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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의 대화 - 오래된 건물의 목소리를 듣다
데이비드 리틀필드 외 지음, 이준석 외 옮김 / 대가 / 2020년 8월
평점 :
세계 최초의 철골 건물로 알려진 이 공장은 지은 지 2세기가 지나자 비가 새고, 썩고 ,금이 가면서 조용히 땅속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때 산업의 중심부였던 영국 중부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 많은 나이와 공장으로 가동되던 동안 함부로 취급당하면서 입은 수많은 상처로 힘들어 하고 있다. 건축가들은 지금은 비어 있는 이 건물을 살려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돌봐줄 필요를 느꼈다. (-10-)
폐허의 멋에 대한 찬양과 낭망은 어느 책에서의 다음과 같은 상투적 표현에 빠질 위험이 있다."녹과 주물 문양의 복합성과 독특한 아름다움, 오래 비어 있던 건물의 잔해 속에서 의미의 감각들을 모두 상실한 공공장소의 물건들 ("회의실" 표지판 같은)을 응시할 때 생기는 전이, 이 완벅한 정적", 폐허가 되고 버려진 건물들은 대개 이러한 것들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건물들은 천천히 일어나는 폐기 과정이 방해받지 않고 그대로 진행된다는 판타지에 매료된다. 물론 이것은 대개 헛되고 무의미한 환상이다. 쇠락이 진행되도록 그냥 내버려두면 건물은 결국 조각조각 부서져 폐허가 될 것이다. (-25-)
19세기 초에 만들어진 전면은 좀처럼 보기 힘든 17세기 후기에 조성된 굴뚝을 가리고 있었는데, 굴뚝은 탁자와 의자 한가운데서 부지의 후면부와 전면부를 나누고 있었다. 식당은 중앙의 공동공지 쪽으로 DIY(Do It Yourself) 증축을 해서 준비 조리 수납 면적을 늘렸다. (-68-)
콜링우드는 말한다."건물은 뭔가 다른 것이 됩니다."그의 언급은 흥미롭다. 건물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흔적이다.이것이 아마도 영빅의 요점일 것이다. 영빅 극장의 흔적은 기억과 그 이상의 것을 위한 도관이자 촉매가 된다. 이 대단하지 않으며 비제도적인 공간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눈앞에 있는 것 너머를 가만히 바라보게 만든다. (-117-)
여기에는 친밀함과 고요함, 정적이 있다.거주자들은 저택의 땅과 마을의 유산이 맺은 그 관계를 상속해 왔다.그리고 저택의 땅은 건물과 함께 생애를 이곳에서 보낸 사람들의 특사에 토대를 두고 있다. 과거는 보물이 되었고 현재와 하나가 되었다. (-185-)
데이비스는 이미 주어진 대규모 공간의 강건함에서 우러나는 힘과 질서뿐 아니라, 건물이 애초부터 품고 있던 원형대로의 사용자 동선 구조를 새롭게 찾아내어 대공간이 다시 그 자리에 일어서기를 원했다. 처음 지어졌을 때 정면 입구 중앙의 현관홀은 왼쪽, 오른쪽, 정면을 향해 세 방향으로 열려 있었다. 그러나 2세기의 어느 시점부터 남녀 생도들이 각각 분리된 식당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입구가 막혀 버렸고, 모든 방문객들이 정면에 놓인 한 쌍의 계단실로 진입하도록 수정되었다. (-264-)
프로젝트의 건축가 리처드 콜리스는 "비유하자면 이 건물은 우리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분명한 것은 이 건물이 지어진 당시의 상태로 돌아가 전시박물관처럼 취급된다는 것은 더 상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것은 이 겅물을 부정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3-)
건물의 외부 형태는 지역의 17개 필지에 대한 일조권 규정을 배려한 것이다. 헤이버대셔즈 스트리트와 버티스랜드 스트리트에 맺닿아 있는 필지들은 개인소유지로, 이곳ㅇ릐 수유주들은 애초 영화관 재건축을 신처앴을 때부터 공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들의 소유지가 입을 피해를 염려했기 때문이다. 영화관 건물을 둘러싼 필지들은 상당히 빼곡해서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워 디슬턴 사무소는 재건축 신청 당시 외형에 있어 '수직적 확장'을 강조했다. (-362-)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건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근대화 건물들은 일제 시대를 거치고, 6.25 전쟁을 지나면서,거의 대부분 소실되고 말았다. 즉 100년이 넘는 건물들이 폭격을 피해서 남아 있는 건물이 거의 없다는 점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뼈아픈 현실이다. 그러나 영국인이며, 예술가, 건축가인 저자 데이비드 리틀필드는 이 책에서 과거 영국의 상징적인 건축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언급하고 있으며, 그 역사적 가치를 보존 보호, 회복하는 전 과정에 대해서 나열하고 있다.
런던의 배터시 발전소, 오스트레일리아의 버셀턴에 있는 방공호, 런던 올드 콤프턴 스트리트의 매춘굴, 월셔 콜스힐의 콜스힐 저택,슈롭셔 슈루즈버리의 디더링톤 아마 공장, 런던 호윅 플레이스의 왕립 우편분류사무소, 이스트 런던의 혹스턴 시네마, 데번 리버 코티지 본부의 파크 팜, 런던 브리스톨의 프로캐서드럴, 런던 비크 스트리트의 라이플메이커, 리즈의 라운드 주물공장, 첼시의 왕립 군인자녀수련원과 요크 공작 본부, 런던 해크니의 성 바나바스 교회의 성 요한 교회, 콘월의 보탈렉에 있는 탄광 건물, 런던 커트의 영빅 극장, 책에 소개하고 있는 열다섯 건축이다. 과거의 흔적 뒤에 남아 있는 정적감과 고요함과 달리, 그 건물이 현재 였던 그 시대에는 사람이 북적북적 거렸을 것이다. 21세기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 과거의 건축이 아닌 ,18세기,19세기 현재의 건축이 되었던 그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고, 역사적 의미를 찾아내고자 한다. 낡고, 허물어지고,부서지고,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벗겨지고, 뜯어져 있었다. 외형만 건축이지, 현재의 시대적 트렌드에 크게 벗어나 있다.
그래서 보존되어야 한다. 과거 영국의 제1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이 건축에 녹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주물공장이 있었고, 극장이 있었으며, 매춘굴도 존재한다. 우편분류사무소도 있고, 성 요한 교회도 있고, 탄광건물도 실재한다. 우리의 시대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서로 엮인 케이스다. 오래된 건물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그 시대의 사람들의 복장이나 생각, 사고 방식, 문화,건축양식까지 알아낸다는 의미였다. 즉 우리가 보이는 근대화된 건물의 복원은 이 책에서 보이듯 제대로 된 복원이 아닌, 모방에 가까운 복원이었다.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무너질 수 있는 근본 뼈대를 세우는 견고한 작업이 필요하다. 수천년전 그리스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고건축물이 현재하였던 것처럼,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어떤 건축이 미래에 어떤 역사적 의미를 담아내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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