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 -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온조 아야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지호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0402-1.jpg


0402-2.jpg


0402-3.jpg


0402-4.jpg


0402-5.jpg


0402-6.jpg


0402-7.jpg


0402-8.jpg


0402-9.jpg



가슴 철렁한 일은 모두가 한숨 돌리는 순간에 일어난다. 요리를 끝내고 마침내 식사를 시작하려는 순간 또는 요리가 잘돼서 맛있게 먹고 있을 때, 모두가 행복한 기분이 들 때만 꼭 앞에서 말했던 "꼬맹이들은 벌써 자니?" 하는 기이한 발언이 훅 날아온다. (-73-)


엄마는 구분해야 할 것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었다.
예컨데 냉장실과 냉동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냉동식품을 냉장실에 넣는 이이 늘어났고 나는 매주 특정 요일이면 냉장고를 열어보고 깜짝 놀란다. 냉동식품으로 냉장실이 꽉 차 있는 탓이다. (-109-)


예컨데 전화를 바꿔주거나 물건값을 치르거나 그날 하루의 일정을 정하는 등 본인이 해왔던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족이 대신하게 된다. 또한 본인이 친구와 한 약속도 가족이 대신 기억해두었다가 약속 장소로 데려다줘야 한다. (-113-)


물어봐도 어디에 뒀는지 기억해내지 못하고 어느새 엄마 것이 돼버리거나 행방불명이 된다. 엄마의 습관을 관찰하면 대체로 어디에 넣는지 알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끝내 못 찾고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116-)



그리고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못하고'는 '그 사람다움'과 다른 문제인지도 모른다. 엄마가 못하는 일이 늘어내면서 내가 상처를 받는 이유는 아마도 엄마와 나 자신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하고 또한 엄마와 딸이라는 역할에 얽매여 엄마라느 개인을 보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면 엄마의 '엄마다움'은 대체 무엇일까. (-134-)


치매환자는 아기로 되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과 기억, 생각과 인지능력이 서서히 떨어지게 되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이러한 성햩은 치매환자각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징를 지니고 있으며, 문을 열고 밖을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리가 커질 수 있다. 농촌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도시로 삶의 터전을 이동하면서, 도시의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밖을 나서는 것이 엄두가 안 되는 것은 그래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택하게 되고, 자택에 머무는 경우는 일부분에 해당되고 있다. 그 일부에 해당되는 이가 뇌과학자이면서 저자인 온조 아야코 씨다.


즉 기억이 서서히 사라지게 되고,회복불가능상태가 되면,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서게 되며, 판단이 흐려지고, 선택과 결정이 미숙하다.구분하지 못하고, 분리하지 못함으로서, 가족관계에 있어서 서먹해지고, 상처가 지속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치매는 그 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성장단계이기 때문에, 1년을 참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주의를 어느 정도 기울이게 되면, 아이 스스로 기억력을 키울 수 있고, 성장이후, 스스로 선택하고,언어발달이 가능하다. 세상에서 모든 현상을 분리하고, 구분,구별지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나타난다. 


하지만 기억이 서서히 지워지게 되면,이러한 상황이 역전이 될 수 있다. 즉 냉장고 냉장실에 넣어서 보관 할 것을 냉동실에 넣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긴다면,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지 못할 수 있다. 내 것과 타인의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일상 생활이 한순간에 꼬일 수 있는 것도 여기에 있다. 내가 필요한 것이 사라짐으로서, 그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처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그 자체이다. 즉 서로 알지 못하고,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떤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면할 때, 나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이 나타날 수 있고, 그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어떤 상황으로 인하여,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타자화될 여지를 남겨놓게 된다. 즉 이러한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그에 다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이유는 상처를 줄여 나가면서, 내 가족에 대한 이해와 공감, 역할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기 대문이다. 예측 되어지지 못하고, 불확실과 불안, 이 세가지 문제가 알츠하이머 가족들이 안고 가는 여러가지 문제들 중 하나로 손꼽는다. 

리뷰어스배너2.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