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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코드 - 12개의 테마로 읽는 봉준호 영화의 세계
이용철.이현경.정민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2월
평점 :
나쁜 조건에 있으면 더 악에 받치게 되고, 무척 슬프긴 하지만 나는 그게 현실이라는 생각을 한다." -봉준호 <마더> 인터뷰 중 - (-8-)
<플란다스의 개> 에서 윤주는 아내에게 얹혀살고 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고는 있지만 그건 용돈벌이 정도이고 직장에 다니는 아내 대신 집안일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교수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사는 인간이다. 만학에도 직장에 다니는 은실은 대학 후배인 윤주를 아이 취급한다. 흔히 아버지들이 하는 "돈벌이가 얼마나 힘들지 알아?" 이런 말이 은실의 입에서 나온다. (-35-)
호의호식하며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남자들과 ,극중 여성들은 생명의 존재로서 선명하게 대비된다. 윤주의 아내 은실은 10년 넘게 직장에 다닌다. 백수인 남편을 살리는 그녀는 임신중이다. 아파트 할머니는 먹을거리를 마련한다. 자신의 시든 몸처럼 무말랭이를 볕에 말리려던 그녀의 계획은 실패하지만, 그녀는 죽으면서 현남에게 그것을 선물로 남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잡일을 도맡은 현남은 어느 날 tv 를 보다가 새마을 금고의 영운이 된 여직원에게 감탄한다. (-153-)
가파른 수치로 성장한 경제, 급격하게 탈바꿈한 도시 미관, 민주화를 위해 내달린 젊은이들, 쫓는 경찰과 쫓기는 사람들, 의미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달리기는 변화를 바라고 상승을 원하는 한국적 심상을 표현하는 행위다. 봉준호 영화 안에서 이 끝없는 질주는 별 소득이 없음을 확인하고 허탈헤자는 엔딩으로 향하곤 한다. 뒤돌아보니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알 수가 없다. 맹목적인 달리기는 광기로 이어지고 광기 뒤에는 상실된 인간성과 물질성이 남는다. (-189-)
어두운 감수성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음악만 해도 긍정적인 건 못 견디는 편이고 뮤지컬 보다가 뛰쳐나오기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축하하는 분위기를 잘 못 견딘다. 우울한 구석이 있으면 되레 마음이 편해지고, 아직은 젊어서 인생은 잘 몿르지만 어두운 면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위로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가이 든다. 어두운 세상에서 아주 가끔씩 즐거운 일로 위로를 받는 것이 인생이니까. (-247-)
2000년 개봉한 플란다스의 개, 2003년 살인의 추억,2006년 괴물, 2009년 마더,2013년 설국열차, 2017년 옥자, 2019년 기생충, 20년 동안 7편의 감독을 하였던 봉준호 감독은 칸과 오스카 상을 휩쓴 감독이었다. 그가 남겨 놓은 일곰편의 여화에 대해서, <엄마>,<소녀>,<노인>,<하녀>,<계단>,<비>,<돈>,<자연>,<달리기>,<섹스>,<바보짓> 이렇게 12개의 영화 코드를 제시하고 있었다. 하나하나의 키워드를 보면 봉준호 영화의 특징을 간파할 수 있으며, 2000년 배두나 주연의 플란다스의 개 이후 2019년 기생충까지,그의 영화 계보와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 봉준호 감독 특유의 영화 철학을 읽을 수 있다.한국 사회의 따가운 민낯,부패와 부조리에 대해서, 한국인 내면의 결핍을 파고 들어가고 았었다.12개의 키워드 중에서 눈여겨 보았던 키워드는 계단과 섹스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준 노골적인 섹스가 아닌, 봉준호 특유의 영화 속 장면에 파고들어가는 섹스 코드가 있으며, 그는 주인공을 통해 자신의 영화적 감각을 분출하고 있다. 영홧혹에 식인코드, 카니말리즘이 들어간다. 영화 괴물이 보여준 이미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살인의 추억을 보면, 한국 사회가 20여년 동안 어떤 변화와 역동성를 구축해 왔는지 간파할 수 있었으며, 한국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부조리에 대한 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는 우리의 민낯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후벼파고 있었다. 내려 놓아야 하는 것, 읽혀져야 하는 것, 인류학적 가치에 근거하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의 본질적인 것을 날카롭게 꼬집어 나가고 있었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 차곡자촉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봉준호가 추구한 영화, 봉준호가 선택한 배우, 봉준호의 영화코드까지 간파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을 읽는 봉준호 덕후가 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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