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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 남들보다 튀는 여자들의 목을 쳐라
모나 숄레 지음, 유정애 옮김 / 마음서재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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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플로피' 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였다.
"또한 그녀는 이상한 모자를 썼다. 보라빛 테두리에는 나비 장신구가 있었고 늘어진 꽃들이 모자챙의 둘레를 하늘하늘 수놓았다." (-13-)
그런데 이사도라는 불가결하게 꼭 독립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여성으로서 독립을 위한 그 어떤 수단도 갖추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자신이 야망을 실현할 용기가 있는지 의심한다. 사랑에 덜 집착하고, 일과 책에 집중하고, 한 남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과 책을 통한 자아실현을 바라 마지않지만 그녀는 글 쓰는 일조차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인정한다.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도 자유를 만끽하는 게 영원히 불가능하지 않을지 두려워한다. (-91-)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여성의 자유가 법적으로 유효하다는 사실을 사회가 인정하는 것도 그다음엔 또 뭐가 있을까?
"나한테 결혼해라. 아이 낳아라, 일해라,이래라저래라 하지않으면 좋겠어요. 난 그냥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에여."
서른일곱 살 린다가 외치는 말이다. (-203-)
또한 그들은 문제를 의식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역사와 더불어 축적되어 특유의 방식으로 이어지는 어떤 구조적 논리에 부딪친다. 거기에는 경멸적이고, 거칠고, 여성혐오적 태도를 보이는 그들 동료들의 논리 또한 포함된다. (-337-)
"옛날 여성들을 주겨 새로운 남성을 만들어내다."
이것으로 그는 다시 한 번 더 마녀사냥의 역사가들은 그 자신들이 마녀들을 사냥했던 세계의 후예들이고, 그 시대에 형성된 사고의 틀에 여전히 갇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73-)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개념, 마녀 이미지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여성으로서 가치관을 사회가 강요하고, 그 범주에 벗어나면, 사회적 족쇄를 채우려 한다. 중국에 전족을 채웠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으며, 중세 시대의 유럽에 현존했던 마녀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마녀의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 여기서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 이상한 행동과 옷차림의 여성에게,사회가 만들어 놓은 가치관에 위배되는 여성에게 마녀로 낙인찍었으며, 여성을 종족의 생산자의 범주에 묶어 놓았다. 즉 결혼하지 않는 독립된 여성의 모습, 무자녀 여성, 그 시대의 사회적 혐오가 된 이들에게 뿌리내렸던 마녀 이미지는 지금 페미니스트로 계승되고 있다.
그녀들은 피해자이자 목격자이다. 그건 그들 스스로 피해를 당한 당사자이지만, 방관자이기도 하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생각, 목격자라는 의미는 방관자로서,그들이 피해를 당한 사실에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않고, 수동적이라는 의미였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그 시대상이 마녀 사냥의 피해자들이 죽음으로 화형되었던 이유다. 지금껏 서양의 역사 속에 남아있는 여성의 일대기를 본다면, 마녀 사냥의 피해자였거나, 그 범주에서 벗어난 권력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을 통해 르네상스시대부터 지금껏 이어져 온 마녀 이미지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그것이 지금 현대에서 여성 스스로 저항하였고, 사회적인 연대를 만들고 있는 이유, 마녀사냥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로 남아있는 양면적인 속성을 분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