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점주로 남으리 : 쿨하고 소심한 편의점 사장님
박규옥 지음 / 몽스북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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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으로 산 지 어연 8년, 나는 사연 있는 외로운 손님에게는 따뜻한 눈길이라도 한번 보내주고, 너무 착해서 애처로워 보이는 손님에게는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는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가 되었다. 하지만 고객과 장사꾼이라는 선을 넘지는 않는다. 오지랖 넓고 세상사 관심많은 성격이다 보니 손님들과 가까워질 기회도 많지만 장사꾼은 손님과 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속 편하고 적당히 친절해야 스트레스가 없다. (-12-)


게다가 어쩌다가 앳된 아가씨들이 매일 아침마다 술을 사게 됐을까 의아했다. 그러나 나도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같은 처지에서 그들을 지켜보니 특이한 식습관이 이해가 됐다. 말하자면 저 손님들에게 아침은 , 보통 직장인들의 저녁시간과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저녁 먹듯 아침으로 삼각 김밥,반주로 캔 맥주 하나.아마 주변 사람들의 편견이 없었다면 몇 캔 더 사지 않을까? 귀엽고 앙증맞은 소비를 하는 그녀들을 나는 가장 좋아한다. (-86-)


나에게 손바닥만 한 가게에서 평생 알바나 하고 살라는 악담을 하고 간 강원도 손님은 그것도 모자라 본사 여업 담당에게 하으이 전화를 했다. 우리 매장 담당이라는 본사 최 과장에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앞뒤 얘기는 생략하고 내가 자기들에게 욕을 했다는 얘기만 한 것이다. (-167-)


엄마의 '욱'하는 성질 덕분에 아들은 한국인이 한 명도 안 사는 동네에 외국인 원생은 한 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유치원의 첫 외국인 입학생이 되었다. 그래도 중국어 환경에 노출된 채 동네 사람들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유쾌하게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남편이 원하던 바대로 된 것이다. (-235-)


가게에 드나드는 외국인 여자가 있었다.2미터가 넘는 키에 늘 운동복을 입고 ,레게 머리를 하고 왔는데 처음에는 물건을 팔면서도 남자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술을 사면서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아서 자세히 봤더니 여성이었다. 한번 인사를 나눈 뒤로는 드나들면 매번 인사를 했다. (-280-)


서민들의 일상, 그들에게 편의점은 복합적인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때로는 함께 살아가고, 때로는 힘이 되어 주는 곳, 서로 도모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사람, 인연, 공감과 이해, 배려이다. 편의점 점주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살아간다. 배우지 못해서, 학벌이 낮아서, 겨우 풀칠을 하는 이들이 편의점 점장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저자는 중국어 유학을 다녀와 박사학위를 딴 재원이다. 편의점 점주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놓여지고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은 자기 스스소 오지랖의 근원이 된다. 매일 매일 아침이면 술을 사가는 어린 간호원들, 키가 큰 여자 농구선수, 바코드 찍는 것이 일상인 편의점 점주에게,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나와 타인 간에 보이지 않는 끈, 그 끈이 우리 사회를 따스하게 만들어 주고 있으며, 우리가 놓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서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친절하게 고객을 마주하지만, 때로는 억지스러운 요구를 하는 진상고객과 마주할 때마다 자괴감이 들지만, 살아가면서,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면, 나의 삶의 나침반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며,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 판단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정이 많고, 오지랖 넓고,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정을 그리워하는 저자의 소소한 마음 씀씀이가 느껴지는 책, 24시간 돌아가는 편의점 일상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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