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 임세원 교수가 세상에 남긴 더없는 온기와 위로
임세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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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사고를 당하던 마지막 영상을 확인했을 때,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구하고자 헀던 모습을 보며 참 그 사람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기에 , 저는 남편이 의로운 죽음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 많은 분의 도움 속에 2020년 남편은 의사자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8-)


통증에 좋다는 온갖 방법을 다 사용했는데도 기대만큼의 효과가 드러나지 않자, 나 역시 끝없이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닥친 것인가? 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어두운 방 안에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을 때면, 이런 질문이 끝도 없이 쏟아졌다. (-91-)


눈을 감고서,
최근 가장 화가 났던 상황과
그때 제일 미웠던 사람을 떠올려 보자.
그리고 그 사람을 저주해 보자. 

자신도 모르게 호홉과 맥박이 조금씩 빨라지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게 된다거나 몸의 곳곳에 잔뜩 힘을 주고 긴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181-)


나는 오늘도 환자분들로부터 배우고 있다. 그분들에게 하는 말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암을 진단받고 여러 차례의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지칠 대로 지쳐 버려 우울증이 발생한 환자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몸이 아픈데, 마음까지 아파지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어요? 마음이 아프면 몸도 더 아파지는 법이지요. 오래가는 긴 병과의 싸움에서는 기죽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우리 같이 이 고비를 넘어가 봅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231-)


삶과 죽음, 그리고 임세원법,그 주인공인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하과 전문의 임세원 전문의의 책 한권이다. 이 책은 그의 유작이며, 삶에 대한 성찰, 예고되지 않은 죽음이 내 앞에 찾아온다 하여도, 어떻게 삶을 정리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말하기 전에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그 혐오의 피해자가 된 그의 책이기에 깊은 울림이 되고 있었다. 의사로서 환자를 대할 때마다 놓치고 있었던 환자의 아픔에 대한 의사로서의 자세와 태도, 공감과 이해, 그것의 부재가 스스로 처해진 상황과 엮이고 말았다는 걸 , 책에서 말하고자 한다. 즉 내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결코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니라는 것, 내가 어떤 일의 원인 제공자이면서, 인과관계의 제공자가 아닌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삶이 느껴졌으며, 그것을 응시하는 것, 의사이지만, 환자로서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가 그대로 나타난다. 환자의 공격으로 인해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작가의 마지막 인생 이야기를 보면서, 선한 의지, 선에 대한 가치를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2018년 12월 31일 세상을 떠난 그의 삶의 메시지, 죽음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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