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 우리 산나물
오현식 지음 / 소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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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어서면 초입부터 개미취와 자주 마주친다. 특히 산불방지와 산관리를 위해 닦아놓은 임도 가장자리에서 줄지어 자란다. 무덤 주위에서 다른 풀이 얼씬도 못하게 무리를 지어 자라기도 한다.지관이 명당으로 손꼽는 무덤 주위는 해가 잘 들고 흙살이 두터운 환경이다. 이처럼 사람 발길이나 간섭이 닿는 곳에 널찍하게 터를 잡고 무리를 지어 자라는게 특징이다. (-26-)

웹서핑 중 "단풍취는 산이 높고 깊은 곳에서 자라는 귀한 산나물이다."라는 블로그 글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산을 수없이 탐방한 경험으로는 수긍이 가지 않았다. 단풍취는 전국 웬만한 산에서 자주 봤던 산나물 중의 하나다. 높고 깊은 산은 물론 산중턱 이상 산속에서 심심찮게 마주쳤다.

주요 서식지는 큰키나무가 우거지고 약간 비탈진 산 북사면이다.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해가 잘 들지 않고 한낮에도 어두컴컴해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곳이 적잖았다. (-91-)

모싯대는 여느 산나물과 달리 쓴맛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다. 잎과 줄기는 부드러워 양상추처럼 입맛에 맞는 소스를 끼얹어 샐러드로 먹어도 좋다.생것으로 먹을 수 있어 싱싱한 채소를 좋아하거나 색다른 비건 식품을 찾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161-)

엉겅퀴 하면 온몸에 난 날카로운 가시를 빼놓을 수 없다. 초본식물 중 날카로운 가시가 뿌리를 제외하고 온 몸에 있는 엉겅퀴가 유일하다. 가시는 노루나 고라니에게 뜯어 먹히지 않으려는 방어전략이다. 또 개미 같은 곤충들이 긴 주둥이를 줄기나 잎에 빨대처럼 꽂고 수액을 빨아먹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다. (-269-)

나뭇가지로 잔대 뿌리를 캐봤다. 흙이 뜻밖에 부슬부슬해 잘 파졌다. 흙냄새가 코끝에 부드럽게 닿아 고향을 찾은 맛이 나고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잔대 뿌리는 나무젓가락 정도로 가늘어 실망이 컸다. 예전처럼 손톱으로 겉껍질을 벗기자 산뜻한 향기가 여전했다. (-316-)

일본에서는 파드득나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에 이용한다. 우동이나 라면 위에 고명처럼 얹어 먹거나 초밥 같은 요리에 활용한다. 잎과 줄기가 연녹색을 띠어 음식맛과 '눈맛'을 더하는데 제격이다. (-363-)

내가 사는 곳은 인구 10만 작은 소도시다. 이 소도시에서, 5일장 장날이면, 할머니들이 산에서,들에서,밭에서 뜯어온 나물들을 장터에 내놓고 팔곤 한다. 여러가지 맛과 멋으로 ,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게 되는데, 그분들은 도심지 작은 빈공간을 허투루 두지 않고 무언가 심으려 한다. 배추를 심거나 상추, 파,가지 , 고추 등등 자신만의 농법으로 심고, 때가 되어 자급자족적인 산채 음식을 만들어 내곤 한다.

이러한 모습은 21세기 현대인들의 삶으로 볼 때 너무나 이질적이다. 그 이유는 나물을 시장이나 대형 마트에서,원하는 만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60~70년대, 배고픔을 몸으로 겪어온 베이비붐 세대는 산으로 들러 올라가서, 손수 산나물을 캐왔다.그러다 식물 특유의 독성에 중독되어 배곯은 세대이다. 책으로 산나물의 종류를 배우지 않았고, 경험으로 체득한 산나물 지식이다. 묘지에 있는 산나물을 보고, 직접 캐어서, 물에 넣어서, 독을 빼고, 거친 식물의 특성을 여리게 바꿔 놓는다. 먹을 수 있도록 , 느낄 수 있도록 직접 변화를 느끼게끔 해주고 있었다.이 책을 읽으면, 나에게 너무 익숙한 산나물이 소개되고 있는데,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가. 고라니,멧돼지가 먹을 수 있다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산나물이라 했던 기억이 있다.그래서 해마다 이만 때면, 즐겨 먹는 두릎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맛의 깊이가 존재한다. 전국 산나물 탐방 가이드를 보면,내 맛에 맞는 음식을 이해할 수 있고, 작은 야산에 가도,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산나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절에서 즐겨 먹는 산채 비빔밥을 집에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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