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 2 : 당전과·포과편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9
서유구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외 옮김 / 자연경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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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육은 맛이 고소해 밤 맛이 난다.삶아서 백설탕과 박하상 가루를 입혀 불에 구워 말리면 달콤하고 시원한 맛이 더해져 훌륭한 과자가 된다. 소중한 씨앗을 모아 하나하나 옷을 입히는 재미가 쏠쏠하다. 만들어두면 잘 상하지 않고 영야도 많아 어린이들 간식으로도 그만이다. (-39-)


지난 세대 어머니들은항상 다음 계절을 대비하여 뭔가를 끊임없이 말리고 계셨다 식량이 귀한 시절을 견디며 생긴 지혜로 늘 대비를 하는 게 어린 시절에는 신기하기만 했다. 그 진가를 모르고 지내다 죽순을 말리면 고기 씨는 맛이 생기고 과일을 말리면 쫄깃한 식감이 생기는 경험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174-)


유자는 맑고 깨끗하며 향기로운음식을 만들어주는 귀한 식재였다. 낮은 구릉을 따라 펼쳐진 유자밭을 보다가 직접 농사짓는 분을 통해 유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유자의 다양한 조리법을 고민하던 중 <정조지>를 알게 돼 기대된다고 고흥 유자를 널리 알리는데 큰 힘이 될 거 같다고 한다. (-243-)


산사는 당절임을 해서 말릴 때 너무 바짝 말리지 않아야 부드럽다. 쿠키를 구울 때 반죽은 적당히 섞되 덩어리가 지지 않게 한다. 반죽은 30g 정도로 떼어 작게 혹은 50g 정도로 크게 나누고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면 반죽이 수축하면서 훨씬 쿠키의 결이 바삭해진다. (-328-)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떤 것을 먹었고, 무엇을 좋아했던 걸까 궁금하다. 그시대의 음식을 기록으로 남긴 임원경제지를 토대로 쓰여진, 조선셰프 서유구의 과자 이야기는 지금처럼 인스턴트 음식이 없었던 그 때의 우리의 또다른 모습을 생각하게 되고, 조선시대,조선사람들의 독특한 생활상을 상상하게 되었다. 흔하디 흔해 빠진 과자의 맛,그 맛을 잊지 못해, 직접 수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말리고, 찌고, 엎어버리면서, 그 시대 특유의 향취가 조선시대 과자에 담겨져 있다. 초코파이, 다이제스트 등등 마트에 파는 과자에 비견할 수 없다.


그 시대에는 사탕수수에서 나오는 설탕과 같은 재료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부자, 양반의 전유물에 불과하다. 서민들은 단맛을 느끼지 못했고,알지 못하였다.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당질의 그 맛,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당전이다. 단맛 그대로의 그 색감이 더해지면서,  조선시대 조선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단맛에 길들여졌는지 ,그들의 부의 척도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였다. 조선후기 대표적인 실학자 서유구가 직접 써낸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그 시대의 건축이나 역사적인 고적지를 완전히 재현하기는 힘들다. 인간의 삶중에서 식(食)에 대한 이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는 무엇이며, 직접 밭에서 수확한 과일을 말리고 , 그 말린 재료를 즐겼던 그 시대의 남녀노소의 식에 대해 느껴보게 되며, 맛이 가지는 중요한 의식을 참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유자와 매실,감,사탕수수만큼 구하기 힘든 비자나무, 멀린 과일이라는 의미로 쓰여진 포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과포, 어포, 육포가 있다. 돌이켜 보면 굳이 조선시대 사람들의 먹거리의 특징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내 주변에 일흔 넘은 어른들이 즐거먹는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 차곡 차곡 담아낸다면, 단단한 견과류, 말린 과일이나 말린 육포, 오징어나 피데기, 문어, 청어 등등 우리 주변의 자연식이 대부분이며, 자연에서 나는 음식이 건강한 음식이며, 재료의 원천을 느껴보게 되었다.특히 흔히 있는 사과, 배, 감과 같은 음식은 잘게 썰어서, 햇볕에 오레 말린다음 과일 내부의 당성분이 밖으로 나오면서 말린 과포의 독특한 향내가 나오는 경우가 많으며, 가을이면 생각나는 감, 홍시와 같은 음식은 우리의 혀를 즐겁게 하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우리 입맛과 정서에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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