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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1월
평점 :





깨끗한 그릇에다가 계란노른자와 설타을 같이 넣고 잘 섞어서 크림 빛이 되거든 그 가운데 끓인 우유를 조금씩 넣어가면서 잘 섞습니다. 그리하여 우유를 다 넣거든 그것을 강한 불에놓지 말고 약한 불에 걸어놓고 잘 젓습니다. 계란노른자가 굳어지지 않을 만한 정도로 끓여 진하게 되거든 불에서 내려 체에다 받쳐서 그대로 얼음에다가 채워놓습니다. 아주 차디차게 되거든 바닐라 에센스를 넣고 아이스크림 기계에 넣고 얼음과 소금을 채우고 돌려서 굳게 합니다. (-41-)
하지만 막걸리 제조에 맵쌀 사용을 제한해야 국민들이 밥을 굶지 않는다고 굳게 믿고 있던 정부의 인내심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66년 8월 , 정부는 막걸리 제조에 멥쌀을 한 톨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령을 발포했습니다. 멥쌀 대신 미국에서 무상으로 들여온 밀로만 막걸리를 만들도록 강제했습니다. '100퍼센트 밀 막걸리'가 이때 탄생했습니다. (-63-)
석빙고에 저장된 얼음은 음력 6월부터 바닥을 보입니다. 그러니 한여름에 얼음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왕이나 그의 가족, 그리고 일부 고위직 관리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20년대 한여름에 주먹만 한 얼음을 냉면 대접에 넣었다니 큰 변화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120-)
저는 여러분이 오래된 한극 요리책의 요리법을 소리 내어 읽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바로 앞에서 알려주는 듯한 생생함도 느끼고 문맥의 이치를 깨닫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여러 번 읽으면서 요리법을 컴퓨터에 옮깁니다. 오래된 요리법 대부분이 소개된 '한국전통지식포탈'에서 복사해도 됩니다. (-170-)
대두 쌀 보리 밀 또는 탈지대두 등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제국(製麴 쌀 보리 대두 등의 잡곡을 삶아 누룩곰팡이를 번식시켜서 효소를 만드는 과정) 후 식염을 혼합하여 발효 , 숙성시킨 것에 캐러멜 색소 등을 첨가하여 발효, 숙성시켜 가공한 것을 말한다. (-237-)
음식을 공부한다는 건, 단순히 요리를 하는 개념이 아니다. 요리의 재료가 되는 원료들은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요리로 탄생되는 전과정을 포괄하고 있다.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이며, 우리 일상에 흔한,마트에 가면 대량으로 사서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것, 어떤 요리의 유래나 요리의 역사,문화,전통까지 아우르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대한민국의 국민 음식조차도 ,그 첫 유래는 다른 곳에 있으며, 맞다고 검증된 사료 조차도 직접 발품팔아서 찾아다니는것이 음식공부의 본질이다.
음식 공부를 하면, 스스로 배려와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지금처럼 어떤 요리를 하기 위해서 기본 재료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그 시절이 우리에게 있다. 여름철 놈을 차갑게 하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조차, 집집마다 냉장고,냉동고가 없다면 우리가 즐겨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짜장의 원재료인 춘장을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즉 음식은 우리의 보편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음식의 차별화에 따라서 음식공부가 어디까지 확장되는지 재발견,재발굴하는 재미를 얻게 된다. 막걸리 조차도, 제조법에 따라 맛이 다르고, 향도 다르며, 잊혀진 재료법을 찾아내는 것도 음식공부의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