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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중인 119구급대원입니다 - 세상을 구하는 한마디
윤현정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하루에도 쉴 새 없이 출동을 알리는 벨 소리가 우리고, 현장에는 늘 몸과 마음의 인내심응 시험하는 스펙터클한 사건,사고가 기다린다. 나는 소방제복을 입고 있는 구급대원이기에 출동 지령을 받으면 무조건 현장에 진입해야 한다. 그것이 내일이고 내게 주어진 임무다. 하지만 건물에서 투신해 사지가 뒤틀린 사람의 시신을 수습해야 하거나 교통사고 현장에서 얼굴이 갈리고 피로 뒤덮인 환자를 마주해야 할 때면 아직도 긴장되고 온몸의 피가 마른다. (-7-)
침대를 벽에서 멀리 떨어뜨리고 공간을 만들어 할아버지를 구조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세로 계셨던 건지 끼어 있던 쪽의 손과 발이 모두 팅팅 부어 있었다.게다가 소변까지 본 상태였다.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어제 저녁 화장실을 가기 위해 몸을 틀었는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벽과 침대 사이에 끼인 채로 있을수 밖에 없었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아침이 밝아 복지사가 출근할 때까지 12시간이 넘게 그 상태로 계셨던 것이다. (-54-)
시건개방은 구급현장 뿐만 아니라 화재 현장엣허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하기도 한다. 한번은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서 시건개방을 했는데, 오히려 집주인이 왜 남의 집 문을 함부로 뜯느냐며 물어내라고 다짜고짜 따진 적이 있다.그는 그저 바퀴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연막전을 피웠을 뿐이라는 것, 하지만 화재 예방조례에 따르면, 화재로 오인할만한 우려가 있는 불을 피우거나 연막소독을 실시할 때는 미리 그 취지를 소방본부장이나 관할 소방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만약 이 신고를 하지 않아 소방자동차가 출동하게 한 자는 과태료 20만원이 부과된다! 이 조항을 알려주자 그 집주인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 밖에도 새벽에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우던 신고자가 맞은 편 집 베란다에 걸린 잠옷을 보고 사람이 목을 매고 있는 것 같다고 신고한 일도 잊을 수 없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이후의 사건이어서 감염보호복을 갖추고 심정지 환자에게 필요한 장비를 양손 가득 들고 긴장하며 간 터라, 베란다에 걸린 잠옷을 발견했을 때는 유난히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더랬다. (-104-)
1994년 10월 18일부터 1999년 10월 10일까지 KBS 간판 프로그램 <긴급구조 119>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나레이션 이정구, 김종성, 김정애, 박기량, 강희선, 고 엄주환, 홍시호, 양지운, 안치환, 홍소연이 있었으며,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각자 나름대로 방향성을 가지고, 소방관의 일에 대한 자긍심과 뿌듯함, 희노애락을 프로그램에 녹여내었으며, 매번 장난전화를 119에 하면 안된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은 그런 소방관의 주업무 중 구급대원인 저자의 삶을 녹여내고 있으며, 코로나 19 정국으로 2년동안 남들보다 힘겨웠던 지난날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그들은 누군가의 생사 문제 뿐만 아니라 , 매순간 긴금 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매일 매일 긴자으이 연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여진 치열한 현장 속에서, 여성으로서, 소방관의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도 있고, 오해도 나타나게 된다. 소위 , 여성으로서 일을 할 수 있겠냐는 걱정스러움은 구급대원이 안고 가야하는 직업병의 일부였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있다. 어떤 집에 연기가 나고, 매캐한 냄새가 있어서, 문을 따고 들어갔더니, 도리어 항의하고 따졌다는 이야기,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시신을 직접 수습한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항상 걱정하고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교통사고로 얼굴이 함몰되거나 형체를 알 수 없는 상태에 놓여진 그 부분들을 본다면, 우리의 생명 하나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삶과 사의 경계에 놓여진 우리의 일상들 ,그 일상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고,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고민할 때이다. 심폐소생술의 일상화, 코로나 19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응급실을 헤매야 하는 구급대원들의 힘든 나날들, 보이지 않은 곳에서 그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우리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으며, 삶에 대한 존중은 어디까지 인지 깨닫게 되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