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
김민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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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세입자 월드의 메인 빌런은 주로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에 출몰한다. 바퀴벌레 이야기가 아니다. '보광동 반지하' 시절, 열어 둔 창문 너머로 정체 불명의 남자가 한참이나 집 안을 들여다본 적이 있었다. 심지어 나는 잠을 자느라 그 사실을 까맣게 모랐고 다음 날 옆집 아주머니를 통해 밤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아니 한참이나 들여다보고 있더라고. 내가 베란다에서 전화하는 척하면서 큰 소리를 내도 꿈쩍을 안 해. 아저씨 거기서 뭐하냐고 물으니 그제야 줄행랑을 치데?" (-32-)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계획, 다른 하나는 적당히 빠듯한 시간이다."

미국의 한 유명 음악가가 한 말로, 내가 좋아하는 격언이다. 큰일을 위해서는 당연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바꿔 주었기 때문이다. (-44-)


청소 
일상이 흐트러졌을 때 가장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 50리터짜리 대형 쓰레기봉투를 준비한다. 닥치는 대로 물건들을 쓸어담아 내다 보린다. 절대 물건을 분류하거나 정리하려고 해선 안된다. 무언가에 쫒기듯 단시간에 해치울 것!(-94-)


서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최소한의 것들로만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주방은 일자형으로 크지 않은 편이라, 물건이 넘치지 않도록 항상 신경쓰고 있다.(-140-)


비혼이라면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걸까?
이 세상의 비혼들은 어떻게 먹고, 어떻게 돈을 모으고, 어떻게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걸까?

말 한마디도 안하고 지나가는 '무언의 날'이 점점 늘고 있었다. 이제라도 점을 이어 선으로 만들어야 할 때였다.

온전히 독립적이면서도 때로는 함께하는 삶을 위해, 나만의 느슨한 가족을 찾아 나섰다. (-187-)


'집 있는 여자는 혼자 살아도 된다'라며 나를 지지했던 엄마였다. 그런데 아빠의 돌봄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자, 앞으로 혼자 살아갈 내가 걱정됐는지 수시로 결혼이야기를 꺼냈다.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빈말이라도 할 만한데,결혼 생각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만큼 내 소신이 뚜렷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엄마가 결혼을 해서 암에 걸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20-)


저자 김민정은 프리랜서 방송작가이다. 비혼주의자이며,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여성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한국 사회 특유의 남성중심주의적인 특징으로 완성된 한국적인 유교적인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30년전 여성에 대한 처우, 차별과 혐오를 본다면,지금 우리는 과거에 비해 여성의 안전을 적극책임지고 있으며, 여성에 대한 안전과 생존에 대한 책임을 사회에 묻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 친화적인 삶에 대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사회의 안전 인프라는 길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 스스로 페미니스트가 될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익숙하지 않는 문화가 잔존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대해서, 생활 관련 문제의식을 에세이 속에 채워나가고 있었다. 여성 홀로 살아가는 집에 흘깃 보는 남성들의 시선, 단순히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간직하고 있는 여러가지 상황적인 모순이 존재하고 있으며, 저자 스스로 독립적이 삶을 선택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삶의 방식이 눈에 띄고 있다.그 과정에서 암에 걸린 어머니,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불안해진 생활을 보충하지 못하는 한계들이 비혼주의자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결혼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었다.


즉 저자 스스로 비혼주의자를 선택한 이유는 나만의 시간, 나만의 집, 나만의 방을 가지기 위한 단순한 동기에서 시작한다. 직장인으로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것들을 보자면, 왜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 근원적인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생활을 바꿔 낙다고 있으며,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또한 자신에게 최적화되고 있다. 불안과 불확실성을 덜어내는 삶이 ,독립ㄷ적읻 삶의 기본이었다. 부모와 자녀의 삶, 서로 동행하면서,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기 위해서, 필요한 의식주, 우리 사회가 바뀌어야 할 미래의 문화는 어떤 형태이어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여성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성으로서 ,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로서 ,무엇이 필요한지 이해하고, 내 삶에 대해서 ,하나하나 성찰하며, 같이 고민하는 것,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삶을 터득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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