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을 위한 반성문
이대범 지음 / 북스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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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명의 나이르 바라보던 그 무렵, 나는 소문난 술꾼으로 아내를 힘들게 했다.강호의 술꾼들이 도전해오면 마다하지 않고 맞짜을 떴고, 술상에 콫를 박고 쓰러진 상대를 지긋이 내려다보며 승리감에 취해 비틀거리며 귀가하곤 했었다. (-19-)


그후 아버지는 대한민국 최고의결기관인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의 자격으로 마을행사가 있을 때면 으레 첫 번째 연사로 연단에 서는 영광을 누렸다. (-37-)


보통사람의 죽음이 세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갈 즈음, 재벌가 안방마님이었던 보통사람의 딸이 아버지를 회상하는 신문기사를 접했다. 보통사람에 대한 거부감을 접고 기사 내용만을 따라가다가 '내 아버지는 참 자상하고 따뜻한 분이셨다'는 대목에서 멈췄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59-)


블랙코미디는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허구성, 사회의 불안정과 모순, 나날이 더해가는 물질문명에 대한 공포와 비판을 풍자의 기법을 통해 해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졸업을 앞둔 우리 자신들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진실한 삶의 의미를 함께 성찰해보자는 의미에서 난상토론 끝에 이 작품을 선정했다. (-119-)


저자는 수필이 어렵다고 했다.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낸다는 것은 어렵고, 내밀한 이야기를 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나의 인생, 나의 가족에 대해서 말한다는 건, 그 이야기가 독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져야 하는지 그 기준을 제시하는 건 어렵고 두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수필은 내 삶읊 긍정하고, 위로하며, 나를 치유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었던 수많은 자아에 대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으로 우리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포장마차에서 술한 잔 기울이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면, 내 삶이 바로 누군가의 삶에 깊은 울림이 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그것이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되고, 나에게 수필을 쓸 수 있는 기준이다.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한 저자의 아버지는 연설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동네에서 한끗발 날리는 분이었다.용기와 도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먹혀드는 시절이 바로 저자가 살아온 삶이다. 지천명을 넘어서, 잘 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낭만과 허구에 취해 살아가는 삶,그러한 삶이 저자에게 아픔이며, 슬픔으로 기록되고 있다,아버지에 대한 오마주, 자신의 삶 속에 아버지의 유전자가 있으며, 그것을 극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재 삶에 대해서 긍정하기 위해서는 솔직한 마음과 자신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고, 누군가의 삶을 이해고 공감할 때,비로소 내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나의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나에 대한 따스하고 구체적인 기록, 수필을 쓰는 것이며, 수필을 통해 반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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