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시는 하나님 - 12년간 제주도에서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하며 하나님과 산책한 이야기,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기철 지음 / 한사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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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마흔 살.

그러니까 정확히 2009년 11월에 아내와 9살 딸과 함께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해 왔습니다.

무슨 특별한 기술도, 어떻게 먹고 살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놓고 온 것이 아니라서 당시에 내 안의 걱정과 고민은 한없이 가득했습니다. (-8-)

눈에 보인다고 다 보이는 것은 아니다. 우린 보고 싶은 것만을 볼 때가 많다. 그래서 같은 곳을 봐도 서로 다른 것을 본다.현재 자시의 상황과 감정,이해와 맞물려서 우리의 시선은 왜곡되어 있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보였던 것들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우연히 들어왔다는 포스트잇을 볼 때마다 난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뭔가와 밀접하게 관련되면서 우리를 잡아 이끌었던 것ㅎ이다. (-55-)

카페를 오픈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는 늘 신문을 보고 있다. 집은 언제나 조용하다. 하나뿐인 딸아이는 지금 육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집안에는 오직 아내나 나 그리고 지금 이렇게 신문을 살짝살짝 넘기는 소리뿐이다. 아침 식사를 끝내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무인까페 사장의 무한한 자유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들이 상상할 수 없는 그 무한대의 자유, 우선 먼저 사려니 숲길이나 삼다수 숲길 가은 아름다운 숲을 갈 수 있다. (-140-)

떠나 본 사람들은 서로의 바음을 안다. 무슨 이유로 떠났든 ,어떤 곳으로 갔든 떠나 본 사람들은 뭔가 서로 통하는 것이 있다. 공통점이 있다. 주변 사람들의 반대는 단골 메뉴 1위다. 왜들 그렇게 반대하는지,마치 떠나면 죽는 사람처럼 쌍심지 켜며 반대한 사람들을 모두 갖고 있다. (-214-)

우리는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떠나야 할 때가 있다.익숙함은 안전하고, 낯설음은 위험하다. 여러가지 상황과 조건,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내 문제들이다. 육지에서 바다로 가든,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가든, 도전과 용기가 필요하고,그 도전과 용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위대한 존재감, 나만의 인생 스토릴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상황의 어려움이 나를 익숙함에서 낯선 곳으로 이동시켰다.

작가 김기철님은 왜 서울에서 ,제주도로 내려왔을까, 현재의 삶을 버리고 힘든 곳,어려운 곳으로 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힘들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눈치 만으로도 부담이 되거나 버거울 때가 있다. 길을 스스로 잃어버리게 되고,내가 원하는 곳, 내가 의도한 곳으로 정착하는 것이 힘들어 질 수 있다. 실패하면 저럴 줄 알았다고 말하고, 성공하면, 주변사람들의 시기 질투가 반복된다.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그것을 감내할 수 있는 존재는 남들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서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검증하게 되고, 만들어갈 수 있다. 한 권의 책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은 내 안의 감춰진 두려움과 공포이다. 변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 새로운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서,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불평 불만을 배설하며 쏟아내는 나자신이 부끄러웠다. 즉 나의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외부적인 요소에 대해서, 불평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그러면,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현재에서 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작가는 바로 그것을 언급하고자 함다. 무인까페에서, 경제적인 자유와 정신적인 자유를 꿈꾸고 있었다. 현실과 이상을 어느정도 합을 맞춰 나간다. 하나님께 산책을 떠난다는 것은 내가 나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자에게 허락된 것들이다. 혼자 방치하지 않고, 새로운 길에 대해서 인정하면서,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스스로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 바닷가 근처에 삶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산책하듯 ,내 삶을 응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삷을 내것으로 바꿔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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