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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 지우개 - 지워지지 않을 오늘의 행복을 당신에게
이정현 지음 / 떠오름 / 2021년 10월
평점 :
마음에 가까운 것일수록 한 발짝 멀어질 줄 알아야 한다. 코를 박고 냄새를 들이마시고 , 살갗이 닳도록 문지르고 싶지만, 동시에 그러고 싶지 않다. 아끼는 게 오래 남을 수 있도록 , 오래 아끼는 것으로 남길수 있도록. 하나와 하나를 위하는 일이며 또한, 두를 위하는 일이다. 함부로 쓰지 않고, 소중하게 여겨 보살피거나 위하는 마음을 갖는다. (-17-)
어떤 대화는 입술을 바라보게 한다. 입과 입이 닿는다. 문과 문이 닿는다. 무은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드나들기 위하여 여닫는 것. 사람은 얼굴에 난 '문'하나로 뱉거나 삼키면서 살아간다., 입을 통하여 나가는 것은 뱉고 ,들어오는 것은 삼킨다. 폐에 새숨을 넣고 채우고, 물과 음식을 삼켜 서고 걸을 힘을 만든다. (-36-)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오늘 하루가
고단하지는 않았는지 듣고 싶다.
게으른 아침의 안부를 묻고,
저녁의 식사는 괜찮았는지 묻고 싶다.
어떤 장면에, 어떤 바람에
미소를 지었을지 알고 싶다.
그렇게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보고 싶었다고,
한마디만 건네고 싶다. (-67-)
속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지. 세월이 묻어 거칠어질지엄정, 키가 자라며 단단하게 굳어가는 나무. 흔들리지 않는 밑동을 가지고 봄마다 새잎을 내는 푸른 나무. 드는 나이와 젊고 늙음에 대한 집착을 거둔다. 눈가의 주름 대신 눈동자를 바라볼 줄 안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 (-131-)
쓸데없는 고집이 하나 있다. 세상에 그냥은 없다고 믿는 것,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 것.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더라도,'그냥' 이라는 답들을 속으로는 부정해왔다. 혼자 묻고, 답하는 일이 많은 나는 그렇게 믿었다. (-187-)
당신은 무엇을 채우려 살아가는지.
다만 우리 가는 길이 너무 고되고, 쓸쓸하지는 않았으며. (-228-)
새끼 손가락이 제 소임을 다하는 때가 있다.
약속할 대, 처음 맞닿아 서로를 당기는 새낏곤가락의 역할이 좋다. 샅바를 말아 쥐듯 양손의 새끼손가락을 단단히 걸고, 엄지를 지그시, 약속하자.약속.네 덕에 마른 과일 대신 마른 잎을 떠올리며, 우리 또 전화해.보고 싶다. 쓰지 않던 약한 손가락을 힘주어 건다. 가을은 이루어질지 모를 약속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244-)
첫째, 천천히 산책하며 생각하기
둘째, 오래 간직하고 싶은 노래와 영화 찾기
셋째, 장 보고 정성들여 요리해 먹기
넷째, 보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하기
다섯째, 나를 위한 꽃을 사기.(-285-)
내가 죽어도 세상은 그대일까.
나 하나 없어지면, 세상 모든 게
모래처럼 바스러지는 건 아닐까.
나이로부터 시작된 망상이 삶과 죽음에 다다를 때마다, 강에 종이배 띄워 보내듯 욕심을 하나씩 흘려보내기도 했다. (-312-)
한 권의 책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게 된다.내가가지고 있는 것,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나의 결핍과 나의 다짐하게 된다. 내 삶에서 채워야 할 것, 욕심내어야 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에 대해서,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고, 살펴보게 된다. 결국 이 책은 나를 바로 잡기 위한 책이며, 내 삶을 따스하게 채우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 만물을 사랑하되,그 사랑이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 것, 더 나아가 나의 소임을 다할 때를 찾아낸다면, 내 삶은 따스하게, 온기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책 한권을 통해서, 내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놓치고 있었던 것에 대해서 돌아본다면, 사랑과 사람에 대해 응시할 수 있다. 나이들어감, 늙어감에 대해 사랑한다면, 주름이 있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장점을 이해할 수 있다. 불편함과 함께 하는 것, 불쾌함과 함께 할 수 있다. 나의 옆 한 켠을 누군가에게 내어준다면, 마음과 마음이 서로 닿을 수 있게 된다.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가까이 하지 않는 것, 조금 더 생각하고, 거리를 둔다면, 사랑의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게 된다. 행복한 만족과 따스한 기쁨으로 함부러 쓰지 않고, 소중히 여길 줄 안다면, 사람에 대한 배려와 나눔을 이해할 수 있다.사랑에 대해서, 사랑을 놓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너무 밀어내지 말것이며, 너무 가까이 하지 말지어다. 사랑이란 , 배려와 존중은 그런 것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떠날 때가 되면 가벼이 물러날 수 있는 지혜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눈과 눈이 마주처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꼽씹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