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을 연습 중이셨습니까, 국왕폐하."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이는 흠칫 놀라며 칼을 내렸다. 무거운 칼이 떨어지며 바닥에 '콱' 하고 박혔다. 얼른 왕관을 고쳐 쓴 아이가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에린, 그렇게 부르지 말랬잖아. 우리끼리 있을 때는 그냥 이도라고 불러."
황금빛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에린은 이도와 키가 비슷했다. (-10-)
"어째서 인간의 일에 개입하려는 것이냐."
레온을 속일 수는 없었다. 에린은 솔직하게 말했다.
"이도는 명예로운 인간입니다. 지켜주고 싶습니다."
"명예!? 드래곤을 배반하고 속여 목숨을 빼앗은 자들에게 무슨 명예가 있단 말이냐! 너도 페르처럼 하찮은 인간에게 매혹된 것이냐~" (-21-)
나탄이 인간의 책을 읽고 강해지는 것보다 인간 들이 스스로 강해지는 속도가 훨씬 더 빠랐다. 이제 드래곤은 숨지도 못했다. 인간이 만든 비행기는 하늘을날며 숲 전체를 감시했고 화산 깊은 곳까지 탐사 장비를 쑤셔 넣었다. 드래곤은 속수무책으로 인간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했다. (-61-)
"이미 인간가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 드래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과 공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인간에게 위협적인 이 모습을 포기해야겠지요. 순식간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불태워 죽일 수 있는 드래곤을 누가 옆에 두고 싶겠습니까? 그렇게 인간들을 해치고 하늘로 날아가 버리면 그만인 드래곤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인간과 공존하기 위래서는 날개와 불을 포기해야 합니다."(-106-)
죽은 드래곤은 다른 드래곤의 불길로 태워 화장한다. 타고 남은 재는 정수가 되고 그 정수를 다른 드래곤이 몸속에 넣어 간직한다. 그 정수는 언젠가 드래곤의 알이 되어 새로운 드래곤의 영혼을 품는다. 나탄의 정수가 언제 새로운 드래곤으로 태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드래곤은 생명의 지배자이자 수호자가 될 운명을 안고 태어난다고 한다. 정말로 드래곤의 시대가 끝났다면 나탄의 정수는 영원히 다시 태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156-)
에린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불길이 살아있는 드래곤, 레온을 덮쳤다. 드래곤을 불태울 수 있는 건 오직 다른 드래곤의 불길 뿐이다. 레온의 비늘이 녹아내리고 살이 불타올랐다. 소름 끼치는 비명을 내쏟으며 레온은 땅으로 추락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미사일을 따라잡은 애린은 날카로운 송곳니로 미사일 끝에 달린 핵탄두를 물어뜯었다. 다행히 핵탄두는 폭발하지 않았다. (-196-)
지상의 수호자이자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는 황금 드래곤 에린과 국왕폐하 이도는 검술 훈련을 하고 있다. 에린은 드래곤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이도는 에른켈 성의 국왕 신분이었다.에른켈 성은 차모르와 대항하고 있었으며, 나라를 지키려는 인간이 주인공이 되는 치열한 전투가 에견되고 있었다.
국왕신분이었던 인간 이도, 이도와 검술훈련을 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에린의 모습, 드래곤족은 에린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배신의 아이콘 인간에 대한 드래곤족의 불신이 있었고, 에린이 인간에게 협조하는 것은 탐탁치 않았다. 드래곤족의 인간에 대한 불신,반드시 인간은 언젠가는 배신한다는 걸 드래곤족은 알고 있었고, 인간을 경계하게 된다.
인간과 드래곤이 공존하는 판타지 세상, 나약한 인간은 상대적으로 힘이 쎈 드래곤을 이용하고 있다.그런 인간은 서서히 기술과 기계의 도움으로 드래곤이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운 강렬한 힘을 넘어서게 되었다. 핵무기를 개발하고,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위성을 하늘에 쏘아올리게 되면서, 드래곤의 강한 힘이 인간족에게는 필요가 없게 되었고, 서서히 드래곤족에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인간과 드래곤족, 서로 전쟁을 할 것인가, 아니면 공존해야 할 것이가, 드래곤은 자연 사회를, 인간은 인간 사회를 상징하고 있으며, 초월적인 힘을 가진 자연의 힘이 서서히 위기에 봉착하게 되면서, 자연이 기계에 대항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