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의 숲 - 나의 문어 선생님과 함께한 야생의 세계
크레이그 포스터.로스 프릴링크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나는 동작을 멈추고 내 머리 위로 '나무들' 사이를 지나가는 상어를 올려다보았다. 그보다 더 위에서는 빗방울이 수면을 때리면서 폭풍 구름이 지나갔다. 그것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웠고, 행복감이 파도처럼 굽이치며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45-)
내가 안장구멍삿갓조개saddled keyhole limpet 의 불가사의한 삶을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천천히 껍데기를 잃어가고 있다. 껍데기는 등 위에 작은 안장처럼 올려져 있는데, 큰 학치와 문어 같은 포식 동물의 공격에 최소한의 보호밖에 제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삿갓조개는 모래나 돌 밑에 몸을 숨기고, 끈적끈적한 발 중 일부를 물기둥 속으로 내밷어 물 속에 떠다니는 해초 조각을 붙들어 먹이를 섭취한다. (-101-)
이 파란갯민숭달팽이는 넓은 바다에서 떠다니며 살아가는데, 작은부레관해파리를 잡아먹고 그 자세포를 몸속에 저장했다가 포식 동물을 물리치는 데 사용한다. 문헌에는 이 나새류가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나오지만, 난느 여러 번 맨살이 파란갯민숭달팽이에게 닿았는데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었다. (-161-)
오랜 세월에 걸쳐 크레이그는 해저와 해저 구조를 일일이 기억했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동물과 식물이 어디에서 살길 선호하는지 터득했고,'글리치 glitch(돌발적인 작은 오류)'가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도 파악했다. 이러한 글리치는 차원들 사이의 문을 여는 열쇠로 드러났다. (-255-)
간혹 긴 켈프 줄기를 기어 올라가는 문어를 만날 때가 닜는데, 나는 오랫동안 문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의아했다. 임관으로 올라가 세력권을 살펴보려고 그러는 것일까?물범이나 상어가 다가올 경우, 문어가 수천 개의 빨판으로 미끌미끌한 켈프 엽상첼르 붙잡고 취약한 머리 주위를 감싸는 모습을 난느 경이로운 눈으로 지켜보았다. 이 가죽 같은 망토 갑옷은 머리를 완전히 뒤덮거나 두 눈만 내놓고 나머지 부분을 다 가린다. (-311-)
바다는 오랫동안 인간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미지였고, 위험하였고, 신비스러웠으며 공포스러웠다. 대지의 어머니 같은 바다는 지구의 모든 기후와 날씨의 변화와 역동하며, 그 안에 살아가는 생명체는 인간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불에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건 잠수함이 개발되고, 바다 밑 깊숙한 곳까지 잠수할 수 있는 인공 공기 주입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 바다라는 생소한 곳, 그곳에 살아가는 퇴화된 몸체 , 문어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문어는 영리하며, 자신이 죽기 직전 어디에서 죽어가는지 알 수 없게 해 준다. 좁은 틈이 있으면, 자신의 몸을 숨길 수 있고,가까운 해양 생테계 숲과 자신의 몸의 색을 일치시키게 된다. 바닷 속 돌이 있으면, 그 돌 틈바구니에 자신의 몸을 감추게 된다.하지만 문어에게도 천적은 있었다. 작은 상어 무리가 문어의 움직이는 동선을 파악하고, 문어가 살아가는 터전을 헤집어 버린다. 서로 살아남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바다의 숲에서, 약한 생명체는 무리를 지어서, 자신을 보호하고, 움직이는 것이 느린 해파리와 같은 생명체는 몸에서 독을 내뿜어서 천적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게 된다. 문어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문어와 같은 부류로 생각하는 오징어도 관찰할 수 있고, 원시 생명의 근원적인 자연이 주는 물음에 다가갈 수 있다. 즉 이 책에서는 일평생 바다에서 살아가면서, 일년 내내 바다생명체와 동거동락하면서, 그들의 행동과 움직임을 관찰하고자 하였다. 인간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과학적인 진실이 ,때로는 바다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한 상황이 나타날 때, 저자는 잠수하면서, 경이로움과 자연의 위대함에 넋을 잃고 말았다. 바다에서 수면위로 올라가는 것을 깜박할 때가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어릴 적 아버지의 손에 의해 잠수하였던 어린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다시 바다로 향하고, 바다의 신비로움을 자신의 삶에 채우게 된다.그리고 자신의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저자도 자신의 자녀에게 잠수를 가르치고, 바다가 주는 넉넉함과 신비로움을 느끼도록 하고자 하였다. 삶 속에 내재된 자연은 인간의 오만함에 깊은 경고를 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