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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지배자 검독수리 보로 ㅣ 작은거인 58
홍종의 지음, 최은영 그림 / 국민서관 / 2022년 3월
평점 :

마랄이 손바닥으로 고야의 엉덩이를 힘차게 때렸다. 기다렸다는 듯 고야가 몸을 튕기며 맞바람을 뚫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날씨는 차가웠고 바늘처럼 뾰족하게 날을 세운 바람이 마랄의 얼굴에 퍼부어졌다.
"이럇,끼럇.!"
마랄은 말을 몰면서 엉덩이를 들어 정면으로 바람과 맞섰다. (-13-)

사실 마랄의 말처럼 어뜨가 말을 잘 듣는 것은 아니다. 그전에는 할아버지의 마를 잘 들었는데 작년부터 자꾸만 엇나갔다. 마랄이 생각하기에는 할아버지가 먹이를 너무 넉넉히 주어 말을 안 듣는 것이다. (-21-)
할아버지는 알아주는 검독수리 사냥꾼, 베르쿠치다. 그 옛날 고원에 늑대 떼들이 들끓어 염소와 양들을 마구 훔쳐 갈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고원을 누비며 검독수리 사냥으로 늑대를 물리쳤단다. 그러나 마랄은 이제껏 할아버지가 검독수리 사냥으로 짐승을 잡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30-)


어린이 동화 『바람의 지배자 검독수리 보로 』 는 몽골 초원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베르쿠치 인들의 삶을 샅샅이 이해할 수 있다. 한반도의 15배 이상의 거대한 땅을 가지고 있는 몽골이라는 나라는 거대한 땅과 함께 초원을 삶의 거주터로 살아가고 있었다. 1년 내내 영하의 땅에서, 혹독한 겨울을 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그들만의 고원을 터로 살아가는 유목인들이 삶이 있다.풀을 찾아 다니면서, 양과 염소를 기르는 베르쿠치인에게, 검독수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생존을 위한 방편이었다. 책에서 마랄의 할아버지가 데리고 있는 아뜨님은 검독수리의 이름이다. 마랄은 어린 소녀였으며, 검독수리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다. 하지만 마랄에게 어린 새끼검독수리 보로가 있으며, 베르쿠치인으로서, 마랄은 보로를 늑대,여우사냥을 위한 훈련을 하게 된다.
이 동화는 어린이를 위한 자연 동화, 생존동화이다. 자연과 인강의 생존과 상생을 이해하고, 몽골족 특유의 생존법을 익힐 수 있다.베르쿠치인이 검독수리를 활용해 잡는 늑대나 여우 한마리에서 얻는 가죽은 한 마리당 3만원 남짓이다.그 돈으로 베르쿠치인은 일주일을 살아갈 수 있고,그것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며, 자연에서 얻은 것은 반드시 자연으로 되돌려 주어야 한다는 생존의 진리를 알고 있는 자연의 원시 그대로의 삶의 지혜를 느낄 수 있다.우리의 사치와 동떨어진 삶을 들여다 보면서, 검독수리에게 '어뜨님','보로 님'이라 부르는 걸 본다면, 검독수리는 베르쿠치에게 착취나 사냥응 위한 도구가 아닌 가족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