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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평점 :
"작가님, 그래픽디자인 세트 프리미어 정품 등 23개의 이미지 툴 상품을 이용해 보세요. 이번 특별 프로모션으로 50% 할인된 가격에 만나....."
"그만 ,제발 광고는 그만해."
"하지만 불법 복제판은 개인 생체 인식 컴퓨터와 연결된 프로그램에 큰 위험이 될 수 ....." (-16-)
"팔을 들어라.' 라고 명령하는 것처럼 '알고리즘을 베껴라.' 라고 명령한 것 뿐이야. 생각해 봐. 네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했던 모든 선택과 과정에 대해 배우고, 너를 100% 예측하고, 너처럼 행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건 너를 뭐라고 부를까? 차라리 아빠가 낫지." (-51-)
동성은 자신이 아빠로서 듣고 싶어 했던 말을 아이에게 듣고 당황했다. 이에 동성은 아이가 자신이 당황하는 표정을 볼 수 없게끔 카메라를 피해 고개를 돌렸다. 다른 어시스턴트 로봇들에게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무의식중에 아이가 특별한 프로그램이라는 걸 인지하고 나온 동성의 반응이었다. (-91-)
"이젠 정말, 네가 있고 싶은 대로 있어도 돼."
동성은 다시 한번 아이를 이해했다. 그리고 결국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변하고 , 또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었다.그렇게 배워나갔다. 그렇게 자랐다.
그리고 그렇게 이별이 왔다. (-159-)
"무슨 일이십니까?"
로봇이 발을 걸었다.사람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표정이 전혀 보이지 않는 기종이었다. 동성은 경비 로봇의 특성상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아이의 손을 잡고 대답했다.'
"이 아이가 길을 잃은 것 같아서."
"그럼 임시 보호시설에 연락하겠습니다."
"아니, 아이 부모님들이 저 뒤에 있어.."
"권한이 없습니다."
"뭐?"
로봇은 차가운 손으로 아이를 붙들었고 동성은 이를 막았다.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려고 할 때가 되어서야 로봇이 아닌 사람이 다가왔다. (-216-)
소년은 밤하늘을 날며 마지막으로 말한다.
"내가 어두운 밤을 지나도 외롭지 않은 건, 네 안에 있는 큰 별 때문이 아니야. 네가 내게 준 작은 별이 언제나 내 안에 잔잔히 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그렇게 우리는 이어져서 서로를 비추는 별자리가 돼. 소란한 날들 다 지나 이제, 내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써서 너의 하늘에 띄울게. 나의 이야기를 너의 세게에서 읽을 때 부디 마음에 들어하길." (-255-)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류와 실수와 실패는 필연적으로 ,AI,인공지능, 로봇을 기다리게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억의 한계는 ,사회가 복잡할수록, 위험을 노출시키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물질적, 인명피해를 발생시키게 된다. 반면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다. 무결점이고, 완벽을 추구한다. 인간이 만약 99%의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천재라 하지만, 인공지능이 99%의 완벽을 추구한다면, 100% 로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1퍼센트의 오류가 치명적인 문제를 낳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봇과 인공지능은 완벽함 속에 숨겨진 차가움이 있다. 반면 인간은 불완전함 속에 따스함과 관용이 있다. 소설 <테스터 아이>는 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소설 <테스터 아이>의 주인공은 동성과 선화다. 동성은 인간이고, 선화는 인공지능 어시스턴스 AI비서이다. 인간에게서 느껴지지 않는 완벽함과 원칙주의, 절차를 중시하는 인공지능 비서 선화는 동성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선물로 주고 있는 존재이다.하지만 편리함이 있다면 , 불편함이 있다. 어떤 오류나 문제가 보이면, 즉각 즉각 동성에게 잔소리로 이어지게 되고,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결코 하면 안 된다.동성에게 선화는 개피곤한 존재이다. 인간과 다른 잔소리가 시작되며, 동성은 거기에 따라야 한다.
동성은 인공지능 비서를 선화로 정한걸까, 먼저 동성에게는 아내가 없고, 아이가 없다.그래서 외롭고 고독하다. 인공지능 비서 선화는 그래서 절대적으로 편린함과 동서엥 대한 배려를 채워 나간다. 빠진 것이 있으며,채워주고, 빈틈이 있으면, 메꿔 나갔다. 그 과정에서 동성의 내면이 공허한 이유, 일에 중독되고 있는 이유를 보면, 인공지능 비서의 완벽함 뒤에 감춰진 허무함을 자세히 나타내고 있었다. 즉 가상현실을 통해 죽은 이를 불러내고, 대리만족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결코 사람과 생명을 대신하는 건 힘든 현실이 있다. 주인공이 느끼고 있는 생각 밑바닥에서 동성이 얻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인간의 비효율적인 것 뒤에 있는 융통성과 따스한 인간미다. 돈과 물질, 가상이 대리만족은 할 수 있어도, 현실세계를 바꾸는 것은 힘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