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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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식빵이란 게 사람 먹으라고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에 동물들에게 마냥 좋지는 않겠지만...식탁 위레서 말라비틀어져 가던 식빵 쪼가리가 집 밖으로 나오니 굶주린 동물들의 소중한 먹거리가 됐다. 음식물 쓰레기가 될 뻔한 식빵 몇장이 동물들의 피와 살로 변신했다. 또 신나게 식빵을 먹는 동물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이 도시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 줬다. 무엇보다 식빵 몇 조각은 중년의 남자를 잠시지만 소년의 시절로 돌려놓은 마법약이 되었다. (-17-)


오래전 끊어진 인연이 그랬다. 순전히 내 잘못, 내 실수로 끝난 인연이 있다. 균열이 생긴 당시만 해도 어떻게든 이어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건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서서히 마음의 문은 닫혔고,각자의 길을 갔다. 시간이 두껍게 쌓여 기억이 희미해져서엿을까? 얼마 전 둘 사이를 잘 아는 누군가 말했다.
"다시 만날 생각 없어? 내가 다 안타까워서 그래." (-63-)


시련은 눈치가 빠르다. 시련은 인간의 연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무너뜨리기 위해 태어났다. 자기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에게 더 자주 찾아온다. 시련의 고통에 취약한 인간에게 더 자주 달라붙는다. 내 인생에서 떼어놓으려고 발버둥 칠수록 시련은 악착같이 따라왔다.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온다. 당도와 횟수는 다르겠지만 모두 시련을 겪는다. 그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시련은 고통이 되가도 하고,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그 진리를 깨달았ㄷ가. (-75-)


그날 밤 숙소로 돌아와 바로 뚱뚱이 칫솔을 개시했다. 포장을 뜯어 물로 한 번 행군 후 칫솔에 손톱만큼 치약을 짜서 입에 넣었다. 칫솔이 치아에 닿는 순간 느껴졌다.
'아! 넌 내가 그토록 찾던 운명의 칫솔이구나.' (-103-)


짬뽕을 먹으며 땀을 빼고,배를 채운다. 그리고 두둑한 배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잠을 잔다. 몸에는 좋을게 하나 없는 루틴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그렇게 자고 일어나면 다시 기분이 정사으로 돌아온다. 이렇게라도 나를 어르고 달래야 난 또 내 몫의 일을 해내고,내게 펼쳐진 날들을 힘내서 살아갈 수 있다.
손에 닿는 매콤 칼칼한 행복, 짬뽕이 있기에 나는 지치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살아간다. (-141-)


엄마에게는 참기름을 고르는 당신만의 철칙이 하나 있다. 무조건 전통시장 기름집에서 갓 짜낸 것만 산다는 것! 노란색 혹은 빨간색의 플라스틱 모자를 쓴 소주병에 담긴 그 참기름 말이다. 엄마가 기름집의 참기름만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맛과 향,마트에서 파는 난다긴다 하는 대기업들의 제품은 따라올 수 없는 진한 맛과 향 때문이다. (-173-)


다크 모드를 장착하고 더 듣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고 시크하게 나가야 한다.스마트폰의 다크 모드가 배터리를 아끼는 것처럼 삶의 다크 모드 역시 일상의 피로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단느 장점이 있다. 일반 모드로 살다가 만성 피로를 시달리다 못해 방전 상태라면 다크 모드를 실천해보자. 당신은 소중하니까,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과감히 다큼모드를 켜길 빈다. (-194-)


자연에서 탈피하고, 멀어지면서, 도시 문명에 젖어드는 인간 사회는 도시 문명의 폭력성에 무감각해질 때가 있다.인간에게 불편하면, 무조건 제거하고, 철거하고, 정리하거나 버려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 것,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것,쓰레기라고 생각되는 것이 먼저 제거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유통기한 지난 새우깡, 싹이 나서,어느순간 물러 터져버린 감자, 말라비틀어져서 인간이 흔히 버리는 음식 쓰레기들이 대표적인 쓸모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 쓸모없어 보이는 것이 자연에게는 이로울 때가 있다. 인간이 의도적으로 던지는 먹거리에 잉어가 달려들고, 새들이 날아서 손바닥 위에 놓여진 새우깡을 잡아채는 것처럼 말이다. 배 위에서, 새우깡 하나 손가락 위에 올려 놓으면 새들이 자연스럽게 손바닥 주위로 모여드는 이치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생각하게 되었고, 작가의 의도를 느껴 보게 된다. 불편하고, 쓸모없는 것들을 잘 관찰하고,내것으로 만든다면, 그것이 씨앗을 틔어서, 내 삶의 이로움, 성자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쓸데 없다고 생각하는 것들, 놓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한 시선, 그것들이 내 삶을 바꿔 놓을 수 있고,나에게 이로운 가치로 전환될 수 있다. 에세이에는 바로 그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나에게 필요한 것, 나에게 소중한 것의 가치를 찾아보고 싶다면, 내 주변에 쓸모없다고 생각한 것들 주변을 관찰한다면, 그 쓰임새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관찰력이 호기심,창의력,통찰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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