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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다 아이 - 불안하고 예민한 나와 마주하기
신소율 지음 / 북스토리 / 2021년 11월
평점 :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거부감과 두려움이 있는 이유가 신념이나 가치관 때문이라기보다 정서적 측면의 불안감과 지속적인 우울감, 역할 증가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저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저의 마음을 심도 있게 관찰하여 아이의 유무를 떠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스스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6-)
"어느날 엄마가 얘기하더라. 딸이랑 같이 찍은 사진이 많이 없다고. 다른 친구들은 딸과 함께 여행도 다니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엄마는 나와 보낸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적은 것 같다고 나는 곧바로 "난 집을 사줬잖아" 라고 외쳤고 엄마도 동조하며 웃고 넘겼지만 스쳐 지나간 표정엔 서움함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았어. 엄마가 정말 원했던 것 어느 쪽이었을까?" (-60-)
"사회적 인식에 대해 생각을 안할 수 없네. 우리나라는 남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 같아. 의도치 않게 나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필수 사항들을 엇나가는 결정을 한 적이 있어. 이 부분에 있어 내 인생의 가치관과 결정에 대해 늘 설명하면서 살아온 것 같아.아이에 관한 문제는 어떨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어느 방향으로 우리는 인생이 흘러가든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으면 좋겠어. 정말 우리가 찾는 행복을 다 누릴 수 있는 꼭 좋은 선택이었으면 좋겠어." (-110-)
남편은 저의 불안을 해소시키고 싶은 좀 더 알차게 만들 수 있는 건강한 취미를 갖비기를 바랐습니다. 남편은 공연을 하기 때문에 노래를 하고 춤을 추고 악기를 다루는 등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어요. 매주 한 번씩은 축구를 하며 몸과 마음에 쌓여 있는 것들을 털어냅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취미는 대부분 에너지를 크게 발산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에요.그리고 마음 아프게도 조금씩 다 변질되어버렸습니다. (-177-)
내 연기에 만족하지 못하면 주변 양해를 충분히 구하고 다시 한 번 기회를 요청하면 됩니다. 혹시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화이라면 다른 장면에서 더 노력하면 되고요. 다른 사람이 하는 말과 평가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면 됩니다. (-229-)
배우 신소율의 에세이는 연기자 , 배우가 아닌,자신의 이야기, 딸이자 아내로서의진솔한 이야기,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고민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살아가면서, 사회가 만든 문화,생활양식과 기준이 내 삶을 옥죌 때가 있다.내 인생이 수학공식처럼 딱 떭어지는 것도 아니면서,한국 사회는 그것을 요구하고,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역할처럼 언급하게 된다. 평균에 최적화된 삶으로 인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여전히 틀림으로 인식하고 있다. 배우 신소율에게 '틀림'은 스스로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 이기적인 모습과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한국 사회이다. 비혼주의자를 선언하였던 배우 신소율은 자신의 불안과 우울감,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남편과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주변에서는 해마다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이 소식을 두문불출이다. 신소율은 그 상황에 대해서 ,신념이나 가치관이 아닌 ,자신의 내면 속 불안과 걱정, 책임감에 대한 우울함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조차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아이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 대목에서 2030 여성들이 안고 있는 공통된 고민을 느낄 수 있다.결혼하면, 손자 손녀를 안겨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보편적인 정서와 남을 의식하는 생활,그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문제가 있거나 이기적인 행동으로 생각하게 된다. 매번 배우 신소율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잘 안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들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고, 행복한 사회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걸 ,한편의 에세이 속에서 신소율의 삶을 지지하게 되었고 , 저자의 삶과 나의 삶을 ,한국 사회와 일치시켜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