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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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이나 후회, 좌절된 희망에 대한 유감, 질병의 피로감으로 영혼이 너무도 상처 입고 무력해지면, 동년배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고득이라는 은밀함 속에 웅크리게 된다. 이런 경우 은둔하려는 성향은 자기 회복을 향한 적극적 충동이 아니라, 사회가 주는 충격과 마찰에 대한 두렵고 소심한 혐오다. (-17-)


하지만 인파, 소음, 사람들 속에서,
듣고 보고 느끼고 소유하고, 
돌아다녀도, 지친 세상 사람들
누구도 우리를 축복할 자 없고,
우리가 축복할 수 있는 자 없네
고난으로 빛나는 이들은 사라졌도다!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과 같이 있지 않으면,
칭찬받고 추종되고 , 추구되고 청받는 모든 것 중에서
무엇도 미소 짓지 않는 듯 하네
이것이 혼자 있는 것.이것, 이것이 고독이네! (-69-)


인간은 무릎 꿇고 , 영혼을 들어 신에게 말하려 한다. 하지만 너무도 금방 혀가 머뭇대고 눈앞에 안개가 어른데고, 이 세상의 소리가 귀에 쟁쟁하고 ,마음은 꿈꾸듯 헤맨다. 더듬대는 말은 단조롭거나 무의미하거나 완전히 없어진다. (-145-)


완전히 개인적인 취미와 오락이 주고 점점 사교적이 되는, 즉 대형 영화관과 극장에서 긴장을 풀고, 대형 식당에서 식사하고, 심지어 점점 많은 사람들이 한 건물에 사는 세상에서 담배는 사회적 의미가 뭐든 간에 대부분 완전히 혼자 즐길 수 있는 도락, 여전히 전적으로 개인적인 도락이다. (-219-)


대조적으로 노스트로모는 "지적 존재감이나 윤리성'은 부족하지만 ,혼자만의 모험을 어려움 없이 견딘다."세상의 무기력한 부분인 우리가, 세상사에 맞선 독립적인 존재라는 환상은 오직 실천과 행동으로 뒷받침된다." (-230-)


신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없으면 좋으련만,내가 할 일은 고작 단순한,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소망과 믿음에 매달리는 것이다. 나는 내면에서 지지받고 견딜 것이고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영혼의 어두운 밤이라면 그러라지, 언젠가 내가 빛을 발견할 테니. (-262-)


외로움에 대한 논의엣허 고독은 이중부정으로 등장한다. 고독은 집단 속에 있지 '않으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샇람들의 상태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다수가 그런 경험을 응답하는데도 고독이란 개념은 콕 집어 거론되지 않는다. 이에 작가 사라메이틀랜드는 "외로움에 대한 논의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고독의 긍정적 기능이 가려져 버렸다"고 짚지만, 현대사회에서 혼자 있기란 어느 한쪽에 치우쳤다기보다 고독과 외로움의 경계에 놓은 것으로 보인다. (-295-)


은둔과 고독, 이 두가지는 나의 삶과 너무 친숙한 삶이기도 하다. 혼자서도 잘하고, 때로는 소음과 잡음,인파에서 벗어나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고독이란 굳이 작은 암자에 수행하는 스님이 아니더라도, 내 삶에서 얼마든지 얻게 되는 그런 독립적이며, 독단적인 생활이며, 나의 삶의 근원적인 물음과 함께 하고 있다. 


즉 낭만과 은둔의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내 삶에 어떤 일이 생기거나, 스스로 궁지에 몰려 있는 상황에 놓여진다면, 스스로 강제적인 고독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었다. 로맹가리가 쓴 <자기앞의 생>에서는 죽음을 앞두고, 스스로 고독에 함몰되는 삶이 내 삶을 독립적인 삶으로 형질을 바꿔 나갈 수 있으며, 내 삶의 근원적인 고찰과 함께 하고 있다. 물질적인 삶에서 편리함과 스마트해짐에 내몰린 현대인들의 삶에서 , 내 삶의 근본적인 이해와 실천 , 낭만적인 고독을 실천하면서, 수도원이나 산책를 즐기고, 낚시나 등산을 함으로서, 나의 삶을 스스로 반추하게 되며, 실천과 행동의 근원적인 나침반을 찾아나가게 된다. 혼자만의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건, 작은 실천에서 실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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