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낼 수 없는 대화 - 오늘에 건네는 예술의 말들
장동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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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속'이라는 이분법적 대결구도를 깨고 자신 역시 세속 안에, 역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란 사실을 교회가 받아들이기까지는 수 세기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세계대전 후 잿더미 위에 나 앉은 인류와 운명을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1962~1965) 에 이르러서다. (-7-) ​ 


수채화 한 접이 낱자으로 끼어있다.진녹색 나무 그늘 사이로 난 좁다란 길 끝에 한여름 오후 햇살을 뒤집어쓴 시골집 붉은 지붕이 반짝인다. 귀퉁이가 닳아버린 오래된 앨범 속에서 만났던 봄날 같던 사제가 세월을 한참 가로질러 이 자레에 앉아 도화지 위에 물감을 칠했을 핏기없는 그 밤이 생각났다. (-24-)


 붓질한 색면을 뜻하는 '얼룩 macchia'이라는 이탈리아 말에 어원을 둔 마키아이올라로 불리던 그들은 당장대 이탈리아 여느 젊은이들처럼 이전 시대 낡은 권위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시대적 요구사이를 갈팡질팡하며 정작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신생 정부에 깊이 실망했다. 그들은 이런 현실 인식에서 출발해 사실주의와 마찬가지로 혼란기 중 더욱 황폐해진 농촌의 빈곤과 노동자 들의 비참한 삶 등, 사회 문제를 소재로 삼았다. 현실에 대한 직시는 곧 현실에 대한 고발이었다. (-60-) ​ 


브뤼헐의 천재성은 아마도 이 두 개의 전혀 다른 농도의 시간을 한 화면 위에 잡아두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새가 낮게 날며 바라보는 듯한 시점은 저 아래 제아무리 어떤 끔찍한 변고가 있더라도 화며늘 풍경화처럼 고요하게 지켜낸다. 어쩌면 브뤼헐은 이 '위'의 시선과 저 '아래' 벌어지느 사건 사이의 공간을 비워둠으로써 오히려 이 공간이 얼마나 끔직한 것읻고, 그 크기만큼 인간이 얼마나 참혹한 존재가 될 수 있는지 폭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102-)


 흔히들 화면 속 바르톨로메오로 알려진 인물의손에 들려있는 인간 껍데기가 미켈란젤로 자신이며 바르톨로메오는 다름 아닌 아레티노리는 유독 그에게 혹독한 비평을 쏟아붓고 비평가일 거라며 흥미롭게 설명하곤 하지만, 화면 오른편 막 부활하고 있는 망자들 무리 가장 밑바닥, 고개만 간신히 땅으로 내민 수도자 복장의 인물을 주목하는 이는 별로 없다. 격정에 찬 종말론적 설교로 피렌체 사람들의 정신세계 극적으로 상환할 때까지 4년간 피렌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도미니코회의 수도자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1452~1498 다. (-113-) ​


로메로는 그러나 자신이 하는 일은 '거대한 계획의 지극히 자근 부분'이며 자신은 "끝내 그 결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고백하곤 했다."우리의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해 다만 일할 뿐"이라고 말했던 그느 자신을 건축가가 마음에 품고 있는 완성된 건물의 모습을 모두 알 수 없는 '목수'일 분이라고도 표현했다. (-146-)


도록에서 우연히 이 작품을 발견하곤 꼭 한번 직접 복셌노아고 마음먹었었다.실제로 그 이후 몇 번의 방학을 나는 이 그림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경비 마련을 위해 일하며 보내야 했다. 막상 찾은 바젤이 '스위스' 라는 이름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잘 닦인 도로와 번쩍이는 통유리로 치장된 도시여서 실망하긴 했어도 거기에 홀바인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미술관의 모든 방을 건너뛰고 단숨에 작품이 걸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완전히 다 소진된 육신이 거기에 누워있었다. 한참을 그 앞을 떠날 수 없었다. (-165-) ​ 


5미터가 넘은 거대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성서 속 미소년은 찾을 수 없고언뜻 보아선 가장 이상적 인체 비율로 족가된 고대 임상 같다. 손에 다부지게 쥐여있는 돌멩이, 적을 응시하듯 살작 찌푸려진 미간, 거리를 가늠하는지 한족으로 기울어진 무게중심만이 전투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는 정황을 알릴 뿐이다. (-201-)


