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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평점 :




그중에 한 여자가 머리도 단정하고 얼굴도 참 잘생겼어요. 머리가 좋아 보였어요. 엘리트적인 얼굴상이에요.그러데 정신이 나간 거예요. 이 여자가 세수수건으로 머리를 말아서 절대 안 뺏기겠다는 식으로 들고 우리를 구경하는 거예요.나하고 눈이 마주쳤는데 저한테는 금방 탁 읽혔어요. 세수수건을 말아서 어린아이처럼 들고서 말을하는 것처럼요.병원장한테 그 사람이 왜 미쳤냐고 물었더니 모른다는 거예요. 담당 의사에게 물으니까 약은 뭐를 주고 있다고만 이야기하는 거죠. 약으로만 치료하는 거예요. 심리적으로, 인터뷰로 치료하는 게 아니고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미친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거예요. (-95-)
나와 윤석남과의 관계가 있어요. 윤석남과 컬래버레이션을 처음 했던 작품이 <박영숙의 잘려 나간 젖의 자리에 전구를 단다>예요. 그림마당에서 강성원 씨가 큐레이터일 때 그 전시를 했죠. 1992년이에요. 당시 남자들이 작품 앞으로 못 지나갔어요. 부끄러워서 못 봐요. 그다음 두 번째 전시를 또 협업했는데, 그때는 '엘리트주의에 대항한다'였어요. 그래서 작가의 개인이름 없이 나갔어요. (-113-)
어떤 직업에 대해서, 여성, 엄마라는 단어가 붙으면, 선입견,편견,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로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원칙과 금기과 금지, 관행에 전면적으로 도전하는 모양새를 그동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습은 다른 여타 직업군과 다른 자유로운 예술가에게도 적용될 수 있고,그들 또한 금기와 금지, 족쇄에 자유롭지 못하며, 자연스럽게 실험작을 전면 내세울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11명의 엄마 예술가가 등장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사회의 뜨거운 이슈인 젠더와 페미니즘에 대해서, 여성예술가의 시선으로 봐라 보아야 하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고 있었으며, 그중에 <미친년 프로젝트>가 눈에 확들어오게 된다. 원인도 알 수 없고, 아주 멀쩡하게 보이는 어떤 여성에 대해서, 미친년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다는 것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 있다. 의사도 그 원인이 불분명한 정신병력적인 증세, 그것을 보고,관찰하며, 염감으로 전면 개조하기, 예술의 소재로 바꿔 나간다는 것은 스스로 우리사회가 만들어 놓은 금기에 전면 도전한다는 것이며,시대적 변화와 연대의 출발점일 때도 있다. 우리 사회가 여성에 대해서, 잘못된 시선으로, 사회적 불합리함과 부조리에 맞서 싸우게 될 때,우리 스스로 움츠러들 때가 있다. 특히 여성 문제의 겨우 더 그런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금기에 전면 도전하고, 수치와 부끄러움, 사회적 전통과 함께 하고 있었다.즉 이 책에는 11명의 각기 다른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면서,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에 대해 전면 도전하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에 따라서 변화를 꿈꾸고 있다. 혼자가 아닌 연대, 협력을 통해서,새로운 근거를 제시하고,그 근거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가 꿈꾸는 새로운 사회가치이며, 사회적 의미 구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