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낀 이야기 스페이드의 여왕 - 뿌쉬낀 명작 단편선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백준현 옮김 / 작가와비평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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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뻬뜨로비치의 선친과 잘 아는 사이였던 저는 아들에게도 조언을 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기에 그가 흩뜨린 예전의 질서를 복원시키려고 여러 차례 자청하고 나섰습니다. 그런 목적으로 저는 어느 날 이반 뻬뜨로비치를 찾아가서 회계장부를 보여 달라고 요청한 뒤에 저 사기꾼 촌장을 데려오게 해서는 이반 뻬뜨로비치가 있는 자리에서 장부를 검사했습니다. 젊은 주인은 처음에는 아주 주의 깊고 성실한 태도로 저의 검사 과정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농부들의 수는 증가한 반면 가금(家禽) 과 가축(家畜) 의 수는 현저하게 감소했다는 수치가 나오자 이반 뻬뜨로비치는 이러한 일차적인 정보에만 만족했던지 더 이상은 제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12-)

"나의 착한 아내 루이자의 건강을 위하여!"

뭔가 샴페인 비슷한 액체가 거품을 내기 시작했다. 주인은 마흔 살 된 자기 아내의 생기 있는 뺨에 부드럽게 키스를 했고, 손님들은 착한 루이자를 위해 시끌벅적하게 건배를 했다. 주인은 두 번째 병을 따며 외쳤다.

"친애하는 손님들의 건강을 위하여!"

손님들은 다시 잔을 비우며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85-)

그리고리 이바노비치는 딸과 싸워 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어깨를 으쓱하고는 더 이상의 입씨름은 피했다. 그러고는 이 기념할 만한 산책의 피로를 풀기 위해 쉬러 갔다.

리자베따 그리고리예부나는 자기 방으로 가서 나스짜를 불렀다. 두 사람은 내일 있을 방문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했다. (-154-)

"게르만은 정말 낭만적인 사람이죠. 얼굴은 나폴레옹을 닮았고 영혼은 메피스토펠레스를 닮았다고나 할까요. 제 생각에 그 사람에겐 양심을 거스르는 악행이 최소한 세 가지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얼굴이 왜 그리 창백합니까...?"

"머리가 아파서요...그런데 그 게르만이라는 사람이, 아니 뭐 이름이야 어쨌든, 당신한테 무슨 말이라도 한 적이 있나요....?" (-217-)

뿌쉬낀의 인생 역정에서 일반적으로 남부 유배 시기라고 불리는 1820년부터 1824년까지 기간에 뿌쉬낀은 여러 지역을 거치며 유배 생활을 했다. 요주의 인물로 낙인 찍혔지만 다행히 그를 관대하게 대해 준 인조프 장군의 배려로 리옙쓰기 장군 가족과 함께 까프까즈 지역 그리고 베사라비야의 수도 끼쉬뇨프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243-)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엡스키에 비견될 수 있는 알렉산드르 뿌쉬낀의 명작 단편선 <벨낀 이갸기>는 19세기 러시아 사회의 전원적인삶과 생활이 반영되고 있으며, 그들의 삶 속에 깃들여져 있는 낭만주의 사조를 읽을 수 있다. 평화로운 숲 속에서,그들이 축하였던 러시아 정교회, 숲으로 ,들로, 골짜기로, 농사를 짓고,가금과 가축을 기르면서,부산물로 고기를 얻었던 ,평화로웠던 그 시절, 소설 속 주인공의 발걸음 하나 하나, 삶과 생활을 보면,우리의 지금 삶과 비견될 수 있으며, 그 때보다 스피드한 우리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성찰하게 된다.

농노 사회였던 러시아는 풍요로운 삶 속에서, 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면서, 착한 아내 루이자를 사랑하는 주인공 장의사 아드리안 쁘로호로프에게 있어, 풍요로움이란 한잔의 와인과 식기를 담아둔 찬장, 탁자, 소파, 침대와 같은 가재도구와 함께 살아가면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삶에 만족하게 된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였던 것들이 그 때엔 당연하지 않았다. 『남겨둔 한 발』,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 - 시골 처녀』까지 이어지는 러시아읙 고풍스러운 삶과 전원생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으며, 사냥과 요리에 의존한 삶, 유희로 간간히 결투와 도박으로 살아왔던 과거의 모습, 그들이 추구하였던 이상향이어디까지 흐르는지, 뿌쉬낀이 원했던 그 시대의 모습이 따스하게,행복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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