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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파란색의 실크 새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당당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오뚝한 콧날, 발그스름한 홍조와 단아한 푸른색 리본은 청초해 보이지만 살짝 드러낸 가슴은 관능적인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오른손에 작은 칼을 들고 있습니다. (-28-)
비너스는 바람을 피운 여인이지만 순수함을 상징하기 위해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지요. 금색 장식이 비너스의 금발과 잘 어우러집니다. 마르스는 전쟁의 신다운 면모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어린아이처럼 곤히 잠들어 있지요. 사티로스는 이런 단잠에 바져버린 마르스의 귓가에 나팔을 불어 깨우려고 하는 듯 보입니다. 인물 묘사가 돋보이며 개성이 넘치는 작품입니다. (-124-)
몬드리안은 미술이 다양성을 실험하던 시기에 태어나 그림을 배웠던 화가입니다.그가 태어나던 해에 클로드 모네는 <인상, 해돋이>를 그려 인상파의 탄생을 알렸지요. 몬드리안 역시 젊은 시절에는 네덜란드에 유행하던 자연주의 기풍을 따라 나무와 풍경을 그렸습니다. 한도안은 에드바르 뭉크의 영향을 받아 초기 그림은 쓸쓸한 느낌을 풍기면서도 자연스러운 색채로 묘사한 풍경이 돋보입니다. 그리스 동향의 네덜란드 반 고흐의 영향으로 인상파의 그림도 상당히 많이 그렸습니다. (-253-)
이동파는 러시아의 독특한 미술 유파로 19세기 말 전제 군주 차르의 치하에서 고통받은 러시아 사회의 산물입니다. 이동파라는 이름은 러시아 모든 민중들에게 예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주이 위해 여러 도시로 옮겨 다니며 전시회를 연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미술계의 브나로드 운동이라고 보면 합당할 것입니다. 당시 파리에서는 인상파가 대세였는데 ,이 인상파의 그림은 캔버스와 물감을 들고 햇빛이 찬란한 야외에서 그림을 그렸던 반면 러시아 이동파에서는 캔버스와 물감을 들고 민중의 삶으로 들어가 그림을 그렸던 것입니다. (-341-)
팩토리는 단순한 작업실이 아니었습니다. 워홀에게는 안식처였으며 이미지를 생산하는 곳으로 그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사교의 장으로서 할리우드의 전위적인 엘리트들로부터 대중 예술인과 별난 보헤미안들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 사람들이 초대받아 끊임없이 파티를 즐기고 어울렸지요. (-405-)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그림을 못그리는 이들도, 이제는 유투브라는 신세계,신문물이 등장하면서, 많은 것을 얻게 되었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정적인 웹페이지에서 벗어나 동영상, 사진, 지식과 정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까지 망라하는 동적인 웹으로 거듭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미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우리 앞에 잠재된 예술적 욕구 덕분이다. 미술그림을 감상하고, 위로와 치유를 얻으면서, 때로는 미적 감각을 확보할 수 있고, 그림 저변에 깔려있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동시에 접할 수 있다. 특히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혼합되면서 미술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래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그림들에 대한 이해,화가들의 화풍에 대해서 알고자 한다. 저자는 60일간 예술작품을 통해 미술의 가치 뿐만 아니라,그 미술의 시간과 장소를 탐구하게 되었다. 반고흐, 뭉크, 고갱, 유럽 미술에서 탈피해, 러시아 화풍의 독특함, 이후, 유럽의 예술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바뀌는 미디어와 예술이 융합은 미술의 교양 수준을 높여 나갔으며 대중성을 가진 미국적인 색체를 구축해 낟가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인물이 피카소와 앤디워홀이다.
미술,화가들에게 그림이란 동굴과 같은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끊임없는 예술적인 영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저변에는 세상을 보고, 관찰하고, 깊이 해석하는 과정 속에 있다.지금 현재 그러한 것을 우리는 교양이라 부른다. 교양의 높이가 올라갈수록,미적 감각에 대한 수준도 올라가게 된다. 그림 하나에 깃들여진 동시대의 화가와 화풍, 그리고 고대,중세, 근대,현대로 이어지면서, 미술의 변화과정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없는 독한 술 압생트로 대표하느 고흐와 고갱이 살았던 그 시대에,미술은 사치였고, 팔리지 않는 예술을 만들어내는데 불과하였다. 그만큼 미술은 경제성과 무관하게 가치는 상쇄되었으며, 변질되었다. 더 나아가 붓에 의존한 미술은 이제, 다양한 도구와 수단으로 미술적인 가치를 구현하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실크스크린으로 만든 앤디워홀의 작품 <마릴린먼로>이다. 피카소, 앤디워홀에 이르러서야 예술,미술은 경제와 엮이게 된다. 이 책에는 그의 삶과 그의 미술적 가치를 동시에 볼 수 있고, 미술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고 짚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