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별책부록 - 우리는 도서관에 산다
대치도서관 사서들 지음 / 리스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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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치도서관은 좀 색달랐습니다.'책 짓는 사서들'이라는 타이틀로 사서들이 모두 참여하여 도서관에서 경험한 일들, 사서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을 글로 쓰고 직접 책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7-)


독서와 음식을 비교하면 무척이나 비슷한 점이 많다.매일 먹는 음식이 차곡차곡 쌓여서 우리 몸을 지탱할 에너지를 만든다. 마찬가지로 한 권 한 권의 독서가 쌓여서 우리의 정신을 지탱해준다. (-25-)


나 또한 정석처럼 실제로 책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업무에 흥미를 느낀다. 심지어 그처럼 흐트러져 있는 것을 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배열하여는 증세도 가지고 있다.실연 후 정석은 병원에 다니며 증세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강박증이 고맙다. 이러한 버릇이야말로 지금의 내가 사서가 될 수 있게 해준 발단일 뿐더러 일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공포증을 선사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61-)


물론 정말로 책이 분실됐는지는 보물을 숨긴 사람만이 알 수 있다.도서관에 실제 있는 책이지만 다른 곳에 꽂혀 찾지 못하거나, 이용자가 반납함에 넣었다고 하지만 발견되지 않는 책 또한 모두 분실처리 대상이다. 이런 책들은 매번 재구입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사서가 분실처리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책을 찾는 사람이 생겨 이용에 불편을 겪기 마련이다. 안타깝지만 분실처리는 사서와 이용자 모두를 위한 일이다.
그러니 이용한 책을 제자리에 꽂기 어렵거나 귀찮은 분들은 그저 북트럭에 살포시 올려놔주기만 하면 된다. 이 간단한 행동만으로 모두가 고통받는 보물찾기를 막을 수 있다. (-69-)


도서관은 휴관했지만 더 이상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어서 먼저 예약대출 서비스를 실시했다. 하루에 30명 150권의 도서를 하루 전에 신청한 회원에 한해서 도서관 출입문 앞에서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대출을 해주었다. 말 그대로 오늘 예약을 하면 책을 찾아서 일일이 소독을 한 후 비닐 봉지에 밀봉을 해서 내일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102-)


'청소년' 인문독서토론이라는 주제와 대상이 정해져 있지만, SNS 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카드뉴스를 볼 것이고, 책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되,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어야 하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깔끔하게 잘 만들고 싶었다. 첫 카드뉴스는 도서 소개와 작가의 이야기를 가볍게 담는 것으로 내용을 기획했다. (-116-)


사서는 책을 많이 읽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하지만 책보다 사업계획서를 더 많이 보는 사서도 있다.MARC를 수정하는 것보다 기획안을 더 많이 수정하는 사서도 있다.포스터 디자인을 찾아 사이트를 헤매고, 동영상 편집 기능을 초록 창에 물어가며 배우는 사서도 있다. 그렇게 문화 프로그램 담당 사서로서 살아남기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167-)


이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은 없다.그 어떤 질문도 할 자격이 있으며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서란 이런 역할을 하는 존재다. 어떤 질무이든 성심성의껏 답해 주는 것. 이용자들에게 질문하는 기쁨을 주는 것.이것이 바로 도서관에서 말하는 진정한 '정보 서비스'가 아닐까? (-189-)


도서관에 도착하면서부터 난 평범한 이용자가 아닌 사서로서 타도서관 견학생처럼 굴고 있었다. 이것도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다. 도서관을 가면, 이용자가 아닌 직원의 눈으로 이것저것 살펴보게 된다.여기는 이렇게 정리하는구나.저렇게 하면 직원들이 관리하기 불편할 텐데. 저렇게 하려면 직원들 손 엄청 많이 갔겠다. 우리 도서관에도 저렇게 하면 이용자들이 좋아하겠다 등등.매사가 우리 도서관과 연결 지어서 보인다.
일 생각 안 하고 도서관을 즐기겠다는 마음가짐은 이미 사라져버린 지 오래다. 행사 게시판을 보며 어떤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나서야 홀가분하게 도서관 밖으로 향한다.도서관 가서도 도서관 생각만 하는 나, 이것도 결국 사서의 직업병이다. 


2019년도 국가도서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모두 1,134관이 있다.아직도 부족한 수치이긴 하지만 매년 조금씩 공공도서관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 된다. 사서인 내 눈에 도서관이 조금 더 눈에 잘 띌 뿐이지, 실제로 집 근처에서 도서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227-)


매달 두번 이상 가까운 도서관에 들리게 된다. 책을 빌릴 때면, 사서의 모습, 사서의 말이 관찰되고 있으며, 그들의 노력과 인생이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도서관을 찾는 이들이 거의 없어졌으며, 아이들은 특히나 도서관을 찾지 않는다. 2년째 가까운 도서관은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비대면, 드라이브스루의 형태로 예약 대출을 하고,상호대차를 통해 도서관과 도서관 사이에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소수이지만, 책이 가지고 있는 강한 연결고리가 도서관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강남의 은마 아파트 인근에 있는 대치도서관 사서들의 이야기다. 다른 직업보다 여유롭다고 생각한 도서관 사서들은 실제 여유롭지 않았다. 책을 빌리는 이들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평온한 도서관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고자 한다. 사서에게 필수적인 일과, 선택되어 지는 일, 사서이면 책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 읽겠다는 편견이 서사가 가지고 있는 공통된 선입견이자 직업병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그런 것이다.사서가 하는 일에는 북큐레이터가 있고, 문화프로그램 기획도 있다. 출근하자 마자,신간을 정리하고, 상호대차 도서목록을 확인해야 한다. 독자들의 희망도서 목록을 확인하는 일도 사서의 몫이된다.비치도서를 가지런히 배열하는 것, 책을 읽는 이들이 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도서관에 흘리고 간 물품을 보관하는 것, 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사물인터넷과 연계된 도서관이 있으며, 각 지역마다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 , 사서가 하는 일에 대해서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통해서 도서관이란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사서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것,배려와 존중, 이해가 필요하다는 걸, 그들만의 직업병과 강박증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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