계몽주의자들과 프랑스 혁명 세력으로부터 일찌감치 적으로 지목되었던 교회의 지위는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러한 '계몽'과 '절대'의 기형적 조합 속에서 더욱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예수회 해산이 가장 대표적 예다. 이냐시오가 1539년 설립한 '예수회'의 회원들은 오랫도안 유럽 군주들의 고해신부이자 가장 내밀한 정치적 조언자로 권력의 정점에 포진해 있던 이들이었다. 동시에 그들은 '교황의 명령에 대한 절대복종'을 아예 수도 서약에 명문화해 줄 만큼 충성스러운 '교회의 사람'들이기도 했다. (-236-)


 지평선 너머 주먹을 치켜든 벌거벗은 거인이 걷고 있다. 땅에서는 사람과 동물 할 것 없이 모두 혼비백산 하고 있다. 꼼짝없이 서 있는 것은 멍청한 당나귀 뿐이다. 거인은 누구인가? 조국을 짓밟은 프랑스 군대, 전쟁의 참화에서 사람들을 지키려는 스페인 민족주의 화신 등 모호한 그림처럼 사람들의 해석도 엇갈린다. (-237-) ​


저자 장동훈은 화가 장동훈이 아닌 학자 장동훈이다.2002년 이타리아 로마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를 마쳤고, 이후 처주교 인천교구 소속 사제 서품을 받게 된다. 하나님에 귀의하여, 예수그리스도가 살아왓던 종교적인 교린에 따라 살아가기로 다짐했던 지난날, 여전히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예술적인 혼, 그림에 대한 집착은 내려 놓지 않고 있었다. 종교와 예술의 경계와 가리감을 뮴지하면서, 중세 유럽사회 내면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모순,종교가 가지고자 하는 가치와 신념에 접근하기 위해, 중세유럽 ,그시절을 살았던 예술가즐의 그림과 조각상에 대한 남다른 식견이 드러나고 있으며, 그림 한장이 화려한 웅변 , 천개의 말보다 시대의 증인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즉 하나의 예술, 그 하나의 예술의 벌어진 틈해에 , 그 시대에 살았음직한 누군가의 삶응 상상하게 되고,그들의 의식주, 생활양식을 그림 하나 하나에 느껴보고자 한다. 그들이 남겨놓앗던 종교적 예수른 그 시대의 행운이자,그들의 삶의 전부이기도 하다. 프랑스 혁명 이전, 르네상스 예술작품의 근원에는 인간의 또다른 본성이 감춰지고 있으며, 과거의 유럽과 현재의유럽,미래의 유럽을 서로 동시대에 놓고 있다. 즉 이 책 한 권에서 얻고자 하는 건, 현시대의 증언으로서 장동훈 신부의 인간적인 미, 현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종교적 가치관의 회복,인간의 슬픔과 고통, 시련만이 인간의 삶을 오전히 보존할 수 있고, 인간의 회계와 삶의 회복 저 너머에 숨어있는 우리 의 삶,그 하나하나가 내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또다른 이유임을 릐십하지 않고 있다.그래서인지 장동훈 신부의 따스한 눈빛,따스한 미소가 상상되었다.


​ 예술과 종교의 간극, 예술을 업으로 삼고 싶었다고 말하는 신학인이 바라보는 예술의 향연에 접근해 볼 수 있다. 하나의 장면 속에서, 하나의 그림 속에서 예술가가 바라보는 것과 역사가가 바라보는 것, 신학인이 바라보는 것은 큰 차이를 볼 수 있다. 살아 생전 위대한 예술가가 하나의 위대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 그 안에 채우고자 하는 디테일한 것 하나 하나 꺼내려는 것은 예술이 조예가 깊은 사람, 예술 덕후라면 반드시 욕심이 가는 대목이다. 신학인 장동훈 천주교 사제는 자신의 관점으로 종교의 뒤세 감춰진 인간의 본연적인 성품에 접근하는 것을 대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려낸 위대한 그림 <최후의 만찬>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예수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을 떄, 저자는 다른 부분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에서 찾고자 하는 인간 본연적 가치. 역사적 배경과 인물 묘사 저변에 깔려 있는 감정적인 것, 심리까지 캐치하려고하는 예술적 욕구가 , 그 안에서 내가 평생에 걸쳐서 얻을 수 없는 생각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한 욕구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겠다는 의지로 연결될 수 있다. 위대한 예술에 대한 이해와 해석도 중요하지만, 저자는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그 예술의 정신을 온전히 담아내고 해석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하나하나 관찰해 본다면,그 생각과 가치를 기준으로 나의 예술적 배경을 채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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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1-22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