는 나의 몸을 사랑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된다. 나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나에 대해서, 근원적인 질문 그리고 물음, 그리고 나의 삶에 대한 성찰 여기에 내 몸에 대한 찬양이 우선되어야 한다. 다른 몸을 배척하고, 타인의 취약함을 조롱이나 비난으로 삼게 되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우리가 회복해야 하는 것의 궁극적인 물음과 질문, 안부를 여쭙게 되었으며, 사랑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에 대해서, 꼽씹어 볼 수 있다. 나의 몸을 사랑하는 사람은 타인의 몸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춤을 추는 사람이나, 춤으로 행복과 기쁨을 완성한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재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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