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공지능 남자 친구라고? 좀 전에 할아버지한테 갖다 줬다가 욕만 더럽게 얻어 먹은 그런 거 말이야?"
지유는 들고 있던 햄버거를 내려놓고 콜라를 벌컥벌컥 마셨다.
"그건 그냥 내가 만들어본 거고 ,이번 거는 우리 회사에서 야심차게 준비하는 거야. 훨씬 업그레이드된 거지. 근데 너에 대한 정보가 좀 필요해. 사실 많으면 많을수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지." (-24-)


여름 내내 지유는 썸머와 함께였다. 자전거를 타면서 썸머와 수다를 떨었다. 썸머가 미리 검색해준 맛집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과 만나는 사이에도 썸머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여름방학 과제를 할 때는 파트너가 되어서 물어봐주었다. 잠 못 드는 날엔 썸머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썸머가 들려준 노래만 수백 곡이었다. 썸머와 하는 모든 일이 즐거웠다. 그래서 시간 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70-)


"우리 아빠는 술만 마시면 괴물로 변해버렸어. 엄마와 나는 아빠의 폭력을 피해 달아나야 했고, 그렇다고 모든 남자가 술을 마신다거나, 술을 마신 남자가 다 괴물로 변하는 건 나이야."
"그것도 개인의 차이란 말이지?" (-141-)


썸머였다.
썸머는 짧게 깎은 머리에 햇볕에 잘 그을린 건강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웃을 때 하얗게 빛나는 치아가 여전히 예뻣다. 초록색과 분홍색 줄무늬가 교차하는 티셔츠에 짙은 색 청바지를 입은 모습은 산뜻하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졌다. VR 속의 썸머는 그냥 열 일곱 살 소년 같았다. (-162-)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을 대체한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생각해 본 적 있지만, 여전히 상상 속에 현존할 뿐이었다. 제 4차 산업혁명,클라우드, AR,VR,메타버스를 운운하여도, 내 삶과 나의 가치관은 변하지 않을거라는 생각, 그냥 막연하게 , 미래의 신기술을 기다릴 뿐이다.신기술이 내 앞에 다다른다 하여도,내 삶은 바뀌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현존한다. 그런 미래에 대한 막연한 설레임과 두려움, 그것이 우리 삶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감동과 행복을 주는 휴먼 기술이 될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나의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다. 


소설 <50일간의 썸머>는 우리가 원하였던 것이 현실이 될 때를 잘 보여주는 청소년 SF 소설이다.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스피커, 그리고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여기에 VR과 AR기술이 어떻게 융합되는지 , 이론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느낌, 좀더 세밀한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소위 내 마음을 인공지능이 알아준다는 가정하에, 나의 이상형이 구현된 또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내가 우울할 때, 그 우울함을 덜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적재적소에 해결해 주고 있었다. 선택이 힘들면, 인공지능이 선택해 주고, 결정하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인공지능이 대신 결정해준다. 힘들 땐, 그 힘듦을 이해해 준다는 것, 내 소중한 사람이 이제 볼 수 없다면,그 사람의 존재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속에서 구현이 된다면, 그 무엇보다도 내 삶은 지금보다 충만해질 수 있다. 즉 나의 가장 가까운 베필이 보고 싶을 때, 그리울 때, 했던 사진을 꺼내 본다거나, 무덤이나 화장장에 찾아가는 너무나 당연한 일상들이, 미래에는 VR 현실을 경험하면서, 그리룽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50일간의 썸머, 단순히 인공지능을 경험했던 소녀 지유의 내면에는 50일간 기쁨과 감동, 행복이 아니엇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50일간의 썸머와 가상 데이트가 끝나자, 지유는 VR세계에 있는 현실과 가장 근접한 모습을 가진 VR 써머와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고민이 있을 때, 인공지능 썸머는 그 고민을 덜어주고 있으며, 내가 걱정하는 무언가 있을 때, 썸머는 그 걱정이 무엇인지 눈치를 채고 있다. 숙제를 하지 못해서 끙끙거릴 때, 인공지능 썸머는 그 숙제를 즉각 즉각 해결해 주고 있다. 상당히 고맙고, 편리한 인공지능 썸머, 그것이 내에게 당장 이로울 수 있지만, 결국은 우리가 만든 기술에 우리 스스로 종속되는 것은 아닐까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