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이전에 저는 산업잠수사 황병주였습니다. 1988년에 처음 잠수 일을 시작해 27년간 산업잠수사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 직업은 대리운전 기사입니다. (-33-)
물이 차오르는 선실에서 에어포켓을 찾아 마지막 사투를 벌이다 목이 비틀어진 주검의 모습, 부패할 대로 부패하여 흐무러진 살이 손을 대면 벗겨져 나가는 주검 등 차마 마로 설명할 수도, 눈뜨고 보기도 어려운 참혹한 장면들이다. 한때는 잠들기가 두려웠던 적도 있었다. 한 번도 숙면을 취할수 없었고 늘 꿈속에서는 희생자들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현실이 어떠하든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마음먹지 않았던가? 현실에 맞서 진실을 밝혀보고자 애를 쓰다가 먼저 간 관홍이를 생각해서라도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다. (-63-)
"2014년 4월 19일 팽목항으로 들어갔다가 7월 10일에 나왔거든요. 그 부분만 싹 지우든지 테이프처럼 잘라냈으면 좋겠어요." (-85-)
그런데 왜일까? 세월호참사 현장은 무엇이 다르기에 5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동료 중 누군가 잠시라도 연락이 되지 않으면 불안한 예감을 떠올려야 하는 일을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는 걸까? (-137-)
하지만 산업잠수사의 작업 영역은 매우 폭발적이다. 산업잠수사는 수중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산업활동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부두 접안시설, 방파제 건설,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수중 냉각시설 건설, 수중 콘크릿트 타설 수중 용접, 등은 물론 손상된 선박을 수리하고 수중에서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 등 말 그대로 물속에서 이루어지는 건설, 기계, 선박 등 모든 작업이 산업잠수사의 업무에 속한다. 그런 작업에는 당연히 위험이 수반된다.
'하루 일당 100만원에 시신 한 구당 500만 원'
만일 그 말을 한 사람이 평범한 일반인이었다면 어차피 떠도는 루머라 생각하고 귀를 닫아버리고 못들은 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의 발신처는 다름 아닌 청와대였다.왠만해서 선배 잠수사들 앞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배상웅 잠수사도 참을수가 없었다. 그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단 한 번도 일당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희생자의 주검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을 만큼 비양심적인 사람이었다면 애당초 세월호 현자에는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당장에라도 뭍으로 나가 청와대 민경욱이라는 사람의 말이 터무니없는 거짓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많던 언론사 기자들도 잠수사들의 애로사항이나 분노에 관해서는 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206-)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에는 큰 참사가 일어났다. 맹골수도에서 유벙언 소유의 세월호가 침몰한 것이다. 그 당시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낸 언론으로 인해, 참사를 키웠다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통된 정서가 있었다.그로 인해 그 당시 정부와 대변인은 문제를 키웠다는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였고, 이 책에서 민간 잠수사가 지적했듯이 민경욱 대변인은 자신의 잘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세월호 참사를 민간잠수사로 돌리고 있었다. 책에는 민간잡수사로 투입된 25인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김관홍 잠수사, 양유홍 잠수사는 세월호 트라우마로 인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주검을 수습하는 것 뿐만 아니라,어두운 곳에 손과 감각에 의지하여, 생사와 사투하였던 그들에 남은 것은 정신적 트라우마, 골괴사, 목디스크,어깨 탈골과 같은 회복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하게 된다. 즉 이 책은 민감 잠수사에게 주홍글씨처럼 새겨진 그 당시를 돌아보게 되며, 주검으로 돌아온 단원고 아이들의 삶, 그 마지막 순간이 민갅담수사의 손의 의해 형성되고 있다. 오로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 투입되었던 민간잠수사에게, 언론과 창와대, 대통령과 대변인은 세치 혀로 그들에게 상처를 안기게 되었다. 즉 이 책을 읽게 되면, 우리가 그들에게 시체팔이라 했던 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된다. 살아가되, 그동안 지키지 못했던 수많은 사회적 모순과 민낯, 세월호 참사가 등장할 때, 같이 언급되었던 후진국형 인재,그리고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짜뉴스에 열을 올렸던 언론들, 그 누구도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에어포켓이라는 희망고문에 시달렸던 우리들의 자화상과 죄책감, 무거운 공기통을 어깨에 매고, 세월호 내부의 유리를 깨고, 무거운 자판기를 들어서, 쓰레기를 손으로 치우면서, 시신을 수습했던 그들의 안타까움, 그 하나하나가 이 책에 기록되어 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