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울리면 자리에 앉는다 - 100일 동안 100억 원씩 챙긴 세 남자의 전설적인 이야기
이동재 지음 / 창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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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같다면 만날 이유가 없잖아?"
"우리처럼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은 손해볼 것이 없지."
그런 말을 들으니 선규는 몰라도 진우는 잃을 것이 하나도 없는 자신의 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집이나 가게도 다 아내 명의로 되어 있었고, 가진 거라고는 불알 두 쪽이 전부였는데 그것도 요즘은 전혀 쓸 일이 없었다, 그에게 남은 재산이라고는 폐차 직전의 낡은 자동차 하나뿐이었다. (-20-)


"우리 인사하고 지냅시다. 나는 송진우라고 해요."
그 손을 맞잡으며 장국영 닮은 남자가 이름을 밝혔다.
"서정식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왔다. (-117-)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인데 정민석이라고 하지, 송감독이이 친구와 비슷한 인물을 찾느라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 뒤지고 다녔지."
"그래서 저를 뽑은 것입니까?" (-207-)


그런데 문제는 현금이 아니라 주민등록증을 비롯한 운전면허증에다 각종 카드 등이 동시에 사라졌다는 데 있었다. 주민센터나 은행, 그리고 운전면허시험장을 들락거리며 분실 신고를 하고 재발급을 받으려면 며칠 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야 할 것이다.(-336-)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요?"
그러자 지체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답이 나왔다.
"그것은 하나의 우주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 (-430-)

김선규와 송진우는 가진 게 불알 두쪽이며, 잃을 게 없는 친구였다. 두 사람은 어떤 일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돈을 벌기 위한 완전 범죄를 꿈꾸게 된다. 자살의 유혹을 안고 있었던 서정식(38) 과 함께 부동산 사기를 하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 소설은 부동산 사기를 저지르는 세명의 악당(?) 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에게 사기는 일종의 게임이다. 송감독이라 부르는 이가 어떤 이를 찾고 있었다. 부동산 사기를 위해서, 누군가와 똑같은 이가 필요하였고, 그 대상자로 서정식을 고르게 된다.  미국에 살고 있는 정민성과 얼굴과 체형이 비슷한 서정식은 부동산 사기극의 도구가 되고 마는데, 이 소설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사기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아닌, 그들이 왜 사기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이유,목적과 의도를 찾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사기에 무감각하다는 것은 사회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 시스템이 견고하게 만들어져도 ,얼마든지 인간의 의도적인 행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그것이 그들이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으며, 누구라고 가진게 없다면, 얼마든지 사기에 동조할 수 있다. 즉 죽기로 각오하였고, 가난과 빈곤이 눈앞에 놓인다면, 나 자신이 누군가를 위한 인생 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 사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이게 하루 인생을 살아온 송감독이 스스로 사기극을 통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사법고시 시험에 실패하고, 소설 나부랭이를 쓰는 작가지망생 서정식을 보면, 범죄는 우리 사회가 만드는 유혹과 인생에 대한 공허감이 표출될 때 나타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위버멘쉬, 영겁회귀, 니체, 조르바가 등장하는 이유는 생각없이 사는 사람들, 철학 없이 사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꾀할 때, 철학적 사고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느껴보는 것이다. 송감독과 함께하는 명희, 그리고 오회장의 아내 올리비아, 그들은 각자 배역이 있으며,그 배역에 충실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역할에 충실할 때, 완벽한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진실이 얼마든지 거짓이 될 수 있고,사기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편의 대서시처럼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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