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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바닷가로 나와서 옷을 갈아입을 때, 마리는 빛나는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때부터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꼭 안고서 급히 버스를 잡아타고 돌아왔다. 우리느 방안으로 들어서자 곧장 침대 속으로 뛰어들었다. 창문을 열어두었었는데 여름밤이 우리의 갈색으로 그을린 몸 위로 흐러 들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상쾌했다. (-58-)
변호사가 법복을 입고 동료들에게 둘러싸야 들어왔다. 그는 신문기자들에게 가서 악수를 했다. 그들은 농지거리를 주고받고 웃기도 하며 아주 느긋한 태도였는데, 마침내 법정 안에 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모두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내 변호사는 내게로 와서 악수를 했고, 질문을 받으면 짤막하게 대답하고 이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지 않도록 하며 그 밖의 일은 자기에게 맡기라고 충고했다. (-121-)
"나느 이 사람에게 사형 판결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사형을 요구해도 가뿐한 기분입니다. 이미 짧지 않은 재직기간 중 나는 여러번 사형을 요구했지만, 이 괴로운 의무가 오늘만큼 하나의 신성한 지상의 계율이라는 의식과 ,비인간적인 것 말고는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한 사람의 얼굴을 앞에 놓고 느끼는 공포심으로 보상 받아 균형을 회복하고 빛을 받는 것처럼 느껴본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144-)
카뮈는 멋을 부리느라 야스퍼스, 하이데거, 키르케고르의 텍스트들을 인용하기도 하는데 그 의미를 잘 알고 인용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스승들은 딴 데 있다.그가 푸론하는 방식, 그의 명쾌한 생각, 수필가다운 문제, 일종의 ,그 음산하면서도 햇빛처럼 밝고, 정돈되어 있으며, 엄숙한 동시에 황량한 정서 등 모든 것은 고전적인 한 인간, 지중해적 인간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179-)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그가 쓴 <시지프 신화>,<페스트>와 함께 읽는 것이 좋다. 그의 문학은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알고 소설을 읽고 가야 그의 문학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시대적 배경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알게 되는 순간, 그의 문제적인 사회 인식과 함께 하고자 한다.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있다. 뫼르소 앞에 놓여진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장례식이 소설의 첫머리에 등장하게 된다. 뫼르소의 운명은 어머니의 죽음 이전과 죽음 이후로 구별할 수 있다.
카뮈는 소설 <이방인>에서 뫼르소의 행동과 일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뫼르소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이나 돌아가신 이후나 별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뫼르소를 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뫼르소가 살인사건에 연루되었고, 자신이 그동안 해왓던 일에 대해서 고백하는 그 순간이다. 소설에서 함축하고 있는 부조리라는 것이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뫼르소는 진실하고, 솔직담백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항상 일관성있게 재판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본 이들은 뫼르소를 다르게 보고 있다. 즉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응당 추모하고, 슬퍼해야 한다는 생각과 가치관이 있다.그것이 바로 뫼르소에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진실보다는 거짓을 선택할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우리가 매일 강조하고 있는 진실과 거짓, 부조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평소처럼 살아가고 ,아무 문제가 없는 이가 어떤 사건이나 어떤 사고와 연루될 때, 우리가 말하는 마녀사냥이 시작된다.누구나 행하고 있지만, 어떤 사건의 앞뒤 정황에 따라서 죄를 묻고 있다. 소위 언론이 두고 다루는 방식, 어떤 이가 큰 범죄를 저질렀을 때 태연하게 어떤 일을 하는 것에 대해서 , 언론이 문제라고 사회적 공론화하고, 언론 기사를 보는 독자는 그 과정에서 분개하고, 슬퍼하게 된다. 알베르 카뮈는 인간의 주관적인 감정과 인식, 자각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우리 스스로 객관적으로 사회의 본질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본토인, 한국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한국에 일하는 동남아시아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이방인을 대하는 시선이 노골적이면서, 편견과 선입견, 부조리에서 자유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