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피의자가 된다 - 정경심 교수 자산관리인의 이야기
김경록 지음 / 다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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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OO 입니다. 호시 동양대에서 가져온 PC 들고 있으며, 변호사 사무실로 좀 가져다줬으면 좋겠습니다."

전화가 거려 온 것은 2019년 9월 3일 오후다. 지난 주 토요일에 정경심 교수와 경북 영주에 있는 동양대에 내려가서 컴퓨터 한대를 내 차에 실었었다. 정경심 교수는 부산에서 다음 날 시어머니를 모시러 가는 일정이 있다고 해서, 그 컴퓨터를 9월 2일에 전해 주기로 하고 나만 혼자 서울로 출발했었다. (-11-)


새벽에 이어진 검찰조사에다 밤도 설쳐 몸은 천근만근이고 정신은 비몽사몽, 아예 출근을 못할 거 같아서,우선 회사에 전화를 했다.
"저 김경록인데요..." (-25-)


피의자 신분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아침에 오만가지 생각이 맴돌았다. 그래서 다른 잡다한 생각 말고 딱 두 가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어머니, 조국 교수, 링링으로 집이 많이 망가졌기에 일단 내가 괜찮다고만 하면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스타일이다. 집 압수수색 때도, 검찰 조사 받을 때도, 언론에 좋지 않은 수많은 기사가 쏟아져도, "아들, 괘찮아?" 하면 "엉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라고 말하면 "그럼 됐네." 라면서 겉으로는 절대로 힘든 내색을 안하신다. (-63-)


내가 세상에 만들어낸 말이다. 이 기사를 보는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참고로 난 2020년 1월 7일 기소가 된다. 법을 잊은 그대에게 묻는다.'피의사실 공표죄'를. 

예전에 조국 교수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정경심 교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주 5일제 하고 최저임금 올린다고, 언론에서 나라가 베네수엘라처럼 된다,. 망한다, 경제 다 망친다 라고 집중포화를 한 적이 있다. 언론에서 하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나오길래,내가 답답해서 정경심 교수에게 이런 말을 했다."저런 말도 안 되는 것을 기사라고 쓰는 언론사는 어떻게 안 돼요? 세무조사 같은 거 해서 그냥 다 없애 버린 다음에 정말 언론사다룬 언론사만 기사 쓸수 있게." 며칠이 지난 후에 정경심 교수가 이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아마도 정경심 교수가 조국 교수에게 김차장이 이런 얘기 하더라고 대화를 한 모양이다. (-84-)


이들에게 강력한 동기는 국민에 대한 충성심도 국가에 대한 희생도 아닌 권력과 돈이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월급은 비록 적지만, 이 조직에 충성하는 길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분명히 알고 있는 듯했다.누군가는 정치권으로 나가고, 누군가는 퇴임후 전관으로 수십 억의 돈을 버는 그 미래는 이 조직에 충성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그래서 그 전관예우를 끊겠다고 천명한 조국 교수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내가 만난 검사들은 이상하리 만치 조국 교수에 분노하고 있었다. (-135-)


피의자는 2019.8.28 정경신의 주거지에 정경심과 함께 들어간 후 약 10분 정도 후에 곧바로 정경시의 지시를 받아 주거지 서재 방에서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했다고 진술하였는데 맞는가요. (-176-)


"내가 당신 때문에 손해를 봤는데, 이거 배상하지 않으면 나 기자회견 하고 시위할 거야."
내가 배상할 책임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들고 나온 협박의 사유는 나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차라리 내 재판장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다.하지만 이들이 정경심 교수 공판이나 재판에서 시위를 하면 그것을 보고 언론이 어떤 말을 할지도 무서웠고, 재판에 불리한 무언가로 작용할지도 그냥 무서웠다. 이렇게 해서 몇 명의 고객의 손실분을 다 물어 줬다. (-219-)


나는 진술했다.
조국 교수가 하드교체 사실을 알 수 없다고.
하드교체 할 때 정경심 교수가 통화한 사람과 내용은 모른다고.

검찰은 썼다.
조국 교수가 하드교체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하드 교체 할 때 정경심 교수가 아주 친한 사람한테
이 상황을 중계한다고.

그리고 언론은 썼다.
조국 교수가 하드교체 사실을 안다고.
나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그렇게 검찰은 조국을 기소했다.
여론도 난리 났다고, 기사를 첨부하면서.
그리고 죄를 묻는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229-)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는 최성해 전 총장이 있는 현암재단 사립대 동양대가 있다. 어릴 적 동양에서 최고가 될 거라는 우스개 소리, 지역 전문대학교를 갈 수 있는 실력이면,동양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소위 3류 따라지 대학교로 생가해 왔던 동양대학교가 , 이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대학교로 거듭나고 말았다.그 시작은 정경심 교수의 재판 ,그리고 조국 교수 법무부 장관 선임 강행에 있다. 조국 교수가 쓴 <조국의 시간>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서, 단편적인 시간의 흐름을 퍼즐 맞추듯 맞춰보게 된다. 조국과 정경심 교수는 왜 재판에서 무죄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유죄가 되었고,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되었던가, 정경심 교수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관리사 김경록 PB의 저서에는 우리가 높치고 있었던 정겸심 교수 재판, 동양대 테블릿 pc 수거 문제까지 ,하나 하나 팩트체크해 보았으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특수부 검사에 의한 무리한 수사, 그리고 무리한 재판과정 속에서 검찰과 언론의 유착을 읽을 수 있다.그리고 그 과정들이 우리 스스로 검찰개혁과 언론 개혁의 당위성을 만들었다.


남의 일처럼 보이는 일들, 언론 에서 다루었던 파렴치한 사건들이 , 나의 일이 될 수 있다. 소위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성실함으로 살아온 한 사람이,한 개인이, 어떤 정칮넉 현안 사건이나 정치적인 문제와 연루되면서, 어떤 문제들이 언론에 공론화되고, 유투브 컨텐츠로 재생산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그들은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검찰이 가지고 있었던 권력과 조직의 힘을 누르려 했던 그들의 윗선, 법무부 장관의 힘을 누르는 방법으로, 법을 이용하였고, 법으로 기소를 하게 된다. 조국 교수가 법무부 장관에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던 그 시작점이 어디였는지 한 권의 책에서, 어디서 잘못이 있었고,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인지,그로 인해 검사에게 밉보일 수 박에 없었던 그 이유들, 그들은 왜 조국 교수와 정경심 교수를 재판에 내세워서,죄를 물으려 했던 그 전 과정들과, 그 안에 숨겨진 권력의 힘이 검찰의 칼에 의해 좌우되는지 재확인할 수 있었다.그리고 이 책을 덮은 그 순간, 전 민정수석 우병우가 검사실에서 팔짱을 끼고 있었던 그 장면이 스쳐 지나가고 말았다.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어가 , 한사람을 구렁텅이로 얼마든지 밀어넣을 수 있다는 걸 ,한사람의 꿈을 무참히 깔아 뭉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한 권의 책이며, 특수부 검사에 의한 60시간의 참고인 조사가, 결국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뀌게 된다.그리고 그것은 그 누구도 해당될 수 있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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