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드 파이퍼
네빌 슈트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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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봄을 보고 싶었다. 그해 봄 풍경을 가능한 한 많이 눈에 담고 싶었다. 과거가 지나간 자리에 새롭게 움트는 생명을 하나 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봄에 푹 젖고 싶었다. (-24-)

그저 눈을 뜨자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육중한 전차가 굼뜨게 나아가는지 덜커덕거리는 커다란 소음이 창밖에서 들려왔다. 아이들은 이미 깨어나서 침대에 누운 채로 장난치고 있었다. 그는 잠든 척하며 그대로 잠시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 실라는 열이 완전히 내려서 몸 상태가 꽤 좋아보였다. (-96-)

우선 전차를 보고 싶다고 졸라대는 로널드의 소원도 들어줄 겸 광장으로 나가서 독일군 전차를 10분쯤 구걍했다. 그런 다음 야전 병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포목점을 찾았다. (-192-)

비행기가 하늘에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일도 없고, 사람들에게 총을 쏘는 일도 없어. 먹을 것도 많을 거란다. 너희들이 먹곤했던 달콤하고 맛있는 간식도 아주 많아. 너와 빌렘은 롱아일랜드의 코츠하버라는 곳에서 살거야. 거기에 내 딸이 아주 멋진 집을 갖고 있거든, 조랑말도 있어서 타고 놀 수 있지. 강아지도 많아서 친구처럼 지냎ㄹ 수 있을 거야. 여기에서도 전쟁이 커지기 전에는 강아지에게 음식을 주곤 했잖니. (-298-)

"이미 말했잖소." 하워드가 지친다는 듯 말했다. "그것도 몇 번이나. 아이들과 함께 영국으로 돌아가려던 중이었소. 아이들을 가족에게 보내주고, 미국으로도 보내주려고 노력하던 중이었소." (-360-)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네빌 슈트는 1899년에 태어나 1960년 사망하였다.그가 남겨 놓은 소설 『파이드 파이어 』는 1942녀에 출간되었으며, 그는 1950년에 쓰여진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 이 있다.이 소설은 1940년 전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을 한 영국을 위협했던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의 공습으로 유럽 전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게 되었다. 소설은 바로 그 당시의 현실들을 주인공 하워드 할아버지를 통해, 손자 로널드, 손녀 실라를 통해 , 1940년 유럽, 영국의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하늘에는 폭격기가 떳고, 땅에는 공습이 이루어진다. 전차가 유럽 전역을 지나가고, 영국 땅을 유린하면서, 하늘에서 떨어진 비행기 폭격은 피비린내 나곤 한다. 하워드 할아버지는 자신의 손자 손녀, 로널드와 실라를 지키기 위해서, 독일군에 맞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게 되는데,전쟁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대서사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쟁은 언제나 내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전쟁의 중심에 있음에도 손자 로널드와 손녀 실라는 전쟁을 실감하지 못했다.단지 전쟁이 영웅을 만들어내고, 멋있다는 것 뿐이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신세계가 열렸을 뿐이다. 시속 70키로로 달리는 전차가 멋있었고,그 전차를 운전하는 군인이 멋있었다. 그 전차가 어떤 용도로 쓰여지지 몰랐고, 전쟁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느낄 수 없었기에, 하워드 할아버지는 현상황에서 최적의 선택을 강행할 수 밖에 없었다. 즉 죽음을 선택할 것인가, 이별을 선택할 것인가 ,두려움과 공포를 안고 , 전쟁 앞에서 도덕을 운운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했다. 소설 속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쟁은 일어나서도, 나타나서도 않되는 이유, 전쟁은 인간의 삶을 잔혹하게 말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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