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황인환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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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게 길을 건넜다면 지하철을 타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대부분의 일상처럼 금방 잊힐 것입니다. 하지만 '와, 날도 추운데 다행이다.덕분에 바로 길을 건널 수 있게 되었네' 라고 생각한다면 소소한 행운으로 기억될 수 있을 거예요.다시한번 생각해 보세요. 오늘도 여러분의 일상에 정말 어떠한 재미도, 사소한 행복도 없었나요?(-61-)


인류의 모든 비밀은 쓰레기가 안고 있지
입다 버린 것
먹고 소화하여 물로 내린 것
쓰다 헤어진 것

주인을 잃은 그 모든 것들은 
한쪽에 치워진 채
말을 걸기만 하면
모든 비밀을 쏟아낼 듯 궁ㄹ리가 많지

그리고 보면 비밀은 밤에 피어나지 않지
습하고 어둑하고 후미진 곳에서 입으로 숨을 쉬지

얼마나 스스로의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비밀로 걸어 잠그었을까.

사람은 자신의 비밀을 상세하게 닮아간다지

그 씨 한 톨마저 없으면 우리는 쓰러지지
자신을 설명할 길이 없지

나의 비밀을 남의 비밀에 포함시키기라도 하면서
한 묶음 두었다가
세계가 다시 따뜻해지면
심어질 필요는 있지

그렇게 비밀이길 비밀이길 바라면서
갑자기 싹으로 치솟지 않기를 바라면서., (-133-)


나는 어릴 때부터 그랬다
칠칠치 못한 나는 걸핏하면 넘어져
무릎에 딱지를 달고 다녔다.
그 흉물 같은 딱지가 보기 싫어
손톱으로 득득 떼어 내려고 하면
아버지는 그때마다 말씀하셨다.
딱지를 떼어내지 말아라 그래야 낫는다.
아버지 말씀대로 그대로 놓아두면 
까만 고약같은 딱지가 떨어지고
딱정벌레 날개처럼 하얀 새살이 돋아나 있었다.

지금도 칠칠치 못한 나는
사람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치며
마음에 딱지를 달고 다닌다.
그때마다 그 딱지에 아버지 말씀이
얹혀진다.
딱지를 떼지 말아라 딱지가 새살을 키운다.  이준관 ,<딱지>


마음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나 또한 모른다. 살아갑면서, 누군가에게 크게 얻어맞은 기억, 부정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나를 누군가 할킬 듯한 제스처로 내면속의 고양이를 감춰 놓았다. 이유없이 이해보다 오해를 만들어 내고, 말랑말랑하던 나 자신이 어느 새 고슴도치처럼 , 바늘을 앞으로 들이밀 때가 있다. 위로가 필요한 그 시간에, 내 앞에 놓여진 것은 가시밭길이다. 나만 상처를 느끼는 건 아닐진데, 내 마음은 옹졸하게, 내 앞에 놓여진 아픔만 기억할 때가 있다.


저자 황인환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고객에게 상담을 하고, 치유와 위로를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내면 속의 숨겨진 자아와 타인의 자아가 부딪치는그 순간, 스스로 당황스러움과 혼란스러움과 마주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통해, 저자는 시를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시는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의 매개체가 된다.책에는 나를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여러 편의 시가 소개되고 있었다.


책 속에 소개되고 있는 여러편의 시를 중에서 시인 이준관이 쓴 <딱지>가 내 마음에 훅 들어왔다. 나의 일상의 모습을 시에 투영하고 있었다. 내 몸 속 곳곳에 남아있는 딱지들,그것이 아물기도 전에 손이 먼저 갈 때가 있다.새살이 돋기도 전에, 딱지를 손으로 후비게 된다. 여기서 딱지란 단순히 딱지가 아닌 내 안의 또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 세살이 돋고, 아무는 그 시간, 그 시간을 견뎌내지 못하고, 인내하지 못함으로서, 새살이 돋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있었다. 흉터도 그러하고, 사람과의 과계도 그러하다. 저자는 그 시 속에 감춰진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었던게 아닐까, 내가 미쳐 몰랐던 무의식 세계 속의 나에 대해서, 들여다 보게 되는 한편의 책이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는 것, 온전히 나의 부정적인 생각에 대해서 , 나 홀로 무인도에 혼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다. 그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 ,돌고 돌아 , 다시 돌아가는 그 시간들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애틋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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