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을 펴지 않은 채로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것과, 우산없이 비를 맞고 걸어가는 것의 차이, 그 사이에 우산이 있다.그런데 그냥 비에 젖기를 각오한 사람들은, 우산을 펴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는 심리상태다. 당당과 여유의 이유가 우산이 아닌 '어차피 이미 젖은 몸'이라는 차이, 그러나 비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사람들은 비에 이미 흠뻑 젖은 사람들이다. 하여 정말 무서운 애들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애들이라는.... (-41-)
'거짓말쟁이' 란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을 일컫는 게 아니다. 거짓말을 잘 들키는 사람을 지칭한다. 거짓말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여간한 논리와 구성력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할 터, 또한 자신이 한 거짓말을 기억할 수 있는 탁월한 기억력과 거짓말에 맞추어 살 수 있는 의지도 필요하다. 하여 완벽한 거짓말은 남들에겐 거짓말이 되지 않는다. 진실성을 탓할 수는 있어도, 성실성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
거짓말쟁이들은 그런 능력과 노력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진실되지 못한 게 성실하지도 못하기까지 한 그 뻔뻔함이 더 싫은 것인지도...(-92-)
실상 그 '남'이란 존재는 어떤 구체적인 대상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인격화한 것이다. 이기,질투, 미움, 허영 등 여러 부도덕의 감정들도 결국엔 그 타자적 욕망의 세포분열에 지나지 않았다는, 뒤늦은 각성 끝에 홀로 남겨진 제비 한 마리, 그것이 가련하고도 초라한 우리의 자화상은 아닐까? (-193-)
그런 비법을 알고 있으면 나 혼자 돈을 벌지, 굳이 그 정보를 남들과 공유하면서 파이를 나눌리가 있겠는가? 유혹이 어슬렁거리는 곳에, 그보다 먼저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파리가 자주 꼬이걸랑, 파리를 원망하기 전에 자신이 똥이란 사실을 깨닫길....
성배에는 성수가 담길 것이고, 술잔에는 술이 담길 것이다. 담겨질 내용물에 대한 기대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자신이 어떤 잔인가를 깨닫는 성찰과 통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208-)
그래서 하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그래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293-)
이 책의 주제, 키포인트는 '불운'이다. 여기서 불운이란 나의 어리석음, 세상을 보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아가는 나 자신이 내포되고 있었다. 세상 모든 걸 다 아는 줄 알았는데,어느 순간 바보처럼 살아왔다는 걸 깨닫는 그 순간, 우리는 그 경계에서 불운을 마주하게 된다. 착각은 불운이다. 치유와 처방,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던져진 존재들을 위한 위로'라고 말한 저변의 감춰진 속깊은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정답이 오답이 되는 순간이 바로 불운이다. 오답이 정답이 되는 순간을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건 한끗차이다. 순간의 선택과 결정, 그 미세한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이성에 기초한 직감이다. 이 에세이가 철학과 심리를 내포하고 있는 이유, 독서를 할 때, 책을 선별하는 기본 방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었으며,천편일률적인 제태크는 인간의 욕망, 희망고문과 엮여지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성공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그 책들이 정답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성공을 같이 나누고 싶은 사람은 그 어디에서도 없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감춰진 음식 비결을 비법으로 감추고 있는 것과 일치하고 있다.
한끗 차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조사 하나가 의미를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가치관을 바꿔 놓는다. 어떤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때, 내 목적과 부합할 때 움직이고, 어떤 이는 내 목적과 부합하지 않더라도 움직인다. 각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면서, 동시에 내 주변 사람들을 일치시켜 보게 된다. 이기적인 사람과 이타적인 사람의 차이는 한끗 차이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 배워야 조금이나마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인간은 평생 비합리적인 상태에 놓여지게 된다. 우리가 보는 거짓말쟁이는 어설픈 거짓말쟁이였다. 진짜 거짓말쟁이는 자신의 거짓을 완벽하게 감춘다. 사람들은 그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현상만 보고, 본질은 보지 못한다. 눈 뜨고 사기 당하는 일이 많은 이유는 우리 주변에 완벽한 거짓말쟁이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은 귀가 얇은 사람이기 때문에, 번번히 사기를 당할 수 있게 된다. 현상만 보지 말고, 본질을 보아야 하는 이유를 이 책에는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