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해 1927
송해.이기남 지음 / 사람의집 / 2021년 11월
평점 :
제 이름은 송해이고, 고향은 저 황해도 재령이라는 곳입니다. 1927년 4월 27일에 태어났습니다. (-9-)
그런데 그 후에 제가 이북에 또 갔잖아요. 2003년 8월에 KBS 남북교류협력단과 조선중앙방송이 함께 평양 모란봉에서 평양노래자랑을 열었습니다. 평양과 가까운 사리원 아래가 바로 재령이니까 이번에는 고향에 가보겠지 했는데, 일하러 갔으니 고향에 좀 가겠다는 소리는 못 하고 또 그쪽에서도 내사정을 아니 잠깐 고향에 다녀오자고 할 텐데 그런 얘기가 일절 없어요. (-33-)
1970년대는 사회와 대중문화를 정화한다는 핑계로 규제와 징계를 남발했어요.그래서 기성 코미디와 다른 뭔가가 필요했고, 또 코미디 역시 자발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개그> 와 <개그맨>이라는 시대적 표현이 나온 것이죠. 그러나 개그나 코미디나 다 같은 장르이며 지금은 코미디언협회로 통합하기도 했습니다. (-113-)
네, 상록회는 35년전에 종로구 낙원동에 문을 연곳입니다.오래도록 함께 일하고 있는 조은희 실장이 관리하는데 말 그대로 은퇴한 사람들이 모여 마작을 두거나 수다를 떨거나 편하게 드나드는 사랑방이죠. 인근 낙원동 사람들과도 오래도록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근처에 늘 가는 사우나가 있는데 그곳에서 머리도 다듬고 그래요. (-201-)
또 야외에서 녹화하니까 어떨 때는 비나 눈보라를 맞기도 해요. 한번은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에서 녹화하는데 마치 샤워기로 물을 틀어 놓은 것처럼 비가 세차게 내렸어요. 녹화를 계속하느냐 마느냐 고민할 정도로 비가 퍼붓는데 이곳을 한 번 미뤘다가 다시 찾아간 곳이라 녹화를 먼출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그 비를 선생님이 무대에서 그대로 다 맞아서 온통 젖은 모습을 보았을 때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파라솔 같은 거라도 치고 연주했는데 그런 것조차 없이 진행하는 모습이 아주 안타까웠지요. (-245-)
영원한 딴따라, 대한민국 희극인의 표상, 송해 선생님의 인생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소개되고 있었다. 1927년생,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 선생님의 본명은 송복희다. 고향에서 남한으로 내려오면서,이름을 송해로 바꾸게 된다. 북한에 고향을 두고 있었던 송해 선생님은 1970년대 전국노래자랑 MC를 시작하였고, 그 이전에는 라디오 <싱글벙글 쇼>, <복권 추첨> 과 같은 프로그램과 영화와 희극, 악단 프로그램에 닩골로 출연하게 된다. 세 남매를 두었던 송해 선생님의 가족 중 하나는 1986년 오토바이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자식을 가슴속에 묻고 살아온 지난날의 인생 이야기가 한 권의 책 속에 담겨지게 된다. 송해 선생님의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이 바라본 송해 선생님의 이야기가 문답식으로 인터뷰되고 있다.
영원한 딴따라이자 희극인,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이들 중에는 구봉서, 배삼룡,이 있으며, 유랑극단을 운영하면서,대한민국 전역을 누비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게 되었으며, 해주음악전문학교에서 습득한 음악적 지식들 기초로 100년 가까운 인생을 살아왔다.
남 불어울 것 없는 그의 인생, 우리가 가지고 있지만, 그에게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가족의 소중함과 고향이다. 북에 적을 두고 살아온 지난날, 친구들 마저 북에 두고 , 자신과 함께 동거동락한 희극인들 조차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아 있었다. 외로움과 고독함을 늘 벗으로 삼고 있는 송해 선생님,그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가치가 되고 있으며, 유랑극단을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지난 시간들이 현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프로이면서, 프로페셔널한 인생이 무엇인지스스로 검증하고 있었다.
희극인이 가지고 있는 비극이 있다. 송해 선생님은 슬픈 일이 있어도 털고 일어나야 했다. 아들의 죽음, 그러나 눈앞에 있는 공연이 있었고, 전국 노래자랑 MC로서 책임이 주어졌다. 스스로 꼿꼿하게 삶을 견뎌왔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 스스로 시련과 고난을 감당해왔다. 때로는 서운한 일이 있어도, 가벼운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었던 이유, 50년동안 KBS 전국노래자랑 명MC로서 살아왔고,그것을 견뎌올 수 있었던 그 인생의 에너지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그의 프로정신이 있다. 한편 이 책을 읽으면서, 3살 꼬마부터 115세 할머니까지 아우르는 ,대한민국 국민 오빠가 된 영원한 딴따라 송해 선생님을 보면서,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내 앞에 놓여진 힘든 상황이나 어려움도, 송해 선생님처럼 견딜 수 있고,버틸 수 있다면,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