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워칭 유
테레사 드리스콜 지음, 유혜인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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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엄마를 등진 채로 눈을 뜬 세라가 커튼 틈으로 들어와 벽에 삼각형을 그리은 불빛에 눈을 찡그린다.이불도 안 덮고 입은 옷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지금쯤이면 소식이 들려야 하니까. 당장 경찰은 애나를 금세 찾아낼 것이다.(-25-)


농장에 처음 갔던 날 밤, 세라는 침대에 누워서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평소에는 방과 후 티타임이라고 해봐야 토스트에 레토르트 스파게티, 아니면 인스턴트 감자튀김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었다. 엄마가 나름 공을 들인다고 하는 주말의 티타임도 레토르트와 통조림이 기본이었다. (-115-)


'정신차려, 엘라.'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도어락 레버를 누르자마자 차에서 내린다. 발써 가게 열쇠를 꺼내 들고 문 앞에 돡한 후에야 키를 눌러 차 문을 잠근다. 아직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잽싸게 가게 안으로 들어와 자물쇠가 찰칵 걸릴 때까지 문을 등으로 누르고 있다. (-198-)


'아빠 역겨워.'
캐시가 부방에 있는 새빨간 찻주전자와 우유,머그잔을 커다란 쟁반에 얹고 문가에 나타난다. 거실 한가운데에 있는 테이블에 쟁반을 내려놓은 순간, 누군가가 채널을 다시 돌리고 헨리의 심장에 차가운 얼음송곳이 꽂힌다. (-283-)


우선 애나의 실종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경찰을 만났다. 세라는 진실을 애기해야 했다. 기차에서 한 섹스와 엔터니를 향한 집념에 대해, 클럽에서 벌인 말싸움에 대해, 애나에게 어린애 같다고 하고 12시 반쯤부터 애나를 못 봤다는 이야기도 했다. 호텔로 돌아가고 싶으니 택시를 타자는 애나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호텔에 돌아가면 애나가 잠들어 있을 줄 알았다고.... (-345-)


애나와 세라, 둘은 같이 어울려 다녔다. 함께 지내고, 서로 자매처럼 지내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꼽씹고 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들, 삶의 스펙트럼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은 우리에게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사건 때문이다. 주인공 애나와 세라,그리고 둘에게 클럽에 가자고 유혹하는 핸섬한 외모의 엔터니, 이들앞에 닥친 것은 애나의 실종 사건이다.


평범했던 일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애나의 시선과 세라의 시선, 실종 사건 저 너머에 있었던 불편했던 장면 들 하나 하나가 기록되고 있었으며, 세라는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게 된다. 실종 사건에 대한 불편함과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가 얽히면서 , 갈등하게 되는 세라의 본모습에 경악하게 된다. 말과 글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발설하는 그 순간 막땋뜨리게 되는 불쾌한 감정과 불안이 세라에게 현존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인간의 본성 그 너머에 선과 악의 실체에 대해서 느낄 수 있다.한나 아렌트의 유명한, '악의 평범성'은 우리 앞에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다. 애나가 실종되고, 목격자 엘라 롱필드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방관자로 남게 된다. 온전이 개인적인 문제, 애나 실종사건은 결국 애나의 부모 몫으로 남게 된다. 즉 이 소설 너머에 실종 사건이 내 앞에 놓여진다면, 그것을 내 문제인 것처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회피하고 도피하려는 속성,그것이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으며, 책 제목 <아임 워칭 유>는 누군가 나를 항상 지켜 보고 있다는 사실,그 사실이 나를 움츠러 들게 하고, 때로는 나를 지키고 보호해준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애나의 실종사건으로 인해 인간의 본성과 나약한 속서잉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깨닫게 되는 소설 <아임 워칭 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사건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으며, 삶과 사람,관계에 대해서 꼽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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