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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명우의 한 줄 사회학 ㅣ EBS CLASS ⓔ
노명우 지음 / EBS BOOKS / 2021년 10월
평점 :

사회학은 진리를 깨달은 자가 사람들을 앞에 두고 행하는 연설이 아니라 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아 서로 깨달은 바를 이야기하고 듣는 대화의 장소입니다. 사회학자는 연설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화가 벌어지는 그곳에서 사회를 보는 사람이에요. 사회학자들이 모이면 "저는 사회, 즉 MC 를 전공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농담을 던지곤 하는데, 이 말이 그저 농담거리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31-)
'대도시적 무관심'이 예의 바른 처신을 위한 방법이라면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일어난 어떤 일을 마치 물체나 사물에서 일어난 일인 것처럼 반응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사은 어떻게 될까요? '예의바른 무관심'과 구별되는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 즉 윤리적 마비 상태를 아디아포라(adiaphora) 라고 합니다. (-90-)
이 세상 모두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오면서 부수적인 것에 불과했던 '시뮬라크르 상호작용'은 절대적인 것이 되어 버립니다. 책과 라디오와 텔레비전과 신문과 영화가 스마트폰 안에서 완전경쟁을 벌이는 전쟁은 텔레비전의 채널 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합니다. 리모컨을 손에 쥔 시청자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사람은 더 인내심이 없지요. (-119-)
사람들이 모여 있을수록 "재주 넘는 곰'을 내세워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옛날이나 지금이나 장사는 '목'이 좋아야 한다고하지요. 여러분은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으려 할 때 어디에 접속하시나요? 이 질문이 의미 없을 정도로 우리가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구글이든 네이버든 이른바 포털이라고 부르는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166-)
인간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사회자본이 모두 필요합니다. 접착제가 없으면 각 개인은 모래알이 될 터이니 집합제의 미덕을 맛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접착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삶이 접착제로만 이뤄지면 답답하죠. 나의 고유성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윤활유가 구세주처럼 등장합니다. (-214-)
아쉽게도 그 사이에 한국은 용이 개천에서 나오지 않는 사회로 바뀐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국사회는 이미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합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면, 즉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보다 자녀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으면 '사회적 유동성(social fluidity)'이 높은 편이고, 반면 부모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사실상 결정하면 '사회적 경직성(social rigidity)'이 높은 사회라고 합니다. (-273-)
그런데 왜 이게 새빨간 거짓말이자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면, 아쉽게도 지구상에서 모두가 부자인 사회 시스템이 아직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될 수 있으면 그것은 좋은 사회가 없겠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는 시스템은 안타깝게도 현재 어느 나라에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약속을 마치 실현 가능한 것처럼 천연덕슬럽게 늘어놓고 있으니 "저를 뽑아주시면 여러분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는 새빨간 거짓말이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입니다. (-314-)
지적 기만자가 인기를 끌면, 예외적인 한 사례에 불과했던 지적 기만자는 비즈니스로 성장하며 양적으로 확장되지요. 유튜브에 흘러넘치는 이른바 자칭 북튜버와 온갖 형태의 지식 소매상들이 지적 기만 시장을 레드 오션으로 만들만큼 늘어났습니다. (-322-)
2021년 신축년도 어느덧 12월이 되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이제는 2022년을 맞이하게 되는 시점에서, 내년이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치루어지게 된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정치인의 말과 행동,제스처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와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으며, 일반인은 사회학을 경제와 이익에 연결하지만, 정치인은 사회학을 자신의 유권자의 표와 연결짓는 경우가 일반적인 형태이다. 우리는 이 사회의 변화의 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고,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사회학이란 무엇인지, 교과서에 나오는 사회와 사회학자가 바라보는 사회는 어떤 개념을 함축하는지 알게 된다.
저자는 사회학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을 사회학의 개념과 연결하며, 전면에 내세웠다.첫번째 속담은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른다'이다. 이 속담은 저자 스스로 자조섞인 생각과 의중이 담겨진 속담으로서, 이론적으로는 사회에 빠삭하지만, 실제 현실 속의 사회는 장사를 하는 장사치들이 더 빠삭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를 언급하고 있으며, 사회학에서 사회학자가 하는 역할은 사회와 토론의 장을 만들고, 그 장에서 설명을 하는 사람,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세번 째 속담으로 '서울 가서 눈 감으면 코 베어간다'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인 사회가 시간적, 연령적,장소적으로 보편성을 띄지 않는다는 걸 ,서울 사람의 생활습관에서 찾아보고 있다. 서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활습관은 서로가 서로의 거리를 두는 형태, 경계를 밟지 않는 것을 암묵적인 원칙으로 삼는다.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존중하지 않으면, 항의하거나 차단하는 것을 허용한다. 반면 지방에서는 서울 사람과 다른 친밀한 공동체를 중시하고 있다. 이 둘의 특징이 , 한 장소나, 하나의 공동체 안에 섞이게 되면 충돌이나 갈등이 될 개연성이 있고,서로 불편한 관계가 되는 상황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귀촌 귀농에서 보여지는 현실이 여기에 해당된다. 퇴직한 서울 사람들이 시골 지역으로 내뤄와 귀촌 귀농할 때, 항상 부딛치는 현실이 있다. 그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 이 책에서 나오는 속담이 우리의 삶 속의 내밀한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이 속담을 사회학과 연결하기 위해서 , 저자는 자본론을 쓴 <마르크스>의 삶과 저서를 언급하고 있다.마르크스가 썻던 다양한 저서들, 그에 반해 사회학자 노명우의 저서들은 빈약하고, 그 가치가 반감되고, 비교가 될 수 있다. 사회학에 대한 학문적인 비교, 나이에 대한 비교, 책의 수준에 대한 비교는, 서로 친밀하거나 관심사가 비슷한 부류에서, 혹은 나와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울 사람이 크게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그것이 지방에 사는 나의 감정의 동요와 파동을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수준의 동창이 서우로 상경하여, 사회에 나가서 잘 나갈 때, 나의 감저은 요동치고, 스스로 절망감과 시기,질투가 나타날 수 있다. 그 하나하나 사회학과 연결할 수 있고, 우리 삶에 사회학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에 대해서 존중할 수 있을 때, 우리 스스로 사회학의 가치와 효용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