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는 왜 세상을 구하지 못했을까? - 소녀가 소비하는 문화, 그 알려지지 않은 이면 이해하기
백설희.홍수민 지음 / 들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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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가 서양의 '소녀(girl)' ㅊ에 해당하는 단어로 탄생한 것은 1908년 11월,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최남선이 열여덟 살의 나이로 잡지 《소년〉 창간호를 발간하면서부터입니다. 창간사에서 그는 '우리 대한으로 하여금 소녀의 나라로 하라" 는 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을 포함한 10대 남학생들을 그와 비슷한 의미의 영단어 '소년(boy)' 으로 새롭게 지칭하면서 근대적 관념인 '소년'의 탄새을 알렸습니다. '소년'의 주체와 존재 의미는 최남선을 비롯한 개화기 남성 지식인들에게 정립되어 있었지만,'소녀'는 '소년'에 대응하는 상징적인 기표로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증거를 개화기 여학생들이 즐겨 읽었던 번역문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8-)

"전 평생 제가 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어요. 남자애들이 축구를 하면 여자애들은 고무줄을 하는게 당연했으니까,(...)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는거야.공놀이가. 다들 공만 보면 눈이 뒤집어져서 와르르 달려가고. 생각해보면 개들이 왜 그렇게 공을 쫓겠어요? 재미있으니까 그러지!" (-63-)

이상과 현실을 모두 담은 마법소녀 그렇습니다. 마법 소녀는 자연스럽게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시장과 마케터들의 편의에 의해 만들어졌지요. <요술공부 샐리>는 처음부터 다른 애니메이션들과의 확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던 것입니다. (-87-)

우리는 모두 항때 TV 속 마법소녀를 친구로 둔 적이 있습니다.몇몇은 추억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남아 여전히 맥대 위에 증장하기도 하지요. 장난감을 팔아야 한다는 이유로 우리와 함께 어른이 되지 못한 그 소녀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이야기해볼 때입니다. (-122-)

가령 대표적인 여성 위인으로 꼽히는 잔 다르크와 나이팅게일,마리 퀴리, 헬렌켈러 등은 실제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묘사됩니다.그들이 이룬 업적이나 인간적인 면모보다는 '비담'이나 '선행' 등에 치중하여 그들의 일생을 서술합니다. 그들을 둘러싼 성차별적인 환경 또한 과소평가되어, 본래에는 마치 그들의 성공이 성차별 자체를 종결시킨 듯 묘사되기오 합니다. (-152-)

2013년 9월, MBC 예능 벌차이어티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걸그룹 카라의 멤버 강지영은 애교를 보여 달라는 진행자들의 과도한 요구에 당황하여 거부 의사를 밝히다 결국 눈물을 보였습니다. 다음 날,온갖 매체는 그의 이런 행동을 '논란거리' 로 삼았습니다. 당시 네티즌들은 "이런 프로그램인 줄 모르고 나왔냐?" "애교 보여주기 싫다고 울 거면 왜 출연했냐?"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고요. (-192-)

조선시대에는 '소년','소녀'라는 단어라 존재하지 않았다. 메이지 유신 이후, 조선의 개화기를 거치면서, 서야의 책들을 일본과 조선에 번역물로 등자하게 된다.해외에 유학갔던 최남선(1890년 ~1957년)의 잡지 <소년> 창간호에 적혀 있으며, 그 과정 하나하나 묘사해 본다면, 그 시대의 자화상 뿐만 아니라, 100년간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해 왔던 근현대사에서 소년과 소녀를 어떻게 문화 콘텐츠로 다루어져 왓는지 이해할 수 있다. 어린 여성으로 대표되는 소녀의 욕구와 욕망이 애니메이션 '마법소녀'시리즈에 투영되고 있었으며, 이 책에서 다루는 요술공주 셀리, 요술공주 밍키, 빨간머리 앤, 세일러문은 친숙한 일본판,디즈니 애니메이션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등장인물 세라,세일러 머큐리,세일러 마스,세일러 비너스,세일러 비너스,세일러 쥬피터가 들고 있는 요술봉은 소녀의 상징물처럼 전락되었다.

즉 시장과 마케터에 의해 우리의 무의식 너머에 소비하였고, 취향처럼 받아드려진 소녀 문화 컨텐츠가 사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기획된 문화 소비 컨텐츠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러왔다., 베르사이유 궁전, 작은 아씨들에서 느껴졌던 공주 이미지 뿐만 아니라, 한 때 결혼이 출세의 지름길이라고 , 사회적 문화로 생각하였던 가난하고,빈곤했던 대한민국 문화 트렌드가 숨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이다. 신데렐라 이미지를 가졌던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삶의 근원적인 이해 뿐만 아니라. 소녀 섹슈얼리티에 나타난 깨끗하고, 완벽한 마네킹 이미지, 그리고 나이가 멈춰 버린 미소녀 이미지는 지금까지 재생산되고 있었으며, 10대 어린 시절 보았던 빨간머리 앤은 지금 중년 여성들의 솝지 트렌드로 친숙한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마법 소녀는 없고, 오로지 소녀 이미지를 추구하였던 아이들이 존재한다. 1990년대 이후, 문화트렌드의 격변 속에서 핑클, SES,소녀시대,원더걸스 , 카라, 이러한 이미지에 투영된 마법과도 같은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그들을 추종하였던 팬들과 덕후들은 마법 소녀가 결혼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한국 고유의 독특함이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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