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생명이다 - 나무들의 궐기대회가 시작되었다
이오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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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채나무

아이들은 죄가 없지

잘못 저지르면 회초리 몇 대로

뉘우치기를 바라지

잘 달리는 말이 무슨 죄 있다고

색이 붉은 것은

흰꽃을 피우려는 생존전략

씨방을 아래에 두고

꽃 피운 건

사람들만 보라는 게 아닌데

낭창하고 질기다는 이유로

회초리 만들어 휘두르며

때리는 나무라 이름 지었는가

잎과 껍질을 벗겨 지혈제로

종기에 발라 소염제로 쓰는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잘못 없는 말을 데리고

아이들 회초리로 쓰는 건

어른들의 이기심이지

이젠 사랑의 나무라 불러다오. (-23-)

싸리나무

세상의 모든 나무 중

인간에게 가장 유용한 나무는

당연히 우리다

소쿠리 광주리 지게 바작으로

물건을 담거나 옮기는데 쓰고

아이들 가르치는 회초리로

곡식을 터는 도리깨로 쓰고

밥상에 오르는 찬 나물로

약탕기에 끓는 약용으로

꿀을 만드는 가을꽃으로

울타리 치는 싸릿대로

어느 부위를 써도 필수품이지

우리는 그것도 모자라

쓰레기를 쓸어내는 빗자루로 와서

닳고 닳도록 헌신한다.

하찮다고 절개지 지키라 하고

장독대 뒤를 가리라 하는가

쓸모가 많아 귀한 쌀나무라 해놓고

어느 곳에서도 천대받는 우리를

기억하고 기억해러. (-36-)

두충나무

양기를 보해서 활력을 넣으며

허리통증에 잘 들어

껍질을 벗겨가고

사지 신경통을 잘 다스린다고

사선목이라 부르며

찾아 헤매지 말며

심신을 가다듬어 욕심을 버려라.

사람은 움직이는 생물이라지만

가만히 있는 게 보약이다.

중국에 처음 가져올 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지만

모두가 헛소문이다.

사람들은 제 몸 간수하지 못하고

약 찾아 헤매며 허송세월 보내는데

그게 제일 큰 병이다.

이 땅에 나무가 없다면

하루도 살지 못한다는 걸 잊고

오늘도 산야를 헤매는구나. (-80-)

1960년대, 1970년대, 우리 부모님들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산으로 들로 나무를 해가는 일이 하루의 시작이며, 하루를 마치는 일이기도 했다. 지금처럼 공부에 모든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그때는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은 농경사회였으며, 그 곳에서 서로 살을 부대끼면서, 살아온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무는 고기 중에 으뜸으로 하는 한우만큼 유용하고, 생활의 근본이 되기도 한다.나무는 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르 내놓는 인간의 생명을 보존하는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직름 널리 씇여지고 있는 플라스틱은 나무 대용품이었다. 우리 생활에 플라스틱이 없었을 때, 나무는 모든 생필품을 대신하였다. 집을 짓고 온돌을 놓았으며, 옷을보관하는 상자도 나무였다. 종이도 나무에서 얻었으며, 나무 회초리로 아이들을 염격하게 공부를 하였던 지난날의 기억들, 최근 울진 산불에서, 소나무 숲을 사수하려고 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나무는 그래서 생필품으로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나무에서 얻은 약치료제로 약재로도 널리 쓰여진 치료약이기도 하였다. 밭에 두충나무를 심어서, 남녀노소 양기를 보존하기 위해서, 즐겨 키웠던 시간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채 우리 곁에 가까이 존재한다. 나무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들은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추위와 배고픔,은신처가 되었으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어떤 의미가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동안 물질적인 만족에 도취하면서 살아가다 보니, 놓치고 있었던 것들 하나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덜 버리면서, 친환경적인 삶은 어떤 삶인지 이오장 연작시에서 ,나무의 가치와 의미를 깊이 깊이 느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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