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대한 감각 트리플 12
민병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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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한 켤레가 불현듯 이곳으로 떨어지고 물론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아니었어요. 동그랗게 빙빙 도는 행렬을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가족, 아니면 언젠가 마주친 사람들이 내게 손짓하고 있잖아요. 나는 노루를 좋아합니다. 노루를 닮은 사슴과 다른 동물들도 특별해요. 축복받고 싶어요. 오래도록 길어지는 밤을 맞이하면서 창문에 비친 세계가 점점 가까워지는 중이에요. 고개를 드니 파란 달이 떠 있네요. 조금 더 말해볼게요. 꿈에서 나를 깨운 목소리레 대해서요. 여기 얼음을 겨냥하는 홍이 한 자루 있어요. 정확히는 얼음을 겨냉하는 총이 한 자루 잇어요. (-15-)

능선 너머로 해가 저물고 있었다. 집이 있는 곳을 바라보자 여전히 벌목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숙소로 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여기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겼다. 그들이 트럭에서 내릴 때, 모두 집안에서 창문으로 지켜봤고, 최대한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같았다. 행여나 마주치면 지우기 위한 노력은 반대로 그들을 더 구체적으로 이곳에 있게끔 만들었고, 자주 모여 음식을 나누던 저녁 식사 자리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58-)

이제 육교는 텅 빈 거리가 된다. 기차가 지나는 소리와 안내 방송도 드리지 않는다.한기가 느껴진다. 어깨와 팔이 떨리고 피로가 몰려온다.

"같은 시간에 만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에 대한 개념은 없지만요.저만 그런 걸까요. 당신도 시간 속에서 불행하다고 느낍니까? 저는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 바깥이에요."

그는 반대편 계단에 서서 나를 바라본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느 다른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자리에는 나 혼자, 술병을 발로 차며, 밤을 .(-88-)

소설가 민병훈의 『겨울에 대한 감각 』은 견울에 대한 감각, 벌목에 대한 감각, 불안에 대한 감각, 이 세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단편ㄴ은 우리읭 리상속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잇느 경험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세편의 단편은 '무의식의 리얼리티'라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와 문학을 함축하고 있었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작가의 고유의 원칙과 의도, 겨울, 벌목, 불안에 대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각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으며,그 감각이라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과 공감의 편린 속에서 우연과 필연이 교차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경험들을 층층히 쌓아나가고 있었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이 겪었던 아픔과 기쁨과 희망과 절망으로 요약되는 경험들, 주변 사람들이 겪었던 사건들이 자신의 감각의 형성에 대한 본질이며, 감각의 퍼즐로 엮여지고 있다. 혼돈과 불안이라는 추상적인 실체,검증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느껴지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었다. 감각이란 의식적인 오감, 촉각,시각, 후각,미각, 청각을 넘어서서, 여섯번째 감각을 아우륵로 있었다. 사람과 사귀고, 서로 아파하고, 슬퍽하고, 견뎌야 하는 것에 대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슬픔과 아픔,고독의 본질은 어떤 과정을 거쳐가면서, 내 앞에 다다르는지 이해하고, 들여다 보면서, 나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접근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살아가면서,누구에게나 경험할 수 있고,체득할 수 있다는 것, 내안에 내재된 감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이며,그로인해 내 삶은 어떤 형식과 내용으로 채워지는가에 대해서, 하나하나 솎아내면서, 나의 근본 원칙에 따라가게 된다.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면서, 혼돈의 세계 속에서 인간이 가기고 있느 고유의 세계관,가치관에 따라서, 망각과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은 결국 감각의 범주 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불안,겨울, 그리고 벌목에 대해 , 죽음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우리가 항상 마주하느 경험과 기억은 감각과 감정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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