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급 구조작전, 허들링 ㅣ 모해 창작동화 3
안수자 지음, 송효정 그림 / 모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아이쿠 ,고린내!"
회색 양복을 입은 아저씨가 코를 잡으며 날르 째려봤다. 내 열매를 밟은 젊은 여자는 신발을 보도블록에 비벼 대며 재수없다고 연신 얼굴을 찌푸렸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봤다.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8-)
영재 학교에 들어갔을 때가 생각났다.
처음에는 내가 영재라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얼마 안 돼 거기 있는 아이 중에 내가 꼴지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인원을 채우다 보니 내가 뽑힌 것이다. 그곳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때부터 나는 진짜 영재가 되기 위해 일상적인 생활은 모두 포기한 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46-)
아빠가 불을 켜고 두리번거렸다.
물고기를 입에 문 수달 두 마리가 수조에서 나왔다. 한 마리는 아기 수달이었다. 아버지가 미리 준비해 둔 뭉둥이를 들고 다가갔다.
"안돼요 ! 천연기념물이에요."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66-)
"손님 여러분! 구조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배들은 구조선이 올때까지 조난당한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87-)
인간이 삶에서 널리 쓰여지지 않지만, 소중한 것이 있다. 인간적인 가치로 볼 때, 매번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될 때, 선택과 결정에 있어서,매번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것들은 당장 시급하지 않지만, 항상 내곁에서 머물러 있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것들을 우리는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지난 날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문제들 속에 살아갈 때가 있다. 자연의 진화로 인해 만들어진 어떤 이치가 인간의 시선으로 본다면, 못 마땅해지는 순간이다. 그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 인정하는 것은 너무 어려울 때가 있다. 은행나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바뀐 생존이 인간의 기준으로 볼 때,거추장스럽고, 멀리하고, 밀어내고 싶은 순간이다. 이 창작 동화속에서는 우리가 느껴야 하는 것, 바꿔야 하는 것은 '생각'이라는 보이지 않는 가치였다. 내 앞에 당장 불편하더라도, 꼭 필요하다면 수용하고, 인정해야한다. 천연기념뭉 수달이 그러하고, 고약한 냄새가 나는 은행도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면,사람들 중에서도 은행나무와 같은 존재가 있고, 수달과 같은 존재도 있다.냄새가 고약하다고, 무존재감이 있다고 , 당장 필요하지 않다 하더라도, 그들을 내친다는 것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는 속담처럼, 내 주변에 하찮은 것, 멀리하고 싶은 것들도 필요하다. 창작 동화 <긴급구조작전, 허들링>에는 자연의 순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우리의 삶이 그 가치에 벗어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게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