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지 - 반구대 암각화 이야기
구광렬 지음, 이종봉 그림 / 새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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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기는 족장 하에게 어려운 문제였다. 물고기들은 창끝도 닿지 않는 물속 바위 틈새에 숨어버리고, 멧짐승도 더 깊은 골짜기로 빠져드니 먹을거리가 턱없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신불산 아애 큰별터 쪽으로 사냥을 나가면 허탕은 치지 않았으나, 행여 그쪽 사람들과 부딪혀 싸움이 벌어지는 날엔 무리 전체의 생명이 위태롱울 수 있었기에 ,사슴 한 마리에 수십 명의 목숨을 거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36-)


"슬기로움은 꽃다지보다 못하고, 끈질김은 큰주먹보다 못하며, 부지런함은 얼레지보다 못합니다.
하는 허허허, 시로 오랜만에 웃었다.
"그렇다면 슬기로움은 큰 주먹보다 낫고, 부지런함은 꽃다지보다 나으며, 끈질김은 얼레지보다 나으냐?"
그리메도 웃었다. 둘이서 함께 웃는 건 처음이었다.
 "으뜸이 되고 싶지 않으냐?" (-87-)


갈의 수하들은 이 모든 것을 새 으뜸의 은덕으로 돌렸으며, 새 당골레 탁은 온 마음이 그를 칭송케 했다. 근데, 얼마 가지 않아 이상한 일들이 벌어졌다. 쥐들이 줄지어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하늘에는 거센 밯람에도 꿈쩍 않는 부채꼴 모양의 비늘구름이 펼쳐졌다. (-138-)


멧돼지 살을 발라내 육포를 만들기에 바빴다. 다들 으뜸을 칭송하기 시작했으며, 그만큼 작의 헛기침 소리도 커져 갔다.
남은 건 올빼미눈 뿐이었집만, 그는 멧돼지 서른 마리에 해당하는 생구였다. 그들은 남은 멧돼지 다섯뿐이니, 나머지는 사슴으로 가져오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247-)


들개코는 망설였다. 으뜸을 구할 것인가. 굶주린 마을의 배를 채울 것인가. 그는 후자를 택했다. 순간 그리매의 눈이 번뜩였다.밧줄 뭉텅이를 높이 든 채 뭃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매를 본 큰 주먹은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발 하나가 돌 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리매는 있는 힘을 다해 큰주먹을 비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316-)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가 있었다.물이 들어올 때와 빠질 때, 암각화는 수면 위에 보여질 때도 있고,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때도 있다. 인간이 손으로 직접 그려낸 자연 그대로, 원시시대의 모습을 만들어낸 암각화는 7000년전,신석기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울산 인근의 원시 부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바로 그 암각화에 새겨진 문양을 토대로 소설 <꽃다지>를 완성하게 된다. 들풀로 널리 알려진 꽃다지, 이 소설에서 주인공 그리매와 용맹한 여전사 얼레지와 함께 주인공 구도를 짜고 있었으며, 돌칼과 돌창, 돌도끼에 의존했던 그들이 생존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서사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즉 이 소설은 지금과 다른 배고픔으로 이루어진 수렵 원시 시대를 느낄 수 있다.지금의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다른 그 당시, 겨울은 죽음의 계절에 해당되었다. 겨울잠을 자는 여러 야생동물들과 얼어붙은 깊은 바닷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바다생물들조차 끊어지게 되었고,인간의 삶은 기아로 인해 죽거나 생존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즉 이 소설에 등장하는 지혜로움과 슬기로움이란, 원시 부족의 배고픔,의식주를 해결한게 주목적이었다. 보족의 일원을 희생하더라도, 부족은 살아남아야 했다.부족장 으뜸과 으뜸 곁에 있는 당고레 탁이 해결할 문제였다. 타 경쟁 부족과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에서 무기를 개량하고, 사냥에 최적화된 남카로움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그 하나하나 안에서, 인류의 원시 식도락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우리가 육고기를 건조해서 말려 먹는 것은 단순히 맛을 위한 음식이 아닌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최후의 방편이었다. 멧돼지를 잡고, 쥐를 잡고, 야생늑대를 잡아 그 자리에서 모두 먹는 것이 아닌, 일정량의 포를 뜨는 과정이 세밀하게 만들어 나가는 과정들이 그들이 삶에서 생존을 위한 특별한 식량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희생을 거쳤고, 어떻게 생존하기 위한 스킬을 완성하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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