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요괴 추적기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1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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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는....아니, 그 요괴는 분명 철골귀요!"
법사님의 주자이 간절하면서도 단호했던 것이다.
"조카를 납치했다는 그것은 철골귀입니다. 물론 내가 두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지만 요괴인 것은 확실합니다."
선비를 앞에 둔 법사님은 턱없는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비웃음을 남기고 손닙이 나가 버릴까, 나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36-)


나중에는 어린 자식들이 있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했다.나는 그 모습이 조금 불쌍했다.그렇다고 그자를 용서할 마음은 들지 않았는데, 법사님은 요괴의 행방을 알려주면 풀어 주겠다고 했다. 반성하고 착하게 살라는 말을 빼놓지는 않았다. 속죄하며 살겠다는 대답이 뻔했다. 더구나 탄채는 먼저 풀어 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105-)


봉래산이 함경도일 리도 없고 10월은 겨울도 아니다. 더구나 그 사람은 바지도 안 밉고 물기재만 맸을 뿐이다. 물동이를 지게에 얹은 그는 삐쩍 마른 몸을 휘청대며 숲속으로 사라졌다. 쫒아가자는 법사님 말에 딴지를 걸지는 않았다. 아는 체하기에는 꺼림칙했고, 모른 체 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133-)


불빛은 눈이 부셔 똑바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였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것은 좁쌀만 한 크기인데도 사방을 밝혔다. 반딧불의 노란색도 아니었고 횃불의 붉은색도 아니었다. 뜨겁지도 않고 일렁이지도 않은 그것은 창호 너머 햇빛처럼 하얗게빛났다.
불빛을 가리킨 법사님이 무언가를 우물거렸다. (-167-)


요괴하면 일본 요괴를 먼저 떠올리고,만화 속 요괴 이미지가 친숙하게 느껴진다. 한국의 요괴는 전래동화 속에 등장하는 요괴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며, 요괴가 상징저으로 느껴지는 선한 이미지가 투영된다. 어릴 적 보았던 만화 <배추도사 무우도사>에 등장하는 요괴가 지금 이 책에 나오는 요괴 느낌과 일치하고 있었다. 


책에는 막둥이가 나오고 있다. 형들 주위에 있었던 막둥이는 형의 그늘에서 벗어나 요괴를 무찌르는 법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칠랍법사의 아들 구랍법사에게 찾아가게 되었다. 구랍법사 밑에서 눈치 코치, 수제자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막둥이의 법사로서 성장하는 과정, 구랍법사가 가지고 있는 염력과 비교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요괴가 전래동화에 단골로 등장하고 있는 이유를 보면, 과거부터 시골에 가면 아주 오래된 나무가 있으며,그 나무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혼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동화에는 팽나무가 대신하고 있었다. 구랍법사 앞에 도여 선비가 찾아왔으며, 자신의 조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즉 쌀 세섬을 줄테니 조카를 찾아달라는 의미는 , 조카가 요괴에게 잡혀들어갔다는 의미와 일치하고 있었다. 딱한 연유를 안고 있었던 도여 선비, 그리고 그 주변엑서 구랍법사와 막동이의 활약, 이 동화책에 등장하는 감천골, 버드실은 농경사회에서 도시사회로 전환되면서,놓치고 있었던 우리의 앳지명이기도 하다. 세련되진 않아도,정통적인 색체가 묻어나 있는 책 <조선요괴 추적기>는 농경사회 조선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해학적이면서, 흥겨운 이야기가 이 책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 우리의 모습 언저리에 , 마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당산나무 앞에 정화수를 떠놓고 간절히 빌었던 것처럼, 그 당시에는 내 앞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요괴,귀신의 농간이라 하였으며, 법사의 힘을 빌리 요괴나 악귀를 물리친 ,그러한 모습들이 현대적인 느낌 속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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