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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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나를 알고 싶다면 나의 그림을 주의깊게 살펴보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작품 자체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 아닐까요. 스스로는 말하지 않았던,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동경했던 '황금빛 화가'의 이야기 속으로 함께 떠나보겠습니다. (-26-)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비발디에게도 큰 위기가 찾아았습니다. 1737년 이탈리아 페라라에서 오페라를 제작하고 있던 그에게 추기경이 추방 명령을 내린 것이죠. 추기경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프라노 안나지로와 스캔들에 휩싸인 것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8-)

세잔의 대표작 <사과와 오렌지>는 무려 6년에 걸쳐 완성된 그림입니다. 이 기나긴 시간 동안 그는 시점, 각도를 달리해 사과와 오렌지를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과는 위에서, 어떤 사과는 아래에서 바라보며 그렸습니다. 좌우로도 달리해서 답았습니다. (-191-)

페르메이르는 길드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림 자체를 많이 그리진 않았지만,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상으로 일하며 영향력을 발휘한 덕분입니다. 그림은 1년에 한 두 점 정도만 그렸는데,이마저도 자신을 지원하는 후원자들을 위해 그린 겁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그림도 40여 점에 불과합니다. (-269-)

이 단어는 '영원한 가치' '영원의 진리' '영원한 약속' 등 생각보다 자주 사용되곤 하는데요. (-324-)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인간 수명이 연장된 현대 사회에도 100년 이상 사는 건 쉽지 않으며, 100살 이후 사회생활을 하는 건 더더욱 어어렵다.그래서 예술을 하는 이들은 자신의 예술 작품이 ,오랫동안 인류에 공헌할 수 있으며, 후대에 남기를 바랄 뿐이다. 내면의 욕구와 예술적 가치를 승화시키며, 일반인들이 감내할 수 없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는 경우가 많았다. 짧게는 5년 길게는 한평생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그래서 그들의 예술 작품이 위대해 보이며, 완벽에 가까운 집착이 느껴지는 이유는 그래서다.

책에는 39인의 예술가를 소개하고 있다. 에두아르 마네, 구스타프 클림트, 아스토르 피아졸라, 니콜로 피가나니, 파블로 피카소, 앙리마티스, 프란츠 리스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안토닌 드보르자크, 앙리 루소, 폴 고갱, 그들의 삶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모든 것을 다 바치고 있었다. 원하는 예술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 추구하는 예술적 완성을 꾀하기 위해서, 거의 다 만든 예술 작품조차도 가감하게 버리고 다시 시작할 때가 있다. 예술적 정수 단 하나만 남겨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고 있었다.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예술가의 심리적인 변화 너머에 숨겨져 있는 모든 것들이 자신의 삶의 근본이 되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스스로 변화를 추구하였으며, 끝까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시간을 매진할 수 있었던 것, 음과 색의 마술사로서, 관대함과 혹독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였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한다는 건 결코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고, 인생의 모든 것을 예술적 혼으로 채워 나갈 수 있었다. 그들이 살아온 예술적 삶의 가치는 나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을 정도로 강력하며, 범접할 수 없는 어떤 높은 이상에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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